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드라마 속 스토커라고?”…넷플릭스에 2천억원대 소송 제기한 女 정체는

넷플릭스 드라마 ‘베이비 레인디어’. [사진 = 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베이비 레인디어’의 등장인물 중 스토커 역할의 모델이 된 여성이 명예훼손을 당했다며 거액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6일(현지시간) AP통신과 가디언에 따르면 피오나 하비는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지방법원에 넷플릭스를 상대로 1억7000만달러(약 2300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하비는 넷플릭스가 드라마를 제작하면서 자신의 명예를 훼손해 정신적 고통을 가했고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퍼블리시티권은 누군가의 성명·초상·음성 등 개인의 인격표지 자체에 가치를 부여해 상업적 이용을 허락하는 독점적 권리를 의미한다.

베이비 레인디어는 스코틀랜드 출신의 작가이자 배우인 리처드 개드가 과거 스토킹 피해를 당한 경험을 기반으로 연출·극본·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우연히 만난 남성에게 집착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스토커는 피해자에게 다량의 이메일과 트윗을 보내고, 머리를 유리병으로 내려치는 등 범행을 저질렀다가 감옥에 간다.

하비는 자신이 이 작품에 영감을 준 사람은 맞지만, 5년형을 선고받은 스토커도 아니고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4만1000통의 이메일과 100개가 넘는 음성 메시지, 106통의 편지를 보낸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비는 소송장을 통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다국적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회사인 넷플릭스는 개드가 말한 ‘실화’를 확인하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며 “넷플릭스와 개드는 그녀의 평판과 인격, 삶을 파괴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실제 손해에 대해 최소 5000만달러(약 684억원), 정신적 고통과 사업 손실 등에 대해 최소 5000만달러, 드라마가 만든 모든 이익과 관련해 최소 5000만달러,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2000만달러(약 274억원)를 요구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우리는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방어하고 개드가 자신의 이야기를 할 권리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개드는 “극적인 클라이맥스를 만들기 위해 (이야기를) 약간 비틀었다”면서도 “감정적으로 매우 사실인 심각한 스토킹과 심한 학대를 받았다”고 인터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