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된 밀양 성폭행 가해자 “피해자에 죄송…심정지 온 것 같아”

노기섭 기자 2024. 6. 7.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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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4년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로 지목돼 뭇매를 맞으며 재직 중인 회사에서도 해고된 30대 남성이 "신상이 공개된 후 큰 고통을 받고 있다"는 호소 글을 올렸다.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밀양 사건 당시 조사를 받고 나왔던 XXX(가해자 실명) 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유튜브 채널 '나락보관소'는 지난 1일부터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을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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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에 글 올려…“강간 안해, 해당 내용과 다른 내용 있어” 해명도
밀양 여중생 성폭행 사건 가해자 신상을 공개한 유튜브 채널 ‘나락 보관소’. 유튜브 영상 캡처

지난 2004년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로 지목돼 뭇매를 맞으며 재직 중인 회사에서도 해고된 30대 남성이 "신상이 공개된 후 큰 고통을 받고 있다"는 호소 글을 올렸다.

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밀양 사건 당시 조사를 받고 나왔던 XXX(가해자 실명) 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실명을 적시한 것을 봤을 때, 가해 당사자였던 A 씨가 작성한 글로 추정된다. 유튜브 채널 ‘나락보관소’는 지난 1일부터 밀양 성폭행 사건 가해자들의 신상을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다. A 씨는 ‘나락보관소’에서 성폭행 사건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 중 1명이다. ‘나락보관소’ 측은 "A 씨가 외제차 전시장에서 일하며 여러 외제차를 몰고 골프를 즐기며 호화생활을 하고 있다"고 거세게 비난했다. 그는 이렇게 신상이 공개된 후 직장에서 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피해자가 2차 피해를 보거나 옛날 생각이 또다시 날까봐 죄송하다"면서도 "내용이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면 계속 이어질 것 같아서 글을 남긴다"고 적었다. A 씨는 "제일 중요한 강간을 하지 않았다"며 "피해자 마음이 다치지 않을까, 가족과 지인이 다치지 않을까 온통 그 생각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말에 가끔 골프한 건 맞다. 가해자 44명이 다 친하진 않다"며 "지인이 울면서 고통스러워 했고, 저 때문에 몇백 명이 피해를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지난 3일 동안 물 한 모금도 안 넘어갔고, 심정지 온 것처럼 있었다"며 "물 먹을 자격도 없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죄가 있다면 다시 한 번 더 죗값을 치르고 죽을 때까지 봉사하고 베풀며 살겠다"고 약속했다. A 씨는 "이번 일로 대한민국에서 살 수 없을 정도의 영향을 받았다"며 "영상이 해당 내용과 너무나 다르게 되어 있기 때문에 내려주셨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A 씨와 관련한 영상은 유튜브 채널에서 내려갔지만, 신상이 공개된 다른 가해자에 대한 영상은 여전히 남아있다. ‘나락보관소’ 측은 사건 관련자 44명의 신상을 모두 공개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밀양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은 지난 2004년 경남 밀양시에서 발생했으며, 44명의 남학생이 1년간 여중생 1명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사실이 드러나 국민적 공분을 샀다. 가해자들은 1986년~1988년생 고등학생들로 알려졌다. 당시 검찰은 성폭행에 직접 가담한 일부를 기소했고, 나머지는 소년부에 송치하거나 풀어줬다. 그러나 기소된 10명 역시 이듬해 소년부로 송치됐지만 보호관찰 처분 등을 받는 데 그치면서, 44명 중 단 1명도 처벌을 받지 않아 전과 기록이 남지 않았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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