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수백억대 '브릿지론 사기' 적발..."농협은행 직원이라 믿어"
[앵커]
부동산 시장에서 자금줄이 막혔을 때 돈을 빌려주고 높은 이자를 받는, 이른바 '브릿지론' 상품에 투자하라며 사기를 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유명 경제방송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린 대출 상담사와 농협은행 직원이 공모했는데, 피해 금액은 2백억 원대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임예진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부산에 사는 김 모 씨는 SNS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알게 된 농협은행 직원 A 씨에게서 솔깃한 투자를 권유받았습니다.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자금을 융통해주는 '브릿지론'에 투자하면 연수익 20% 수준을 보장하겠다는 제안이었습니다.
김 씨는 A 씨가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이름난 인사였던 데다, 소유한 부동산만 수백 채라는 말을 믿고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김 모 씨 / 사기 피해자 : 과시를 많이 했고요. 슈퍼카를 탄다든지, 부동산을 약 3백 개 이상 계약을 했다면서 계약서를 공개한다든지. 더더욱이 중요했던 건 농협중앙회 다닌다고 과시하면서 지인들의 대출까지 풀어주는 역할까지 했습니다.]
이후 몇 차례 수익이 지급되자 김 씨는 지인까지 동원해 150억 원가량을 투자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부터 수익과 원금을 받기는커녕, A 씨와는 연락도 제대로 닿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말 잠적한 A 씨 일당이 운영하던 사무실입니다. 지금은 텅 비어 있고 문도 잠겨 있습니다.
[A 씨 사무실 주변 상가 직원 : 사람들 와서 계속 울고불고 한 사람들도 있고. 저희도 이상해서 뭘 하는 곳이냐 하니까 대답을 안 해.]
경찰 조사 결과, 김 씨와 같은 피해를 본 이들은 전국적으로 40여 명,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는 250억 원에 달합니다.
유명 경제방송에도 출연하며 A 씨와 함께 투자자를 모집했던 자칭 '대출상담사'는 이미 구속됐습니다.
농협은행 직원이라던 A 씨는 현재 회사를 그만둔 상황.
이에 대해 농협은행 측은 IT 부서에 근무하던 A 씨가 휴직 기간에 한 일이라 범행을 인지하지 못했다면서, 회사와는 무관한 개인의 일탈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경찰은 사기와 유사 수신 혐의를 적용해 조만간 이들을 검찰에 넘길 예정입니다.
YTN 임예진입니다.
촬영기자; 신홍
디자인; 이원희
YTN 임예진 (imyj7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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