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ECB도 내렸다…한은 금리인하는 여전히 10월에 무게
주요국들의 잇단 기준금리 인하 소식이 전해지고 있지만 우리나라 금리인하 시점은 오는 4분기가 될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은행은 아직 '물가 목표치 수렴'에 대한 확신을 갖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6일(현지시각) 통화정책이사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4.50%에서 연 4.25%로 0.25%포인트(p) 인하했다. 지난 5일엔 캐나다중앙은행(BOC)이 기준금리를 5%에서 4.75%로 내렸다. G7(주요 7개국) 국가 중 첫 금리인하 피봇(pivot·정책기조 전환)이다.
캐나다는 팬데믹 이후 인플레이션에 대응해 저금리 기조에서 벗어나는 과정에서도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올렸다. 이후 물가 상승 압력이 가중되던 2022년 7월엔 기준금리를 한 번에 1%p 깜짝 인상했다.
캐나다는 2020년 3월 이후부터 한동안 우리나라보다 낮은 수준(연 0.25%)으로 기준금리를 운용했다. 그러다 급격한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2022년 7월 우리나라 기준금리를 넘어섰다. 지난해 7월부터는 5% 금리 수준을 유지해왔다.
캐나다는 금융시장과 가계부채 구조가 우리나라와 유사한 편이다. 장기채권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았고 가계부채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이 대다수다. 이 때문에 가계가 통화정책 변화에 민감하다. 특히 금리상승기에는 소득 감소와 이자 부담 등 리스크에 취약하다.
전반적인 금리 추이도 우리나라와 유사한 흐름이다. 다만 피봇 시점이 빠르고 금리 변화 폭도 큰 편이다. 이번 금리인하에서 우리나라와 다른 점은 물가 상황이다. 캐나다의 선제적인 금리인하 배경엔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확신이 깔려있다.
BOC는 정책결정문에서 "물가상승률이 정부 목표치인 2%를 향해 가고 있다는 확신이 커지고 있다"며 더 이상 제약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인하 근거로 제시했다. 티프 맥클렘 BOC 총재는 물가지표의 추가 진전이 있다면 추가 금리인하도 기대할 만하다고 평가했다. 금리 인상기에 8.1%까지 치솟았던 CPI 상승률은 지난달 2.7%로 내려왔다.
ECB의 금리인하 배경에도 인플레이션 전망 개선이 있다. 유로존의 물가상승률은 2022년 10월에 10.6%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난달 2.6%까지 떨어져 목표치에 가까워졌다.
ECB는 통화정책 자료에서 "9개월간 금리 동결 이후 통화정책을 완화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지난해 9월 회의 이후 물가상승률이 2.5%P 이상 하락했고 인플레이션 전망도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또 "가격 압력이 약해졌다는 신호가 커졌고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모든 기간에서 감소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신중한 입장이다. 너무 이른 정책기조 전환은 물가상승률 둔화세를 지연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외환시장 변동성도 불안 요인이다. 외환시장 경계감이 높은 상황에서는 내외금리차가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커진다. 앞서 이 총재는 "너무 일찍 정책기조를 전환하면 물가상승률의 둔화 속도가 늦어지고 환율 변동성과 가계부채 증가세도 확대될 리스크가 있다"고 언급했다.
물가 지표는 둔화세를 보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7%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2%대를 유지했다. 이와 관련해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국제유가와 농산물 가격 둔화를 고려할 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완만한 둔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와 국내외 경기흐름, 기상 여건 등 불확실성이 크다"며 "물가가 목표치에 수렴해 가는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한은의 금리 인하 시기를 4분기로 전망한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ECB의 선제 인하는 시장에서 예상했던 부분이고 미국의 인하 전망이 9월로 미뤄졌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물가가 안정 기조를 찾긴 했지만 7, 8월 인하가 결정되긴 이르다고 보고 10, 11월 두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도 최근 보고서에서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올해 4분기까지 늦출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근거로는 △미국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 약화 △예상을 상회한 1분기 GDP(국내총생산) △원화 약세 부담 등을 꼽았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피봇 시점 전망은 9월이 우세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7일 기준)에 따르면 9월 인하 확률은 68.2%로 일주일 전(54.8%)과 비교했을 때 높아졌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창원·마산 일대에서 배달대행" 밀양 5번째 가해자 신상 폭로 - 머니투데이
- "호텔서 성관계 거부" 여친 살해 후 나체로 도망…'롤 프로게이머'였다 - 머니투데이
- 심수봉, 6세 딸과 생이별 '눈물'…"전남편 돈 받은 유모가 데려가" - 머니투데이
- 98년 프랑스월드컵 축구 국대…"돈 날리고 1년 폐인 생활" 무슨 사연? - 머니투데이
- '징맨' 황철순, 빌트인 가구 훔친 혐의로 민사 소송…폭행 이어 또 구설 - 머니투데이
- '김가네' 회장, 성폭행 피해 직원에 "승진" 회유…아내가 고발했다 - 머니투데이
- "13살 딸 살해·성폭행 협박에 쓰러져"…'8번 이혼' 유퉁, 건강 악화 - 머니투데이
- 채림 "이제 못 참겠는데"…전 남편 가오쯔치 관련 허위 글에 '분노' - 머니투데이
- "전기차 보조금 폐지" 트럼프팀, 진짜 밀어 붙일까…2차전지 급방전 - 머니투데이
- 한번 오면 수천만원씩 썼는데…"중국인 지갑 닫아" 면세점 치명타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