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고리의 어제와 오늘…리본 달린 한복에 질문을 던지다

서정민 2024. 6. 8.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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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무형유산 침선장 구혜자 보유자. 침선장은 바느질로 옷과 장신구를 만드는 기술을 보유한 사람을 일컫는다. [사진 국가유산진흥원 ]
6월 3일부터 12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국가무형유산전수교육관 3층 전시관 ‘올’에서 국가무형유산 침선장 공개행사 ‘저고리 어제와 오늘(1960~2024)’ 전시가 열린다.

‘침선’이란 바느질로 옷과 장신구를 만드는 기술을 말하며, 그 기술을 가진 사람을 침선장이라고 한다. 이번 공개행사는 국가무형유산 침선장 구혜자 보유자가 ‘여성 저고리’를 주제로 1960년대부터 2024년까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된 다양한 저고리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다. 지난 50여년 간 구혜자 보유자가 작업한 작품 15점, 침선장 초대 보유자였던 고 정정완 명예보유자의 작품 6점과 더불어 총 60여 점의 한복 저고리가 전시된다.

지난달 7일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옛 문화재청장)은 국가유산청 새 출범을 맞아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면서 궁궐 일대의 한복문화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최 청장은 “경복궁을 찾는 많은 관광객이 한복을 빌려 입고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지만, (대여 한복들은) 실제 한복 구조와 맞지 않거나 국적 불명인 경우가 많다”며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가치를 대표해 온 전통 한복에 대한 개념을 바로잡고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여러 기관·단체와 협업을 준비중”이라고 했다.

궁궐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대여 한복은 코로나 이후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논란 또한 커지고 있는 이슈다. 소재나 문양의 괴리감은 접어두더라도 저고리에 옷고름이 없고, 치마 허리 뒤에 커다란 리본 장식이 달린 모습은 확실히 전통 한복과 거리가 멀다. 하지만 대여 한복을 비판하는 의견에 대한 반대 여론도 크다. “이렇게라도 한국의 전통 의상이 ‘한복’임을 알리는 게 어디냐” “한복도 이제 시대에 발맞춰 변화할 때인데 언제까지 전통 한복만 고집할 거냐” 등의 의견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든 새로운 변화는 기존의 것을 면밀히 살펴보고 고민한 결과를 토대로 출발해야 한다는 점이다. 전통에 대한 충분한 분석과 개념 정리 없이 출발한 현대적 변화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새로 제작되는 드라마와 OTT 콘텐트들에는 사극도 꽤 많은데 젊은 층을 겨냥한 퓨전 사극들인지라 의상도 대부분 전통 한복보다 모던 한복을 주로 선보이는 편이다. 이번 전시의 미덕은 전통 침선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과 더불어 전통 한복을 계승했던 1960년대부터 우리나라 여성 저고리의 역사적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어떤 것이 전통 한복 저고리인지, 요즘 선보이는 모던 한복과는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이번 전시를 통해 제대로 관찰해 보기를 바란다. 관람료는 무료다.

기간 6월 3일~12일 장소 국가무형유산전수교육관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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