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포르노 허용하면 X 차단” 발끈… 실제 금지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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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물 게시를 공식 허용하기로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의 새 방침을 두고 동남아시아가 시끄럽다.
각국은 X가 현지 콘텐츠 법을 위반했다는 비판과 함께, 철회하지 않을 경우 자국 내 플랫폼 이용을 차단하겠다는 엄포까지 내놓고 있다.
7일 싱가포르 공영 CNA방송 등에 따르면 X는 지난 3일 콘텐츠 관련 규정에 "이용자들의 합의된 성적 콘텐츠 게시를 공식 허용한다"는 문구를 새로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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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교 많은 인니·말레이 "규제할 것"
"X 차단하면 정치·외교·경제 파장 클 것"
성인물 게시를 공식 허용하기로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의 새 방침을 두고 동남아시아가 시끄럽다. 각국은 X가 현지 콘텐츠 법을 위반했다는 비판과 함께, 철회하지 않을 경우 자국 내 플랫폼 이용을 차단하겠다는 엄포까지 내놓고 있다. 다만 X 소유주 일론 머스크(53)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동남아 지역 의존도가 높아, 실제 이용 금지로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X “모든 성적 표현은 합법 형태 예술”
7일 싱가포르 공영 CNA방송 등에 따르면 X는 지난 3일 콘텐츠 관련 규정에 “이용자들의 합의된 성적 콘텐츠 게시를 공식 허용한다”는 문구를 새로 넣었다. 회사 측은 “시각적(콘텐츠)이든 텍스트든 성적 표현은 합법 형태의 예술 표현이 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미성년자에 대한 성적 대상화, 성 착취, 합의되지 않은 성인 콘텐츠는 제한하기로 했다. X는 머스크가 2022년 트위터를 인수하기 전부터 암암리에 음란 콘텐츠 유통 채널로 이용돼 왔는데, 앞으로는 회사 차원에서 제한하지 않겠다고 공식화한 셈이다.
X의 새 정책에 동남아 국가들은 우려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 일본, 인도에 이어 전 세계 네 번째로 X 이용자가 많고, 전체 인구(2억7,000만 명)의 90%가 무슬림인 인도네시아는 ‘절대 불가’ 방침을 밝혔다.
부디 아리 세티아디 인도네시아 통신정보기술부 장관은 전날 CNN인도네시아와의 인터뷰에서 “X는 음란물 유포를 금지하는 인도네시아 법을 준수해야 한다”며 “이와 충돌하는 정책을 지속할 경우 제재 대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날 우스만 칸송 통신정보기술부 공공커뮤니케이션 국장 역시 기자들과 만나 “(규칙 위반 시) 벌금, 콘텐츠 차단은 물론 접속 차단 조치까지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도네시아는 2008년 제정한 반(反)포르노법에 따라 직접적 노출이 포함된 음란물 유통은 물론 ‘노출 행위에 대한 묘사’도 처벌하고 있다.
’머스크 투자’ 간절히 원하는 동남아
이슬람이 국교인 말레이시아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말레이시아 일간 더스타는 “파미 파질 말레이시아 통신부 장관이 5일 내각 회의에서 X의 새 규정을 언급하며 ‘말레이시아는 절대 (약관 변경을) 용납할 수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X본사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도 우려를 내비쳤다. 제프리 이안 디 필리핀 정보통신기술부 차관은 현지 방송 ABS-CBN뉴스에 출연, “(이번 사건은) 문화적 민감성 문제”라며 “서구 회사가 (음란물 게시를)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해서 우리까지 괜찮다는 의미는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플랫폼 규제를 검토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아시아 유일 가톨릭 국가인 필리핀은 음란물 상영을 법으로 엄격히 규제한다.
다만 머스크의 동남아 내 영향력이 큰 까닭에 이들 국가 ‘엄포’가 실제 X 규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크다.
비만토로 쿠샤리 인도네시아 모나쉬데이터·민주주의연구허브 연구원은 “인도네시아 정부는 머스크의 또 다른 회사인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 X와 전기차 기업 테슬라가 자국에 투자하기를 희망하고, 지난달부터는 스페이스 X 스타링크(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도 인도네시아에서 시작됐다”면서 “X를 차단하면 정치, 외교, 경제적 파장이 큰 만큼, 전략적 이해관계를 고려할 때 좋은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수차례 머스크에게 ‘투자 러브콜’을 보낸 말레이시아와 2022년부터 스타링크 운용 계약을 맺고 각 섬과 저개발 지역까지 인터넷 통신망을 연결하고 있는 필리핀도 인도네시아와 다르지 않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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