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지옥 보스턴, 댈러스 원투펀치는 살아날까?

올시즌 NBA 플레이오프는 각팀간 상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크게 작용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덴버 너게츠는 포인트센터 니콜라 요키치(29‧211cm)를 중심으로 강팀의 반열에 올랐다. 요키치는 운동능력, 기동성 등에서 약점을 지적받고 있음에도 큰 사이즈, 파워, 기본기, 다양한 스킬, 슛터치 등 다른 부분의 극대화를 통해 리그를 평정하고 있다.

무엇보다 넓은 시야와 BQ를 앞세운 리딩, 패싱센스는 동포지션을 넘어 역대급 퓨어포인트가드들과 비교될 정도다. 요키치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가운데 자말 머레이(27‧193cm), 애런 고든(29‧203cm), 마이클 포터 주니어(26‧208cm) 등이 왕성한 활동량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일으킨다. 덴버는 이러한 농구를 앞세워 지난시즌 챔피언에 오를 수 있었다.
 

올시즌에는 여러팀들이 ‘타도 덴버’를 외쳤다. 어찌보면 덴버의 약점은 분명하다. 요키치만 막으면 된다. 물론 워낙 사기적인 능력치를 가지고있는 선수인지라 제대로 막는다는 자체가 현재로서는 불가능에 가깝지만 어느정도 괴롭혀주기만해도 덴버의 경기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런 어려운 미션을 성공시킨 팀이 있었으니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다. 리그 최고의 수비형 빅맨 '에펠탑' 루디 고베어(32·216cm)에 더해 탈빅맨 수준의 외곽슛 능력을 갖춘 칼-앤서니 타운스(28‧211cm)의 '트윈타워'가 한꺼번에 덤볐고 거기에 ‘올시즌 식스맨상’ 수상자 나즈 리드(25·206cm)까지 힘을 보탰다.

그런 상황에서도 요키치는 여전한 괴력을 뽐냈으나 결국 7차전 접전 끝에 승리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어느정도 체력적 부담을 덜어줄 백업 빅맨만 있었어도 그마저도 통하지 않을 수도 있었겠으나 아쉽게도 덴버는 새로운 시즌의 전력보강에 너무 무심했다. 요키치는 로봇이 아니었다.

양과 질적으로 우수한 골밑자원들을 앞세운채 앞선에서는 앤서니 에드워즈(23‧193cm)가 득점을 주도하는 방식은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맞붙은 댈러스 매버릭스에게는 통하지 않았다. 강력한 우승후보 덴버를 깨트렸다는 점에서 미네소타는 파이널도 노려볼만한 기세였지만 아쉽게도 상성은 다르게 작용했다.

덴버와 마찬가지로 댈러스는 루카 돈치치(25‧201cm)라는 에이스에 대한 의존도가 큰 팀이다. 하지만 돈치치는 가드다. 요키치같은 경우 골밑 인해전술로 돌아가면서 괴롭힐 수 있었지만 앞선에는 그만한 자원이 없었다. 거기에 최강의 2옵션 카이리 어빙(32‧187.2cm)까지 함께하며 원투펀치를 이루고 있었던지라 주포 에드워즈의 부담이 컸다.

백코트 승부에서 밀릴 경우 두터운 골밑자원들로 포스트를 공략하는 방법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이는 잘 통하지 않았다. 미네소타 빅맨진은 수비는 탄탄했으나 화력적인 부분에서 상대를 부담스럽게 할 정도의 위력은 없었다. 데릭 라이블리 2세(20‧216cm), 대니엘 개퍼드(26‧208cm) 등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정도였다. 결국 승부는 백코트에서 났고 돈치치, 어빙의 맹활약 속에서 늑대군단은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미네소타마저 격파하며 기세가 오를대로 오른 댈러스지만 파이널에서 맞붙게된 보스턴 셀틱스는 정말 쉽지않아 보인다. 일단 1차전에서 107-89로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단순한 1패가 문제가 아니다. 보스턴의 단단한 수비는 댈러스가 내세울 수 있는 다양한 무기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

댈러스의 가장 강력한 공격패턴은 원투펀치를 앞세운 미스매치 유발이다. 리그 최고 수준의 공격 생산성을 자랑하는 돈치치는 일대일로 막기가 매우 어려운 선수다. 때문에 댈러스와 맞붙는 대다수 팀에서는 돈치치에 대해 더블팀은 기본이고 트리플팀까지 서슴치 않는다. 거기에 어지간한 1옵션 부럽지않은 특급 파트너 어빙이 함께 하는지라 상대 수비는 여기저기에서 균열이 생겼다.

돈치치와 어빙이 내외곽에서 수비를 끌고다니고 그렇게 생긴 빈틈으로 패스가 들어가면 동료들이 손쉬운 득점을 올리는 방식이 댈러스의 필승패턴이었다. 하지만 보스턴을 상대로는 통하지않고 있다. 보스턴 또한 제이슨 테이텀(26‧203cm), 제일런 브라운(28‧196.2cm)의 양날개가 유명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베스트5 모두가 위협적인 팀이다.

즈루 할러데이(34‧191cm), 데릭 화이트(29‧193cm) 역시 그날 컨디션에 따라 얼마든지 게임을 주도할 수 있는 선수이며 파이널에서 복귀한 크리스탑스 포르징기스(29‧221cm)도 그 대열에 합류했다. ‘빅5’라는 말이 과장으로 들리지않는 이유다. 거기에 샘 하우저(27‧201cm), 알 호포드(38‧206cm) 등 백업 멤버들의 힘도 아주 강하다. 무엇보다 무서운 것은 하나같이 공수겸장이다는 사실이다.

1차전에서 보스턴은 돈치치를 주로 일대일로 막아내는 수비를 펼쳤는데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하나같이 사이즈와 수비력을 겸비한지라 스위치가 되더라도 구멍이 생기지않았고 그로인해 돈치치로 인해 파생되는 패스가 원천차단됐다. 돈치치의 어시스트가 1개에 그쳤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1어시스트는 돈치치의 플레이오프 역대 최소 기록이다. 지난 3번의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선 평균 8.8어시스트를 올렸다는 점에서 이날 경기가 얼마나 안풀렸는지를 알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보스턴 팬들의 야유에 멘탈이 흔들렸는지 어빙 또한 부진에 시달리며 댈러스가 그간 자랑해온 원투펀치의 힘은 철저히 봉인되고 말았다.

물론 파이널은 이제 시작됐다. 공수에서 완벽해보이는 보스턴이지만 시리즈 내내 물샐틈 없는 수비에, 높은 야투 성공률이 계속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댈러스로서는 어떻게든 현재의 흐름을 깨고 균열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고자 최선의 방법을 다할 것이다. 그러기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돈치치, 어빙의 동반 폭발이 절실하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