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인도 방문' 초청장까지 공개했지만... 배현진 "왜 문체부 예산을 쓰냐"

우태경 2024. 6. 8.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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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의 자서전 출간을 계기로 재점화된 2018년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을 둘러싼 정치권의 소모적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초호화 기내식'과 '블라우스' 논란을 이어가자 친문재인계 인사들에 문 전 대통령까지 반박에 가세하면서 확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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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종환 등 친문 인사들, 7일 기자간담회
"김정숙 여사 기내식 비용은 105만 원"
문재인 정부 인도 방문 대표단장을 지낸 도종환(왼쪽)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김정숙 여사 인도 방문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기내식 비용 내역을 공개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의 자서전 출간을 계기로 재점화된 2018년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을 둘러싼 정치권의 소모적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에서 '초호화 기내식'과 '블라우스' 논란을 이어가자 친문재인계 인사들에 문 전 대통령까지 반박에 가세하면서 확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기내식 내역 공개한 윤건영 "김정숙 비용 105만 원"

김 여사 인도 방문 당시 정부 대표단장을 지냈던 도종환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수행단원이었던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문재인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출신 윤건영 민주당 의원 등은 7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김 여사의 인도 방문을 둘러싸고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반박했다.

먼저 '6,292만 원의 호화 기내식 의혹'에 대해선 비용 내역을 상세하게 공개하면서 적극 부인했다. 윤 의원이 문체부로부터 받은 기내식 계약서에 따르면, 승무원을 제외한 전용기 탑승 인원 50명의 기내식 비용은 2,167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김 여사의 기내식 비용은 105만 원으로, 퍼스트클래스 식사가 네 차례 제공돼, 한 끼 식사에 26만 원 상당이 든 셈이다. 나머지 4,125만 원은 △기내식 운송 및 보관료(3,500만 원) △기내식 보관용 드라이아이스(25만 원) △기타 식료품 구입비(600만 원)에 쓰였다.

②'셀프 초청 의혹'에 대해 도 전 장관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문 전 대통령에게 보낸 공식 초청 서한을 공개했다. 서한에 모디 총리가 2018년 7월 정상회담 당시 문 전 대통령에게 '최고위급 대표단'을 요구했다는 문구가 포함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여사의 방문이 불가피했다는 주장이다. 도 전 장관은 여권의 '셀프 초청' 주장에 대해 "외교를 아는 사람은 깜짝 놀란다"며 "그렇게 하면 인도 총리가 만나지나. 공식 일정은 진행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③'예정에 없던 타지마할 방문 의혹'도 사전에 준비된 일정이라고 강조했다. 고 의원은 "(타지마할 방문을) 사전 준비는 했지만, 지금 여당에서 마타도어하는 것처럼 관광외교 논란이 당시에도 있어서 정무적 판단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현지에서 인도 측의 강한 요청이 있었고, 가지 않으면 결례가 되는 상황이 됐다"고 방문 이유를 설명했다.


정면 대응이 오히려 논란 확대

친문계의 대응에 국민의힘에서는 재반박이 나왔다. 김 여사 인도 방문 의혹에 집중하고 있는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영부인은 선출공직자가 아닌 민간인"이라며 "인도가 모든 비용을 대줬으면 모를까 대통령 동행이 아닌 영부인 단독 방문이면 문체부가 탄 예산이 아닌 청와대 예산을 쓰거나 자비로 가야 했다"고 주장했다.

여야의 소모적 공방이 이어지면서 문 전 대통령의 직접 대응이 오히려 논란을 키우길 원하는 국민의힘 노림수에 말리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 민주당 지도부는 김 여사 논란에 대해 '김건희 여사 의혹을 덮기 위한 정치공세'로 규정하고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민형배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이날 "당에서 공식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럴 만한 가치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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