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로 무너진 경북 예천...복구는 여전히 '하세월'
[앵커]
지난해 7월 경북 예천에선 극한 호우로 산사태가 나 15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습니다.
마을도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는데요.
사고가 난 지 1년이 지났지만, 복구는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주민들은 장마철을 앞두고 올해도 피해를 보진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김근우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이른 새벽 쏟아진 토사에 평화롭던 시골 마을은 한순간 쑥대밭으로 변했습니다.
지난해 극한 호우와 산사태로 막대한 피해를 본 경북 예천군 모습입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났지만, 벌방리 마을의 상처는 아직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산사태로 무너졌던 집들은 10개월째 아직 폐허처럼 방치돼 있고, 곳곳에는 이렇게 산에서 굴러떨어진 사람 몸만 한 바위들이 남아있습니다.
피해 복구율은 50%에 불과하고, 산사태를 막을 사방댐도 계획된 9곳 중 1곳만 완성됐습니다.
땅 주인의 동의를 받고 공사업체를 선정하는 등 행정 절차가 발목을 잡는 겁니다.
복구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국지성 호우로 바뀐 비 패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면 올해 더 큰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서재철 / 녹색연합 전문위원 : 이미 30년 전부터 대한민국 집중호우 패턴은 국지적이에요. 자동기상관측장비가 촘촘할수록 훨씬 유리하겠죠, 국지적인 강우량을 더 정확히 들여다보니까.]
무너진 집도, 산사태 흔적도 그대로인 마을.
주민들은 다가오는 장마철이 두렵기만 합니다.
[윤재순 / 경북 예천군 벌방리 주민 : 무서워요, 지금 전부 다 무서워해. 지금 장마가 아니라도 비만 오면 사람들이 잠을 못 자잖아요. 이쪽 길에 살면서 물난리 겪었던 사람들은 지금 비가 오면 잠 못 자요. 다 깬대.]
정부와 지자체만 믿고 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자구책을 찾고 있습니다.
[박우락 / 경북 예천군 벌방리 이장 : 혹시 그런 일이 또 발생한다, 또 사전에 예고됐다고 하면 예보에 따라서 사전에 조치해서 인명피해는 절대 없도록 그렇게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경상북도는 우선 이달 말까지 복구율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대피 체계를 갖추는 등 장마철 대책 마련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VJ: 김지억
YTN 김근우 (gnukim052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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