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5위 급추락' 크로우 없는 KIA, 전혀 다른 팀이다…59일 지킨 1위도 내줬다

김민경 기자 2024. 6. 8.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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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 타이거즈가 지난 4월 9일 이후 59일 만에 1위에서 2위로 내려앉았다. ⓒKIA타이거즈
▲ KIA 타이거즈 제임스 네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KIA 타이거즈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외국인 에이스 윌 크로우의 부상 이탈 전후로 전혀 다른 팀이 됐다.

KIA는 7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연장 11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5-6으로 끝내기 패했다. 수차례 승리할 기회가 있었는데도 4시간 30분 혈투가 무색하게 허무하게 두산에 승리를 내줬다. 선발투수 제임스 네일이 6회까지 88구를 던지면서 3실점한 상황. 7회까지 더 끌고 가는 결정은 당연했는데, 여기서 2점을 헌납해 5-5가 되면서 연장전을 치러야 했다. KIA는 8회초 2사 2, 3루, 9회초 1사 1, 2루, 10회초 1사 2루, 11회초 2사 1, 2루를 만들면서 매 이닝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는데도 해결사가 나오지 않아 애를 먹었다. 결국 11회말 무사 만루 위기에서 이준영이 김재환에게 끝내기 밀어내기 사구를 허용해 5-6으로 석패했다.

KIA는 이날 패배로 시즌 성적 36승25패1무를 기록해 2위로 내려앉았다. 2위였던 LG 트윈스는 7일 수원에서 kt 위즈를 8-7로 꺾고 시즌 성적 37승25패2무를 기록해 KIA에 0.5경기차 앞선 1위로 올라섰다. KIA는 지난 4월 9일 1위에 오른 지 59일 만 2위로 밀려났다. 0.5경기차라 바로 8일 경기에서 순위를 뒤집을 수 있는 상황이나 줄곧 지켜온 1위를 내준 건 달갑지 않다.

KIA가 올 시즌 계속해서 1위를 질주한 가장 큰 원동력으로는 매우 공들여 뽑은 외국인 원투펀치가 꼽혔다. 크로우는 부상 전까지 8경기에서 5승1패, 40⅓이닝, 평균자책점 3.57을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는 한 차례에 불과했지만, 선발 로테이션이 안정적으로 돌아갈 정도의 임무는 해줬다. 네일은 13경기에서 7승1패, 79⅓이닝, 평균자책점 1.82를 기록하며 새로운 효자 외국인의 탄생을 알렸다.

KIA는 크로우가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한 지난달 9일 이후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지난달 9일까지 37경기에서 24승13패 승률 0.649로 1위에 올랐는데, 이후 치른 25경기에서는 12승12패1무에 그쳐 같은 기간 삼성 라이온즈(12승12패)와 공동 5위에 머물렀다. 6월 성적은 2승4패로 7위까지 떨어졌다. 계속해서 하향 곡선을 그리다 보니 최근 24경기에서 17승7패로 1위를 달리며 상승세를 탄 LG에 선두를 뺏길 수밖에 없었다.

네일을 제외한 4자리를 국내투수로만 꾸리기에는 버거웠다. 크로우 이탈 이후 황동하가 5경기에서 2승1패, 26이닝, 평균자책점 3.46으로 선전했으나 양현종(ERA 4.75)과 윤영철(ERA 5.64)이 나란히 5경기에서 1승2패에 그쳤다. 이후 임기영과 김건국, 이의리, 김사윤 등을 대체 선발투수로 썼는데, 빈자리를 꿰찰 만한 활약을 펼친 선수는 없었다. 부상 이탈 선수 가운데 가장 기대하는 전력이었던 이의리는 복귀전 등판을 마치고 팔꿈치 수술을 받기로 하면서 시즌을 접었다.

▲ KIA 타이거즈는 에이스로 기대했던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가 부상으로 이탈한 뒤로 하락세를 타고 있다. 크로우는 팔꿈치 수술로 사실상 시즌을 접었다. 지금은 재활선수 명단에 올라 있다. ⓒ KIA 타이거즈
▲ 국내 선발투수 가운데 양현종이 중심을 잡고 있으나 기복이 있고, 크로우의 대체 선발투수들은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KIA타이거즈

선발진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KIA의 아킬레스건인 불펜 문제는 더 부각됐다. KIA 불펜은 최근 2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16으로 7위에 머물렀다. 정해영(ERA 1.64)과 이준영(3.24), 최지민(3.86)을 제외하면 불펜 투수들의 평균자책점이 다 4점대 이상이다. 타선이 한두 점차 리드를 안기는 것으로는 안심할 수 없는 수준이다.

대체 외국인 투수 캠 알드레드가 본격적으로 합류하는 건 긍정적인 요소다. KIA는 지난달 29일 팔꿈치 수술로 사실상 시즌을 접은 크로우를 재활선수 명단에 올리고, 알드레드를 대체 외국인 선수로 영입했다. 알드레드는 올해도 미국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꾸준히 선발투수로 뛴 선수라 이닝이나 투구 제한은 없을 전망이다. 다만 한국에 입국하고 시차 적응 등 컨디션을 끌어올릴 시간이 필요했다. 알드레드는 8일 잠실 두산전에서 KBO리그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알드레드는 KIA 합류 직후 "KIA가 1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런 팀에 합류할 수 있어 좋았다. (한국에는) 하나의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왔다. 피츠버그에 있을 때 미래가 불투명했고, 그런 찰나에 KIA가 좋은 제안을 해줬기 때문에 선택할 수 있었다"며 한국에서 활약을 발판 삼아 또 하나의 KBO 역수출 신화를 쓸 수 있길 기대했다.

알드레드가 안정적으로 선발 로테이션만 돌아줘도 KIA는 대체 선발투수 기용 걱정에서 조금이나마 자유로워질 수 있다. KIA는 크로우의 빈자리를 알드레드로 채우면서 다시 한번 시즌 초반의 상승세를 이어 갈 수 있을까.

▲ KIA 타이거즈는 캠 알드레드의 합류로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을까. ⓒ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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