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레터] 돌아온 에세이 붐
최근 교보문고가 발표한 올 상반기 도서 판매 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4년간 하락했던 에세이 분야 판매가 큰 폭으로 반등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신장률 19.1%로 각 분야 중 가장 높다고 하네요.
에세이 붐이 가장 활발했던 해는 2018년으로 기억합니다. 디즈니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가 55만부 팔리며 교보문고·예스24·인터파크에서 ‘올해 가장 많이 팔린 책’으로 집계됐었죠. 별다른 스토리 라인 없이 곰돌이 푸 캐릭터들이 ‘남을 위하기 전에 나를 먼저 돌보세요’ 라며 독자들을 다독이는 ‘힐링’ 계열이었습니다.
올해 교보문고 상반기 에세이 분야 1위는 미국 작가 패트릭 브링리의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지난해 11월 출간돼 현재까지 모두 16만부가량 팔렸습니다.
‘뉴요커’ 직원이었던 저자는 형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계기로 직장을 그만두고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경비원으로 취직합니다. 10년간 미술관서 일하며 상실의 아픔을 애도하는 과정을 적었습니다. 미술품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사진 한 장 수록되지 않아 배경 지식 없이는 이해가 쉽지 않습니다. 묵직한 내용인데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건 유명인의 추천이 초기 판매를 견인하기도 했지만, 독자들 마음에 특별히 호소하는 지점이 있기 때문이겠죠.
미술관이란 어떤 공간이던가요? 저자는 말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을 우리와 다름없이 오류투성이인 다른 인간들이 어떻게 해석했는지를 두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메트입니다.” 이는 에세이의 본령과도 연결돼 있습니다. 우리는 왜 에세이를 읽나요? 나와 마찬가지로 흠결 많은 인간이, 자신의 삶과 사고를 통해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는가를 들여다보고 싶어서일 겁니다. 곽아람 Books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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