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정말 멋진 삶을 살았다' 페이커, 그가 전한 이야기(전문)
(MHN스포츠 이솔 기자) 정상, 그리고 아픔을 거쳐 다시 정상으로 올라선 페이커 이상혁. 그의 12년을 '부분적으로'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마련됐다.
지난 6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신라호텔에서 펼쳐진 전설의전당 미디어데이 행사에서는 페이커 이상혁이 전설의전당 헌액식이 펼쳐졌다.
행사에는 페이커 이상혁을 비롯해 T1의 선수단 및 관계자가 동석했다. 페이커 이상혁이 지난 5월 12년 역사상 처음으로 '전설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것을 기념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날 헌액식 마지막 순서로는 e스포츠의 살아있는 전설, 전용준 캐스터-윤수빈 아나운서가 페이커에게 질의응답을 전했다.
- 이렇게 많은분들이 페이커를 위해 왔다. 소감은?
얼마전부터 전설의전당 때문에 핫했다. 그때부터 감사했는데 좋은자리 만들어주셔서 감사드린다. 공간도 날짜도 뜻깊어서 더 의미가 있다.
- 페이커만을 위한 아이템 - 메르세데스 벤츠 자동차와 아트웤, 헌정 스킨까지 준비됐다. 이에 대한 소감은?
진짜 저도 처음에 이런 많은것들이 준비되었을줄 몰랐다. 볼때마다 새롭게 나오는 것 같아 놀랍고, 감사드린다.
벤츠 사장님 이 선물로 주신 차 타볼건가?
무조건 타야 한다. 벤츠에서 선물해주신거니 당연히 탈 것이다.
조수석에 누구를 태울 예정인가?
누군가를 태우고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T1 선수들을 태우고 드라이빙할 예정이다.
(2인승이라는데?) 그렇다면 서머시즌 캐리해주는 선수를 태워줄 것 같다.
(드라이브코스가 페이커 로드가 될 수 있으니, 장소 공유 부탁드린다)
- 페이커가 만들어낸 기록이 엄청 많다. 라이엇 주관 모든대회 우승, 로열로더, 월드챔피언십 최고승률, LCK 최연소 데뷔 등 정말 많다. 특히 지난 2023년에 또 한번 증명해낸 '월즈 LPL 다전제 전승'이라는 기록이 뜻깊은데, 주목하고 있는 기록이 있나?
사실 인터뷰에서 종종 말씀드렸는데, 기록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내가 가장 중요한건 많은분들이 얼마나 중요해주냐는것이 중요하다. 작년 월즈에서 많은분들이 축하해주신 것이 뜻깊었다.
- 데뷔할 때의 이야기도 빼 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데뷔전 첫킬, 다시 말하면 앰비션 데스, 직접 보나?
그 장면을 직접 찾아보진 않았는데... 보여 주셔서 어쩔 수 없이 보게 됐다.
- 앰비션은 페이커에게 허용한 데스를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한다.
그렇게 본인의 죽은 장면을 말씀하기 쉽지 않을텐데, 정말 감사드린 것 같다.
- 기록만큼이나 어록도 많다, 본인이 느끼기에 인상깊은 말이 있다면?
작년에 그런 멘트들이 좋았다. 작년 다 좋았던 것 같다. 월즈에서 했던 멘트들... 특히 4번째 우승은 팀을 위한 것이라는 멘트가 개인적으로는 좋았다.
- 10년넘게 선수생활 하며 떠오르는 게 많을 것 같다. 프랑스에서 생일 축하 노래를 받았던 기억, 브로콜리 페이커의 앞구르기, 그리고 인게임에서는 LPL을 무너트렸던 '내가 넘겨줄게' 기억난다. 꼽으라면 100개도 꼽을것 같다. 페이커는 어떤가?
앞구르기 했던 게 기억에 많이 남는다. (왜 앞구르기 했나?) 그때는 어떻게 그렇게 했나 싶다.
- 앞으로도 퍼포먼스를 보여줄 의향이 있나?
즉석으로 하는편이라 잘 모르겠다.
- 경기장에서는 냉철한 모습을 주로 보여주지만, 감정의 동요를 보여준 장면들도 많았다. 대표적으로 17년도 월드챔피언십 결승 등이 예시인데, 감정의 동요가 있었나?
약간 F성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저도 되게 좀 그런 게 있는데, 그래서 조금 더 마음을 다스리는 것들을 배우고 실천하려고 한다.
- 항상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명상이 제일 좋다. 마을을 다스리는것은 많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러 논문들도 많고 한데, 그런걸 보며 공부한다.
- 축구선수 손흥민, 엔터테이너 유재석 등 다양한 명사들과 어깨를 견주는 슈퍼스타의 삶을 살고 있다. 그 삶은 어떨까?
요즘 해가 가면 갈수록 E스포츠 시장이 커지니 관심도 높아지는 것 같고, 밖에서도 저를 많이 알아봐주셔서 감사드린다. 기자분들도 저를 보기 위해 찾아와주셔서 감사하다. 물론 때로는 불편하기도 한데, 불편함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대신에 감사한 마음이 훨씬 큰 것 같다.
- 상상하기는 어렵지만, 페이커도 '혼밥' 하나?
작년에 훠궈 음식점에 혼밥하러 간 적이 있다. 가고 싶었는데 먹을 사람이 없어서 (혼밥하게 됐다)... 그리고 혼자 먹는것도 재미있을 것 같았다.
- 스킨이야기를 빼 놓을 수 없다 예쁘다는 평가가 많은데
저도 봤는데 스케일 모션도 좋고, 좀 아리 유저분들이 굉장히 좋아하신다.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 제작 과정에 어느정도 참여를 해서 뿌듯한 것 같다.
- 페이커의 대표적인 제스쳐는 '따봉'인가 '쉿'인가? 뭐가 본인의 최애인가?
'쉿'을 팬분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
- 이와 같은 제스쳐가 르블랑 귀환 스킨에도 영향이 있엇나?
그렇다. 특히 르블랑의 귀환 모션은 해외에서 많이 좋아해주시던 제스쳐였다.
- 미드 근본챔은 오리아나라고 말씀하셨는데, 가장 사랑하는 미드 챔피언은?
(페이커는 '모스트 3 챔피언'을 묻는 질문에 아지르-오리아나-라이즈라고 정확하게 답했다)
개인적으로 아지르를 많이 플레이해 애정이 간다. 아지르를 꼽고 싶다. 다만 앞으로는 다양한 챔피언들도 활용해 보고 싶다.
- 대한민국 최고의 E스포츠 선수로 활약하기 위한 원동력이 있다면?
유퀴즈에서도 이야기한 내용이다. 처음에는 돈을 벌려고 했다. 18살에 데뷔했는데 월급이 200만원이었다. 이를 보며 돈을 많이 벌고 싶다고 생각했다.
물론 요즘엔 그런것보다도 팬분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 좋다.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고, 오랫동안 (기억될)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팬분들을 즐겁게 해주고 싶다.
- 데뷔초부터 응원해주신 팬분들이 있으실텐데, 기억에 남는 팬분들이 있나?
팬미팅할때 팬분들의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 볼때마다 뿌듯하다. 에피소드를 꼽기는 어렵다.
- 팬분들에게 받은 특별한 선물이 있다면?
집이 진짜 선물들로 꽉차있다. 집을 증축한것도 팬분들이 그려주신 작품들 등 선물들을 보관하기 위해 이를 결정하게 됐다. 하나하나 모두 소중한 선물들이다.
선물을 보관하기 위해 집을 넓힌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란 전용준 캐스터와 윤수빈 아나운서는 "다른 삶이구나"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 많은 대중분들이 페이커선수의 할머님에 대해서 궁금해하신다. 요새도 조언을 해주시나?
요새는 훈수를 두시진 않는데, 몇번 카톡으로 뭐 운수 좋은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등, 잘 되는(일이 잘 풀리는) 꽃 사진 같은것들을 보내주시기도 한다.
- 댁에서 큰 응원을 보내주실 것 같다. 이자리를 빌어 지인분들께 한 말씀
영상에서도 팀원과 팬분들을 언급했는데. 가족의 도움과 더불어 우리(프로게이머)는 이스포츠에 관련된 관계자분들 덕분에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감사하고, 보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 페이커, 선수로써 어땟는지 스스로의 평가를 물어보고 싶다.
제가 생각하는 스스로의 모습은 지금까지 잘 했다고 생각한다. 성취한 업적이 기준은 아니다. 어렸을때는 미숙했고, 생각하는것도 지금과는 많이 달랐는데, 많이 성장한 것 같다. 그런것들이 굉장히 만족스럽다.
- 앞으로의 페이커의 생활은 어떨까?
어쨋든 저도 계속해서 시련이 있을거고, 이를 이겨내는것이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프로생활이 잘 되기만 할수는 없는데, 잘 되건 안 되건 발전하고, 길을 모색하는것이 목표다. 이 목표를 가지고 꾸준히 열심히 할 것 같다.
- 페이커에게 LOL이란 무엇인가?
저는 LOL을 통해 되게 많이 성장했다. 주변분들도 저를 보며 많이 영감을 얻었다고 하셨다. 주변인에게 영감을 전하고 10년이 정말 짧은 시간이라고 생각하는데, 인생이 길기에 짧은 순간에 깊고 의미있는 경험을 하게 되어 감사하다고 생각한다. 삶을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이 롤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감사드린다.
전용준 캐스터는 페이커에게 '정말 멋진 삶을 살았다'는 멘트를 마지막으로 Q&A시간을 마무리했다. 한 명의 소년에서 '전설'까지, 페이커가 걸어온 페이커에게 전할 수 있는 가장 담백한, 그리고 적절한 헌사였다.
사진=MHN스포츠 DB, 라이엇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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