꽃범호는 KIA의 6월 미스터리를 안다…2024년 6월도 만만치 않다, ‘이 선수들’이 중요하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저희가 항상 6월이 안 좋은데…”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에게 올해 몇 차례 이런 얘기를 들었다. 6월만 되면 팀의 경기력이 떨어지며 고전했다고 돌아봤다. 실제 그랬다. 최근 5년을 돌아보면, 2019년 9승16패, 2020년 12승9패, 2021년 6승17패, 2022년 10승13패1무, 2023년 7승15패1무였다.
2020년을 제외한 네 시즌이 승률 5할 이하였다. 그런데 2020년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5월에 시즌을 개막한 특수성이 있었다. 다시 말해 선수들이 보통의 6월보다 체력이 좋은 시즌이었다. 반면 3~4월에 개막한 나머지 네 시즌은 어김없이 6월에 재미를 못 봤다. 2019년, 2021년, 2023년은 포스트시즌에 못 나간 시즌이었다. 불행이 6월부터 시작됐다고 봐야 한다.
6월은 본격적인 여름 승부의 시작이다. 뎁스가 좋은 팀들은 힘의 우위를 바탕으로 최소한 버티기를 할 수 있다. 반면 뎁스가 좋지 않은 팀들은 힘이 떨어지며 경기력과 순위가 서서히 떨어지는 시기라는 게 일반론이다. 강팀과 약팀이 6월 전후로 구분되는 경우가 많다.
KIA는 그동안 뎁스가 좋은 편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 시기부터 1차 지명을 착실하게 했고, 잘 성장시킨 성과는 분명히 있었다. 결국 KIA는 전임감독 시절부터 서서히 뎁스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작년에도 올해도 부상자가 속출했지만, 올 시즌 KIA는 10개 구단에서 가장 뎁스가 좋은 팀으로 변했다.
이 팀에서 오랫동안 코치를 맡아온 이범호 감독이 ‘6월 위기’를 말해온 건, 달리 말해 6월만 잘 넘기면 해볼 만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올해도 KIA는 희한하게 6월에 위기가 왔다. 이의리와 임기영이 빠지면서 이미 불펜에 과부하가 걸렸는데 윌 크로우마저 빠졌다. 시즌 초반부터 좋았던 타선의 사이클마저 떨어지면서 경기력이 뚝 떨어졌다. 이미 5월 중순부터 ‘버티기 모드’였다. 유독 상대 1~3선발을 많이 만나기도 하는 등 운도 안 따랐다.
결국 KIA는 최근 20경기 11승8패1무, 최근 10경기 5승5패로 어렵게 제자리걸음을 했고, 그 사이 LG 트윈스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며 1위를 내줬다. 현 시점에서 1위를 내준 건 크게 중요한 건 아니다. 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잡으면 다시 1위로 올라갈 수도 있다. 8~9일 두산전마저 내주면 3위로 내려간다. 이 역시 중요한 건 아니다.
큰 흐름을 볼 때 6월을 잘 넘기는 게 중요하다. 올해도 2승4패로 시작했는데, 현 시점에선 잘 버텨야 한다. 그런 점에서 8일 경기서 데뷔하는 좌완 캠 알드레드, 최근 돌아온 임기영이 키 플레이어다. 알드레드가 선발진에 들어오면서 임기영이 1경기만 선발투수로 던지고 불펜으로 돌아갔다. 이제 KIA 선발진은 양현종~제임스 네일~캠 알드레드~윤영철~황동하로 재편됐다.
결국 시즌을 접은 크로우와 이의리 대신 알드레드와 황동하가 선발진에 완전히 들어왔고, 임기영으로 불펜을 보강한 모양새다. 알드레드가 선발진에서, 임기영이 불펜에서 힘을 내면 선발진과 불펜 에너지 세이브에 동시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알드레드의 경우 올해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히 선발로 던져왔다.
타선은 결국 사이클이 있다. 향상된 뎁스를 바탕으로 적절히 체력안배를 하면 전체적으로 튀어 오를 시기가 돌아온다고 보면, 우선 마운드가 안정감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올해 6월은 예년처럼 승패 마진을 많이 잃지 않을 수 있다. 이범호 감독이 과거의 6월을 반복하지 않으면, KIA도 다시 치고 나갈 찬스를 잡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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