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9이닝 126구 투혼! 日 마에다 후계자, 역대 102번째 '노히트노런' 위업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마에다 겐타의 '후계자' 오세라 다이치(히로시마 도요카프)가 일본프로야구 역대 90명째, 102번째 '노히트 노런'이라는 역사를 만들어냈다.
오세라 다이치는 8일(한국시각) 일본 히로시마현 히로시마의 마쓰다 줌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일본프로야구 교류전 치바롯데 마린스와 홈 맞대결에 선발 등판해 투구수 129구, 5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노히트 노런'을 달성했다.
오세라는 지난 2013년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히로시마 도요 카프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히로시마는 마에다 겐타(現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뒤를 이을 것으로 큰 기대를 품었고, 오세라는 데뷔 첫 시즌 26경기(3완투 1완봉)에 등판해 10승 8패 평균자책점 4.05으로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신인왕' 타이틀을 품었다. 그리고 이듬해에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51경기(9선발, 2완투)에서 3승 8패 20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13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오세라는 데뷔 3년차에 조금 주춤했으나, 2017년 10승 평균자책점 3.65의 성적을 남기며 마에다의 후계자로 완벽하게 자리잡았다. 이어 2018시즌에는 27경기에 등판해 무려 182이닝을 소화하며, 15승 7패 평균자책점 2.62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고, 다승과 승률 타이틀을 손에 넣으며 히로시마의 센트럴리그 우승에 큰 힘을 보탰다. 그리고 이 활약을 바탕으로 미·일 올스타전의 국가대표로 선정됐고, 2019시즌에는 6번의 완투(2완봉, 무사사구 3회)와 함께 11승 9패 평균자책점 3.53로 승승장구의 길을 걸었다.
그런데 이 좋은 흐름이 꾸준히 이어지진 않았다. 2020시즌부터 지난해까지 오세라의 10승 시즌은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우여곡절을 겪은 오세라. 하지만 올해 다시 부활했다. 오세라는 이날 경기 전까지 8경기(1완투)에 나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1.27로 활약 중이었고, 교류전에서 치바롯데를 상대로 생애 첫 번째 '노히트 노런'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볼넷이 5개로 제구가 완벽했던 경기는 아니지만, 노히트 노런이라는 단어가 보여주듯 투구 내용은 군더더기가 없었다.
오세라는 1회 경기 시작부터 치바롯데 타선을 삼자범퇴로 묶어내며 완벽한 스타트를 끊었다. 2회에는 나카무라 쇼고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뜬공 2개와 땅볼 1개로 세 개의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냈고, 3회에는 뜬공 세 개로 다시 한번 치바롯데 타선을 요리했다. 그리고 4회에도 마찬가지로 뜬공만으로 무결점의 투구를 펼친 오세라는 4회말 2점의 지원을 받은 가운데 5회에도 삼자범퇴로 치바롯데 타선을 봉쇄했다. 이어 6회에는 병살타를 곁들이며 이렇다 할 위기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6회까지 2볼넷 무실점 투구를 펼친 오세라는 여유가 있는 투구수를 바탕으로 7회에도 등판해 이번에는 아웃카운트 세 개를 모두 땅볼로 만들어냈다. 이어 8회 또한 위기 없이 이닝을 마쳤고, 이제 노히트 노런까지 아웃카운트 3개만 남겨두게 됐다. 그런데 이 9회가 가장 어려웠다. 오세라는 첫 타자 네프탈리 소토를 유격수 땅볼, 후속타자 토모스기 아츠키를 삼진 처리하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하지만 이때 심판의 석연치 않은 판정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오세라는 카쿠나카 카츠야를 상대로 스트라이크존 보더라인에 걸치는 공만 무려 5개를 던졌음에도 불구하고 볼넷을 내주게 됐다. 그리고 후속타자 타카베 아키토에게는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는데, 오세라가 던진 4개의 공 중에서 3개는 모두 스트라이크존 보더라인에 걸쳤었다. 이로 인해 1, 2루 위기에 몰렸던 오세라. 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오세라는 실점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그레고리 폴랑코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마침내 '노히트 노런'을 달성하게 됐다.
일본 '산케이 스포츠' 등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오세라의 노히트노런은 토고 쇼세이(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이며 일본프로야구 역대 90명째, 102번째로 이어졌다. 히로시마 구단으로는 지난 2012년 마에다 이후 무려 12년 만의 역대 5번째였다. 게다가 오세라의 노히트 투구를 바탕으로 히로시마는 3연승과 함께 6일 만에 센트럴리그 1위 자리를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산케이 스포츠'에 따르면 오세라는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내가 한 것이 아닌 것 같다. 노히트 노런이라는 기록과 나는 인연이 없다고 생각했다. 오늘도 그저 악착같이 던지고 싶었다"며 '9회에는 어떤 생각을 하고 마운드에 올랐냐'는 질문에 "언제 (안타를) 맞을까 하면서 상대를 했는데, 환호를 받으면서 마운드에 섰을 때는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팬들 앞에서 (노히트노런을) 달성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기력을 다해 던졌다"고 활짝 웃었다.
끝으로 오세라는 "마지막 타구는 우익수 노마가 제대로 잡아줘서 최고의 순간을 팬분들과 나눌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하다. 감사하다"며 "오늘도 뜨거운 성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하다. 이제는 다음 등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음을 향해 노력하겠다. 내일도 뜨거운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힘주어 말했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