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2인 지도체제' 없던 일로? …비윤·친윤 '부정적', 특위도 '신중론'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안한 '2인 지도체제'가 좀처럼 당내에서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 당초 비윤계 당권주자인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과 유승민 전 의원 견제용이란 의심을 받았는데, 친윤계에서마저 난색을 표하면서다.
국민의힘 당헌·당규 특별위원회는 7일 중앙당사에서 회의를 마치고 "(지도체제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2인 체제의 장점이 있지만 반대하는 분들에게선 2인 사이 다툼이 있을 때 당을 일관되게 이끌고 갈 수 있느냐는 걱정이 있었다"며 "그런 걱정을 불식시키고 2인 지도 체제로 갈 수 있을지 여부를 다시 의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 위원장은 "특위 위원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 당헌·당규를 개정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2인 지도체제란 당대표 선거 1위가 대표, 2위가 수석최고위원이 되고, 나머지 최고위원은 별도 경선을 통해 선출하는 방식이다. 당대표와 최고위원 경선을 각각 치르는 '단일 지도체제'와 경선에서 1위가 당 대표를 차순위부터 최고위원을 하는 '집단 지도체제'를 합친 절충안이다.
특위는 당초 오는 12일까지 지도체제와 민심 반영 비율, 결선 투표, 당권·대권 분리 등에 대해 개정안을 마련하기로 했지만 민심 반영 비율만 20~30%라는 합의에 도달했을 뿐 나머지에 대해선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위 위원들 사이에선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도체제를 바꾸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신중론도 나왔다고 한다. 여 위원장은 만장일치가 아니더라도 위원들 사이에 어느 정도 설득이 이뤄져야지, 일부가 의견을 고집할 경우 개정안이 도출되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따라 특위의 개정안에 2인 지도체제가 담기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 특위 위원은 이날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지도체제를 지금 바꾸는 것이 적절한 의제인가 계속 얘기가 나오고 있다. 황우여 위원장이 2인 지도체제 문제를 갑자기 던지셨기 때문에 조율과정이 내외적으로 있을 것 같다"고 했다.
2인 지도체제는 당내에서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특히 당권주자들이 자신의 유불리를 떠나 대체로 부정적 입장을 나타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친한계는 당 대표 출마 시 당선이 유력한 한 전 위원장을 견제하기 위한 카드라고 보고 있다. 한 전 위원장이 대표가 될 경우 친윤계 수석최고위원으로 당 대표의 권한을 제한할 수 있어서다. 국민의힘 3040 원외 모임인 '첫목회'도 반대 입장을 내놨다.
진수희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6일 밤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서 "황 비대위원장이 용산과 소통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래서 부통령처럼 부대표를 두는 하이브리드 체제를 (들고 나온 것 같다)"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도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부대표 선출 방식으로 가면 유승민 전 의원이 뛰어드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유 전 의원은 당대표 후보로 가야 되는데 한동훈·윤상현·나경원이 끼면 여기서 자칫 3등을 할지도 모른다"고 했다.
친윤계도 2인 지도체제를 딱히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찐윤' 이철규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누군가를 견제하기 위해 단일지도체제에서 집단지도체제로, 또는 절충형으로 가자 이렇게 들리는 순간 우리 제도는 형해화한다"며 지도체제 변화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당권주자로 꼽히는 나경원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집단지도체제는 '봉숭아학당'의 안 좋은 기억이 있다. 이른바 '하이브리드' 체제도 올바른 대안이 아니다. 정도로 가야 한다"며 "책임 정치 실천, 안정적인 리더십 발휘를 위해서는 기존의 단일지도체제가 더 적합하다"고 했다. 윤상현 의원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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