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성, 무슨 음식 먹었길래…"몸속 기생충 길이만 50cm"

반만 익힌 돼지 내장 들어간 필리핀 음식 섭취해

필리핀 여성의 장에서 발견된 50cm짜리 촌충 / 사진 = 국제외과학회지 사례보고서

싱가포르에서 일하던 30대 필리핀 여성의 몸속에서 50㎝에 달하는 기생충이 나와 놀라움을 자아낸다. 해당 여성은 긴급 수술을 통해 무사히 회복할 수 있었다. 

최근 국제외과학회지 보고서에 올라온 사례에 따르면 싱가포르 창이종합병원 의료진은 36세 필리핀 여성 A 씨의 장 속에서 대형 촌충을 발견했다.

A 씨는 10일에 걸친 설사, 복부 팽만, 발열 등을 겪었고 증상이 계속되자 결국 병원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처음 의료진은 A 씨에게 위장염 진단을 내렸으나, 뒤이어 복부 및 골반 CT 사진을 찍은 결과 대장 일부가 심하게 확장된 것을 발견, A 씨가 기생충에 감염된 것 같다고 판단해 긴급 수술을 했다. 

의료진이 대장을 절제하자 안에는 매우 긴 성체 촌중이 있었다. 촌충은 주로 소, 돼지, 민물에서 서식하는 어류 등에 기생하며 자란다. 돼지고기나 민물고기를 덜 조리해서 먹을 경우 촌충의 알이 내장 안으로 침투할 수 있고, 부화한 알은 장 내벽에 붙어 성장할 위험성이 높다. 

A 씨는 복통을 앓기 전 필리핀 전통 요리 '킬라윈'을 먹었다고 밝혔다. 이는 반만 익힌 돼지 내장, 어패류, 생선에 식초를 섞어 만든 음식이다. 기생충 제거 수술을 받은 A 씨는 알벤다졸, 프라지콴텔 등 구충제를 복용한 뒤 무사히 회복할 수 있었다. 실제 여성의 몸에서 발견된 촌충은 돼지고기나 민물고기를 덜 조리해서 먹었을 경우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은 "촌충 등 기생충이 사람 몸에 옮겨와 장 점막을 침범하면 환자의 10~25%에서 위장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며 대표적인 증상으로 복통, 설사, 발열을 꼽았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