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성폭행' 고소·진정 접수되자…유튜브 영상은 실종

7일 오후 3시 기준 5건 접수
이후 특정유튜버 영상 삭제 또는 비공개 추정

20년 전 밀양 고교생이 울산 여중생을 1년간 지속적으로 성폭행한 이른바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해 유튜버들이 가해자로 지목하며 신상을 공개하자 관련자들의 고소장과 진정서가 잇달아 경찰서에 접수됐다.

현재 가장 먼저 사적제재를 시작한 특정 유튜버 채널에서는 관련 영상을 찾을 수 없는데, 법적 문제를 염두에 두고 비공개 전환 또는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

경남경찰청은 7일 오후 3시 기준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라고 지목한 유튜버들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합계 5건의 고소장과 진정서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고소인과 진정인들은 유튜버들이 당사자 동의 없이 무단으로 개인 신상을 공개해 명예가 훼손됐다며 처벌해달라는 취지로 작성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유튜버들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지난 1일부터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당시 가해자라고 지목하며 여러 명의 얼굴과 직업 등 신상을 공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목된 당사자들은 회사에서 해고되거나 일했던 식당이 폐업을 하는 등 직·간접적인 피해를 받았다.

밀양 성폭행 사건은 2004년 경남 밀양에서 44명의 남학생이 1년간 울산의 여자 중학생 1명을 집단으로 성폭행한 사건이다.

이중 30명은 소년부 송치 후 소년원 송치 처분되거나 보호관찰 처분 등이, 나머지 14명은 합의 등에 따른 공소권 없음 결정 등으로 일단락됐다.

이 때문에 해당 사건은 범행의 잔혹성에 비례하지 않는 검경 수사의 부실성과 솜방망이 재판 결과, 가해자들 부모의 2차 가해 등으로 인해 국민 공분을 산 바 있다.

전국 각지에서 집단 성폭행 사건이 발생할 때면 언급되다가 최근 유튜버들의 신상공개로 재조명되면서 온라인에서는 사법 불신을 갖고 이 같은 사적제재에 열광하고 있는 분위기다.

다만 불명확한 정보로 인해 관련 없는 피해자가 나타나거나 실제 피해자 또한 동의하지 않은 영상을 업로드했다며 유튜버들이 조회수 부풀리기로 돈벌이에만 혈안이 돼있다는 비판도 동시에 나왔다.

그런데 가장 먼저 사적제재를 시작한 특정 유튜브채널에서는 이날 오후 6시 기준 관련 영상 전부 찾을 수 없는 상태다.

고소장과 진정서가 접수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법적 문제 등을 염두에 두고 영상 게시물을 삭제 또는 비공개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관계자는 "해당 유튜버가 법적 처벌을 염두에 두고 영상을 내린 것 같다"며 "수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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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CBS 이형탁 기자 tak@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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