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 업고 튀어' 변우석, 네가 우리의 별이다[인터뷰S]
[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노란 장미, 파란 우산을 양손에 가지고 들어오는 배우 변우석을 보고 알았다. 왜 이시은 작가가 미팅을 위해 걸어 들어오는 변우석을 보고 ‘선재가 걸어 들어오는 줄 알았다’고 말했는지, 문짝만한 키, 싱그러운 눈웃음, 쏙 들어가는 보조개까지, 변우석은 현실에서도 곧 ‘선재’였다.
변우석은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극본 이시은, 연출 윤종호 김태엽)로 그야말로 ‘벼락 스타’가 됐다. 모두가 사랑하는 톱스타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한 여자 임솔(김혜윤)을 위해 죽음까지도 불사하는 이클립스 프론트맨 류선재를 연기한 변우석은 이 작품으로 ‘국민 첫사랑’, ‘모두의 선재’가 됐다.
‘선재 업고 튀어’ 종영 후 만난 변우석은 “여전히 신드롬이라는 말을 인정하지 못하냐”는 질문에 쑥스럽게 웃었다. “모든 것이 신기하기만 하다”는 그는 “팬미팅 티켓팅도 정말 많은 분들이 해주시고, 제 얼굴이 타임스퀘어에도 걸리고, 제가 부른 노래가 음원차트에도 올라가 있다”라며 “볼 때마다 ‘이게 합성인가?’ 싶다. 물론 조금씩 받아들이면서 실감하고 있지만 놀라운 건 어쩔 수 없다”고 웃었다.
‘선재 업고 튀어’ 원작인 ‘내일의 으뜸’에서는 ‘선재도 엄청 큰데’, ‘큰 키에 넓은 어깨’, ‘갸름한 것 같으면서 다부진 턱선’, ‘곧은 콧대와 선한 눈매’ 등으로 류선재를 표현한다. 이 모든 표현의 합집합을 모아둔 것 같은 변우석을 통해 ‘찰떡 캐스팅’이 완성됐다.
변우석은 “1화 대본을 봤을 때 너무 드라마 같았다.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이 길을 가다 멈춰서 우산을 씌워주고 그런 장면에 의문이 들었는데, 이후 대본을 보고 나서는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 됐다. 작가님께 그런 의문에 대해서 여쭤봤을 때 ‘선재의 감정을 봐줘서 좋았다’고 해주시더라. 작가님은 원래 코미디를 쓰셨던 만큼 코미디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많은데 선재가 왜 그랬는지, 선재의 지금 마음이 어떤지 서사에 맞춰서 생각해줘서 고맙다고 하셨다”라고 말했다.
변우석은 선재가 돼 왼손엔 코미디, 오른손엔 로맨스를 쥐었다. 가슴 떨리는 설렘의 로맨스만큼이나 웃음이 빵빵 터지는 코미디에서도 남다른 재능을 자랑한 그는 “재밌게 찍었다”라고 촬영 에피소드를 전했다.
34살의 선재가 솔을 다시 만난 후, “집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통화를 듣고 소파로 날아가듯 앉는 신에 대해서는 “현장 애드리브였다. 소파 등 부분이 누워 있는 형태라 자꾸 불편하게 등을 세우게 되더라. 이 장면에서 뭔가 맞을 수 있겠다 싶어서 시도해봤는데 감독님이 좋아하시더라. 몸 쓰는 연기에 대한 부담도 없었고, 코미디도 너무 즐기면서 했다. 어떻게 하면 재밌게 살릴 수 있을까 생각했다. 진지할 땐 진지하고 개그할 땐 제대로 해야 선재의 갭 차이가 좋을 것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선재가 미국으로 떠나기 직전 아버지와 공항에서 인사하는 장면, 솔을 피해 선재가 놀이터 미끄럼틀에 숨은 장면에서도 변우석의 애드리브가 빛났다.
변우석은 “아버지가 ‘국제선은 신발 벗고 타는 거 알지’ 했는데 그게 선배님 애드리브였다. 그때 어릴 때 친구들이랑 하던 장난이 생각났다. 어릴 때 친구들끼리 ‘비행기는 신발 벗고 양말만 신고 타야 돼’ 이런 장난하지 않나. 그런 기억들을 살려 ‘어, 알지’라고 제가 즉석에서 받았다. 놀이터 신에서 목소리를 변조한 것 역시 애드리브였는데 시청자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좋았다”라고 웃었다.
드라마 속 깨알 포스터에도 변우석의 노력이 담겼다. 선재가 톱스타가 돼 ‘체포할 결심’, ‘응답하라 119’, ‘재벌집 의사 아들’ 등의 작품을 찍은 것으로 설정된 장면에서도 변우석의 귀여운 깨알 연기가 돋보였다.
변우석은 “실제로 찍었다. 촬영 끝나고 따로 포스터 작업을 했다. 세트 촬영할 때 배경을 설치해두고 옷을 갈아 입으면서 찍었다. 공개되고 나서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던데 저도 그 포인트가 너무 좋았다. 개그 포인트는 사실 ‘킹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너무 ‘킹받지’ 않았나”라고 강조했다.
‘선재 업고 튀어’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4월까지 약 1년간 촬영했다. 초반 촬영한 장면을 모두 엎기도 했고, 이미 촬영한 장면을 방송분에 싣지 않은 것도 있다. 이 장면들이 ‘선재 업고 튀어’ 종영 후 공개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변우석은 “어깨를 다치고 캐비넷을 다 정리하고 나가면서 선재가 솔이랑 마주친다. 솔이랑 얘기하면서 수영을 좋아하게 된 이유를 설명한다. 그때 엄마가 아프셨고, 내가 상타는 모습을 보고 진심으로 행복해 하셨다는 내용을 설명하면서 그래서 수영을 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수영을 못 하게 된 장면에서 왜 선재가 수영을 좋아하게 됐는지를 고백하는 신이었는데 방송 흐름상 삭제가 됐다”고 설명했다. 쑥색 티셔츠를 입고 찍은 장면은 “테스트 촬영으로 기억한다”라고 언급했다.
‘선재 업고 튀어’에서 변우석은 같지만 다른 선재를 연기했다. 솔을 구했지만 “날 왜 살렸어”라는 솔이의 원망 속에 스스로를 자책하며 살아간 선재, 솔을 짝사랑하면서도 끝내 고백하지 못했던 선재, 솔이와 ‘쌍방 사랑’을 확인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쌓은 선재, 그리고 솔이 첫사랑으로 시작된 서사를 모두 지워버려 기억을 잃었지만 끝내 자신의 운명을 되찾은 선재까지, 이 모든 선재의 공통점은 솔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죽음의 두려움마저 극복했다는 것이다.
“2023년에 나 죽는 거지? 혹시 너 때문에 죽나? 너 구하다가? 그 이유 때문이라면 솔아, 이제 도망치지 말고 그냥 나 좋아해라”라고 담담하게 말하는 이 ‘직진남’을 누가 외면할 수 있을까. 변우석 역시 이 장면을 자신이 생각하는 ‘선재 업고 튀어’ 속 최고의 로맨스 신으로 꼽았다.
변우석은 “태초의 선재는 자기 때문에 솔이가 그렇게 됐다고 생각했다. 죄책감과 사랑이 복합적이었을 것 같다. 어느 쪽이 크다고 정확히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자기로 인해서 그렇게 됐다고 생각하면 선재가 너무 괴로웠을 것 같다. ‘내가 미리 깨웠다면’, ‘그렇게 두지 않았다면’ 그런 순간들을 수없이 생각했을 것 같다”고 선재의 마음을 헤아렸다.
이어 “저도 누군가를 위해 죽을 수 있는 사랑을 할 수 있을지는 생각 못해봤다. 사랑을 하면 진심으로 좋아해서 하는 타입이긴 하지만 내 일로 닥쳐봐야 알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선재는 고민이 없었다. 그런 점이 사람들이 좋아해주시는 포인트가 아닐까”라고 짚었다.
변우석은 류선재로 ‘안방 문짝남’ 인기 계보를 활짝 열었다. 수영선수, 배우, 아이돌 여러 역할을 소화하느라 ‘비주얼 관리’에도 심혈을 기울였다는 그는 “운동을 꾸준히 해서 살이 별로 찌진 않는 타입이다. 지금 정도를 늘 유지하려고 하는데 캐릭터성에 따라서 달라질 것 같다. 사실 나이도 나이인지라 무게가 쉽지 않고, 벌크업에 대한 무서움이 있는 게 찌고 다시 빼는 과정에서 얼굴이 상한 경험이 있다”고 진지하게 고백했다.
이어 “예전에는 많이 쪘던 적도 있는데 다시 돌아오기가 힘들었다. 그때 ‘나라는 사람은 위험하구나’라는 걸 깨달았다. ‘벌크업’ 준비를 해본 적도 있는데 ‘와, 이거 큰일나겠는데’ 라고 해서 바로 뺐다. 80kg 가까이 쪄봤는데 지금은 73~74kg 정도로 유지 중”이라고 ‘비주얼 365일 성수기’ 비결을 귀띔했다.
선재 업고 튀어’로 변우석이 대한민국 전역을 들썩이는 스타가 된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들뜨기 쉬운 뜨거운 자리지만, 변우석은 오히려 침착하고 냉정하게 자신을 바라보려 애썼다.
그는 “잘해야겠다는 부담이 큰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부담을 느끼는 것보다는 단점들을 최대한 보완해서 앞으로의 연기를 보여드리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사실 ‘선재 업고 튀어’를 보면 아쉬운 점도 크다. 제가 컨디션이 안 좋을 때, 또 힘들 때 어떤 것에 집중해야 하는지 몰랐다. 아무래도 첫 주연이니까 집중하지 못한 장면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했다. 순간순간에 깊게 상대를 봤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크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선재 업고 튀어’ 다음에 대한 부담이 있긴 하지만 부담을 느끼는 건 ‘사람들이 좋아해줬으면 좋겠다’는 결과론에서 나오는 부담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어떤 생각을 한다고 한들 제스스로가 잘하지 못하면 결과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족한 건 최대한 챙기고, 잘하는 건 더 잘하면서 지금까지 해온 루틴처럼 하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벼락 스타’라고 하지만 ‘선재 신드롬’이 탄생하기까지 변우석이 ‘벼락’처럼 하늘에서 떨어진 것은 아니다. 모델 활동을 하다 ‘디어 마이 프렌즈’로 연기자로 데뷔했고, 이후 수많은 작품에 출연하며 8년간 내공을 쌓다 오늘의 ‘선재’를 만났다. 이제 ‘선재’를 떠나보내고 ‘내일의 우석’을 향해 나아가는 그는 힘들 때마다 ‘선재’를 통해 힘을 얻겠다고 말했다.
“오디션 100번 떨어지고 트라우마가 생겼어요. 그때 무너질 수도 있었지만 주변에 좋은 사람들 덕분에 아픔, 힘듦이 없었죠. 그런 게 없었다면 제 주변에 그렇게 좋은 사람들이 있었다는 걸 생각도 못했을 것 같아요. 그때 힘듦이 거름이 된 것 같죠. 앞으로도 그렇게 힘들 땐 ‘선재 업고 튀어’를 계속 찾아볼 것 같아요. 저한테는 제 인생의 ‘인생작’일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로 선재와 ‘선재 업고 튀어’를 사랑하는 것 같아요. 앞으로 사는 동안 계속 함께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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