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능이 많아 고민이었던 ‘키움의 오타니’…야수로 결정한 뒤 처음으로 쏘아올린 홈런 “포수 출전 힘드냐구요? 오히려 설레요”[스경X현장]
투타에서 모두 재능을 뽐냈다가 포수로 결단내린 키움 김건희가 데뷔 첫 홈런을 쏘며 활약했다.
김건희는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3번 포수로 선발 출장해 첫 타석부터 홈런을 치는 등 맹활약으로 팀의 7-5 승리를 이끌었다.
1회부터 기분 좋은 타격이 나왔다. 김건희는 원태인의 2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5m의 솔로 홈런.
원주고를 졸업한 뒤 202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6순위로 지명돼 프로 무대에 입문한 후 처음으로 쏘아올린 홈런이다.
지명 당시부터 투수와 타자가 모두 가능한 선수로 주목을 받았다. 특히 투수 외에 포수 포지션을 소화했던 그는 지명 후 인터뷰에서 “어깨만큼은 자신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떤 포지션이든 열심히 배울 자세가 되어있기 때문에 자신있다”고 패기넘치게 말했다.
키움은 선수의 재능을 존중하며 투수와 야수로서의 기량을 모두 점검했다.
지난해 김건희는 투수로 등판해 3경기 2이닝 5실점 평균자책 22.50을 기록했다. 타자로는 9경기 타율 0.182의 성적을 냈다.
그러다 야수 쪽에 포커스를 맞추기로 했다. 포수로 1군에서 경기에 나서고 있는 김건희는 이번에는 첫 장타를 쏘아올렸다.
첫 장타의 기쁨도 잠시 김건희는 투수와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선발 조영건이 5이닝 10안타 1홈런 2삼진 5실점으로 뭇매를 맞아 역전을 내준 것이다.
그러나 이후 불펜진과는 무실점을 합작하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박윤성-오석주-김성민-주승우로 연결된 4명의 불펜진이 모두 1이닝씩을 책임졌고 무실점 호투를 했다. 김건희는 도루 저지로 투수들의 부담도 덜었다. 덕분에 7회 원성준의 역전 홈런 등 4득점이 폭발하면서 키움은 승리할 수 있었다.
경기 후 김건희는 “오윤 타격코치님과 전력분석팀에서 상대 선발투수의 직구랑 슬라이더를 노리라고 하셨다. 직구 타이밍에 배트가 나갔는데 잘 맞아 큰 타구가 나왔다. 밀어치려고 한 건 아니고 공이 보여서 돌렸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홈런 상황에 대해 전했다.
처음에는 적응 기간이 필요해 도루 저지를 시도하지도 못했지만 최근에는 조금씩 도루 저지에 성공하며 연속 경기 도루 저지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김건희는 “주자가 나가면 신경이 쓰이긴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던지려 하고 있다. 그렇게 하다보니 좋은 송구가 나와 주자를 잡은 것 같다. 더 나아지기 위해 박도현 배터리코치님과 훈련도 꾸준히 하고 있다. 섬세하게 잘 알려주셔 항상 감사하다”고 설명했다.
포수는 체력 소모가 가장 큰 포지션이다. 김건희는 “힘들다기보다는 설레는 마음이 크다”라고 했다.
이어 “포수에 대한 생각은 가지고 있었는데 구단에서 먼저 (전향) 제의를 해주셔서 감사했고 더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었다”며 “김동우 퓨처스팀 배터리코치님께서 많이 알려주시고 연습도 시켜주셔서 지금 1군에서 포수로 뛸 수 있는 것 같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고척 |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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