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환초 강제동원 사망자 대부분 전남 출신…“진상 규명해야”

[앵커]

2차 세계대전이 진행 중이던 1940년대 조선인들은 전쟁터로 강제동원됐습니다.

남태평양 마셜제도의 동남쪽 끝에 있는 밀리환초에도 조선인 8백여 명이 동원됐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당시 밀리환초에서 숨진 조선인 대부분이 전남 지역 거주자였던 사실이 처음 확인됐습니다.

손민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머리를 민 채 속옷 차림으로 앉아 있는 남성들, 태평양 전쟁 당시 마셜제도의 산호섬인 밀리환초에서 탈출한 조선인들을 미군이 찍은 사진입니다.

[이인신/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2006년 인터뷰 : "조선사람들이 살려달라고 그러니까 살려 주는 게 문제가 아니고 전체 싹 쓸어 버리더라고요."]

당시 밀리환초에 강제 동원됐다가 숨진 조선인은 최소 2백 18명, 이 가운데 214명이 전남 출신인 사실이 처음 확인됐습니다.

담양 출신이 40명으로 가장 많고, 순천 29명, 곡성과 보성이 17명 등입니다.

일제의 강제동원 만행을 연구해온 일본인 타케우치 야스토 씨가 사망자 명단을 분석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사망자의 한국 이름과 유해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타케우치 야스토/일제 강제동원 연구자 : "이 피해 실태가 이 지역에 충분히 알려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역시나 진상규명이 여전히 요구된다고 생각합니다."]

밀리환초 희생자 유족 4명이 1992년 일본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에 참여한 적 있지만,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며 기각됐습니다.

[이국언/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이사장 : "지역적 합의가 필요할 것 같고 그러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당사자가 좀 있어야 추동력이 생기기 때문에."]

타케우치 씨와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생존자와 유가족을 찾아 피해자 명예 회복에 나설 계획입니다.

KBS 뉴스 손민주입니다.

촬영기자:안재훈/영상편집:이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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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민주 기자 (hand@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