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심해 가스전 탐사 성공률 20%···이제 시추할 때"

세종=유현욱 기자 2024. 6. 8.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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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토르 아브레우 액트지오 고문과 일문일답
[서울경제]

비토르 아브레우 액트지오 고문이 탐사 성공률 20%의 동해 심해 가스전과 관련해 “이제 시추할 때(It's time to drill)”라고 밝혔다.

방한 중인 아브레우 고문은 7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만나 한국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관련 과도한 논란이 프로젝트 추진에 지장이 될 것을 우려하면서 “지금은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탐사·개발 방안을 논의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브레우 고문은 엑슨모빌 지질그룹장으로 재직시 탐사 및 평가를 수행했던 가이아나 광구의 시추 전 탐사성공률을 16%로 평가했다면서 탐사 성공률이 20% 수준으로 예상되는 동해 심해 가스전의 시추가 충분히 유망하다고 했다.

그는 ➀우드사이드와 석유공사가 공동으로 획득한 물리 탐사 자료 ➁석유공사가 단독으로 취득한 자료 ➂동해 심해에서 시추한 3개 (시추)공으로부터 획득한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심층 분석해 7개 유망구조를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액트지오는 이들 유망구조에서 35억~140억 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놨다.

△동해 심해 가스전의 탐사성공률 20%는 높은 수준인가.

=20%의 추정 성공률은 굉장히 양호하고 높은 수준의 가능성을 의미한다. 지난 20~25년간 발견된 유정 중 가장 큰 매장량을 가진 가이아나 리자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은 16%였다. 엑슨모빌 재직 당시 가이아나 광구의 시추 과정까지 참여했고, 회수할 수 있는 석유량은 40억 배럴이나 발견됐다. 리자는 우리가 분석한 (울릉) 분지와 동일한 유형의 트랩을 가지고 있었고 비슷한 유형의 제반 요인들을 갖추고 있었다.

=(이현석 지질자원연구원 박사)지난해 11월하고 올해 4월에 각각 아브레우 박사, 액트지오가 했던 최종 발표에 개인적인 자격으로 참여해 검토한 결과 상당히 과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결과가 도출됐던 것으로 확인했다.

△동해 심해 가스전의 유망성을 높게 평가한 근거는.

=오해하면 안 될 부분이 20%의 성공 가능성은 80%의 실패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만약 유망구조를 딱 하나만 도출했다면 시추까지 진행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20% 성공률’이 갖는 의미는 5개 유망구조를 시추했을 때 1개에서 석유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지금까지는 7개 유망구조를 도출했고 해당 프로젝트의 2단계에 있다. 2단계가 마무리되는 즈음이 되면 몇 개의 유망구조를 추가적으로 도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리스크는 없나.

=과거 시추했던 3개 유망구조(주작, 홍게, 방어)에서 유의미한 탄화수소를 찾지 못했다.

△3개의 시추공은 언제 뚫었나.

=(곽원준 석유공사 수석위원) 2012년 주작공(6-1광구 북부), 2015년 홍게공(8광구), 2021년 방어공(6-1광구 중동부)을 이야기한다. 주작과 홍게는 우드사이드와 석유공사 공동으로 시추를 했고 방어는 석유공사가 단독으로 시추했다.

△해외 사례에서도 '시추 성공' 이전 '매장 가능성'만으로도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적이 있나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가끔은 공기업이 발표하는 경우도 있지만 장관이나 대통령이 발표하는 경우도 흔하다. 예를 들어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이스트코스트 지역 탐사 발표를 직접 한 바 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극지방 탐사 발표를 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동해 심해 가스전 평가\' 곽원준 수석위원 (세종=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곽원준 한국석유공사 수석위원이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6.7 scoop@yna.co.kr (끝)

△시추할 유망구조 우선순위는 정해졌나.

=(곽원준 석유공사 수석위원) 정해놓은 곳은 있지만 현재로서는 밝히기 어렵다. 언론에 발표할 사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먼저 시추하는 곳의 탐사 성공률이 가장 높은 곳인가.

=(곽원준 석유공사 수석위원) 탐사 성공률도 고려하지만 매장량, 핵심 리스크 등도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그렇기 때문에 제일 처음 시추하는 곳이 탐사 성공률이 높은 유망구조는 아니라는 것을 말씀드린다. 현재까지의 탐사 성공률은 지금까지 획득한 탐사자료에 기반한 평가고 추후 탐사 시추를 통해 추가 정보가 얻어지면 탐사 성공률은 다시 바뀔 수 있다.

△석유·가스 추정 매장량의 범위가 최소 35억 배럴에서 최대 140억 배럴로 격차가 큰 이유는.

=불확실성이 아직 존재하기 때문이다. 기존에 존재하는 유정에서 탄화수소가 누적된 것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아직까지 존재한다. 추정 매장량을 판단할 때는 암석 품질의 변화도 고려했다. 기반암이 얼마나 튼튼하고 강력한지와, 얼마만큼의 탄화수소가 가둬 있는지(트랩)를 고려해 추정 매장량을 판단하게 된 것이다. 140억 배럴이라는 수치는 암석 내 충분한 양의 석유가스가 담겨 있을 가능성이 최대로 높은 수치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불확실성 때문에 매장량 추정치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고 이를 줄이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지금 시추하는 것이다.

△최소한의 상업적인 경제성이 있는 매장량은 어느 정도인가.

=(곽원준 석유공사 수석위원) 유가하고 그다음에 시추 비용 그리고 생산시설 건설 비용 등에 따라 약간 달라진다마는 1tcf(조 입방피트) 정도의 가스만 발견돼도 충분히 개발 가능하다 이렇게 판단하고 있다.

△액트지오는 1인기업인가.

=액트지오의 주소지는 내 자택이 맞다. 액트지오는 컨설팅 업체다. 우리가 업무를 볼 때 반드시 필요한 요소는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카메라밖에 없다. 우리 팀은 전 세계 각지에 흩어져서 업무를 보고 있다.

△소규모 컨설팅 업체가 대규모 프로젝트를 분석하는 것이 일반적인 일인가.

=흔한 일이다. 우리 같은 소규모 컨설팅 회사는 실제로 시추를 담당하는 게 아니고 데이터를 해석하고 분석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래서 거의 모든 관련 기업들은 데이터 해석을 위한 인력을 3~5명 정도 갖추고 있다. 작년 특정 시점에는 인력의 규모가 15명까지 늘어났던 적도 있다. 지금은 14명의 직원들을 두고 있다.

△액트지오팀은 현장을 방문한 적이 있나

=(곽원준 석유공사 수석위원) 유망성 평가는 기존의 물리탐사와 시추 자료를 분석하는 것이다. 액트지오와 같은 유망성 기술평가 회사는 이런 작업만 한다.

△같은 자료를 액트지오가 아닌 다른 회사에서 분석해도 동일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나

=(곽원준 석유공사 수석위원) 자료 해석의 문제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얼마만큼의 능력을 갖추고 있느냐의 문제일 수 있다. 같은 자료를 놓고 같이 토론한다면 유사한 결론을 낼 것이라 생각한다.

△상업생산이 가능한 최대한의 물량은

=(곽원준 석유공사 수석위원) 이 유망구조 안에 석유가 이동했느냐, 이동했다면 얼마만큼 차 있느냐를 아직 모른다. 이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가장 큰 리스크로 시추를 통해 매장량이 밝혀지면 그때 상업 생산량도 나올 것이다.

△동해 가스전의 분석을 한 회사에만 맡긴 이유는

=(곽원준 석유공사 수석위원) 어느 석유 회사도 이런 평가를 여러 군데 맡기는 경우가 없다. 보통 자기 회사 기술진들을 통해 자체적으로 분석하고 절대 외부로 유출하지 않는다.

△국내 자문단을 통해 액트지오의 분석 결과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어떤 토론이 있었나

=(이현석 지질자원연구원 박사) 액트지오나 석유공사가 가진 로데이터, 탄성파 자료 등을 놓고 과학적 방법론에 대한 것을 자문했다. 자문에는 지질자원연구원에 속한 몇 분이 개인적으로 참여했고 대학에 계신 분들도 참여했다.

=(이호현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장) 국내 검증단에서 일정 부분 의견을 수렴한 결과 액트지오의 분석 방법은 적절했다. 매장 탐사자원량에 대해서는 분석하기에 당장 확인하기 어렵지만, 시추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결론을 냈다. 그 결과를 토대로 정부가 시추가 필요하다는 정책적 판단을 했다.

세종=유현욱 기자 ab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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