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가해자’ 신상 공개 유튜버, 피해자 두 번 울렸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피해자들과 소통 없었다”
‘밀양 집단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 신상을 폭로하는 영상을 게시해온 유튜브 채널이 “피해자들의 요청으로 관련 영상을 모두 삭제했다”고 밝혔으나 거짓으로 드러났다. 피해자 측이 해당 채널과 소통이 없었다며 반박하는 입장을 내놨다.
유튜브 채널 ‘나락보관소’는 7일 오후 5시40분쯤 “밀양 피해자들과 긴밀한 이야기를 나눴다”며 “피해자들의 간곡한 요청이 있어 제가 제작한 밀양 관련 영상들을 전부 내린다”는 내용의 글을 유튜브 커뮤니티에 올렸다. 관련 영상들은 현재 모두 삭제됐다.
하지만 밀양 집단 성폭력 사건의 지원을 맡았던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이날 “피해자들은 해당 유튜버와 소통한 바 없다”며 “나락보관소는 마치 피해자들과 긴밀한 소통 끝에 피해자들의 의사를 반영하여 영상을 내린 것처럼 사실과는 다른 공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피해자 의사를 확인하지도 경청하지도 않았던 나락보관소의 행태에 문제를 제기한다”며 “유튜브 콘텐츠를 위해 피해자가 희생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피해자 측의 동의를 얻었다는 나락보관소의 해명은 영상을 올릴 때도, 내릴 때도 모두 거짓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나락보관소는 가해자 신상 공개 영상이 큰 주목을 받자 “피해자의 동의를 얻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시에도 한국성폭력상담소는 “가해자 신상 공개에 관한 영상 게시에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은 동의한 적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나락보관소가 가해자의 구체적인 신상을 공개한 후 영상 속 인물이 회사에서 해고를 당하는 등 파장이 크게 확산했다. 무고한 시민을 가해자의 여자친구로 잘못 지적해 해당 인물이 자기 사업장에 찾아온 누리꾼에게 공격을 받는 등의 피해도 이어졌다.
현재 나락보관소는 영상 속 일부 관련자들에게 고소당한 상태다. 경남경찰청은 김해 중부경찰서와 밀양경찰서에 5건의 소장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가해자로 지목된 후 직장에서 해고된 남성과 가해자의 여자친구로 잘못 지목된 여성 등이 나락 보관소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시글을 삭제한다는 공지글에 해명을 요구하는 누리꾼들의 답글도 보였다. 한 누리꾼은 “피해자와 대화를 했다는데 어떤 이유가 있었는지 설명은 해야 한다”며 “거액의 후원금을 보낸 이들에게 타당성 있는 해명은 해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
https://www.khan.co.kr/national/incident/article/202406070600045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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