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세월에도 영원한 현역… 최상호, KPGA선수권 ‘아름다운 마무리’

김지한 기자(hanspo@mk.co.kr) 2024. 6. 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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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야속했지만 티잉그라운드에 선 '전설'의 표정에서는 미소가 넘쳐흘렀다.

한국 남자 골프 '전설' 최상호(69)가 제67회 KPGA선수권대회를 마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프로 선수로서 은퇴를 사실상 선언했다.

이번 대회를 마무리한 최상호는 "KPGA선수권 출전이 사실상 KPGA 투어 마지막 출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사실상 현역 은퇴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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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1·2R 합계 10오버파로 마쳐
KPGA 투어 통산 43승 거둔 ‘전설’
만 69세에도 36홀 거뜬히 소화해
“이번 대회가 KPGA 투어 마지막,
앞으로 골프계 도움될 일 하겠다”
최상호가 7일 열린 KPGA 선수권대회 2라운드 15번홀 페어웨이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KPGA
세월이 야속했지만 티잉그라운드에 선 ‘전설’의 표정에서는 미소가 넘쳐흘렀다. 한국 남자 골프 ‘전설’ 최상호(69)가 제67회 KPGA선수권대회를 마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프로 선수로서 은퇴를 사실상 선언했다.

최상호는 7일 경남 양산 에이원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중간합계 10오버파 152타로 경기를 마쳤다. 1라운드에서 7오버파 78타로 출발했던 최상호는 2라운드에서 버디 2개를 잡으면서 선전했지만 보기 3개, 더블 보기 1개로 3타를 더 잃었다. 비록 컷 통과를 하지는 못했지만 KPGA 투어 통산 43승을 거둔 ‘살아있는 전설’은 내내 뿌듯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최상호는 “내 골프 인생에서 가장 즐거운 이틀이었다”면서 “오랜만에 투어에 출전하게 돼서 정말 긴장됐다. 함께 경기한 고군택, 김한별이 나보다 거리가 40야드 더 나가고 걸음도 빨라서 힘도 들어가고 빨리 쫓아가려고 애썼다”며 웃어보였다. 그래도 모처럼 공식 대회에 선 덕이었는지 연신 밝은 모습이었다. 최상호는 “1라운드 티샷 전에는 갤러리들이 환호가 컸다. KPGA 직원이 내 우승 기록 등에 대해 설명해주니까 팬들이 ‘와!’ ‘와!’ 하면서 놀라더라”면서 “그러다 보니 긴장했다. 2라운드 9번홀 마지막 퍼트는 홀까지 약 1m 정도 남았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내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이 좀 있었다. ‘이게 들어가지 않으면 어쩌지?’라는 생각부터 들었다”고 돌아봤다.

최상호가 7일 열린 KPGA 선수권대회 2라운드 9번홀에서 티샷하고 있다. KPGA
KPGA 투어 최다승, 한 시즌 최다승(4승), 19년 연속 상금 순위 톱10 등 국내 남자 골프에서 각종 기록을 섭렵한 최상호는 ‘영원한 현역’으로 불린다. 1955년 1월생 만 69세인 최상호는 평소 꾸준한 운동을 해온 덕분에 36홀 플레이를 거뜬하게 소화했다. 평소 몸 관리에 대해 최상호는 “주 3~4회 정도 라운드를 한다. 그래서 라운드에 지장이 가는 것을 하지 않고 건강에 신경을 쓴다. 웨이트 트레이닝은 따로 하지 않는다. 집에서 스트레칭이나 스윙 연습을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최상호는 스스로 “43승까지 쌓은 것이 골프 인생에서 가장 보람찼던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래도 ‘난공불락’과 같던 최상호의 기록이 깨진 것도 있었다. 지난달 최경주가 SK텔레콤 오픈에서 우승해 KPGA 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만 54세)을 세운 게 대표적이다. 원래 최고령 우승은 2005년 당시 KT&G 매경오픈에서 우승했을 당시 만 50세 4개월 25일을 기록한 최상호가 보유하고 있었다. “시원섭섭하다”던 최상호는 “하지만 기록이란 깨지기 마련이다. 내가 갖고 있는 기록들을 빨리 깨야 투어와 선수 모두 발전한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이번 대회를 마무리한 최상호는 “KPGA선수권 출전이 사실상 KPGA 투어 마지막 출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사실상 현역 은퇴를 시사했다. “정말 의미깊은 출전이었다”고 밝힌 최상호는 “누굴 가르치는 것보다 앞으로 골프계에 도움이 될만한 것들이 있으면 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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