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L 차세대 장비, TSMC가 먼저 샀다

대당 5211억원 EUV장비
인텔 따돌리려 선제 도입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이 생산한 3억5000만유로(약 5211억원)의 차세대 극자외선(EUV) 장비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운드리 업체가 '하이(High) 뉴메리컬어퍼처(NA) EUV' 장비를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7일 연합보 등 대만 언론은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최첨단 공정을 통해 반도체를 만들기 위한 관련 장비 구매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로저 다센 ASML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TSMC와 인텔이 연말까지 차세대 EUV 노광 장비인 '하이 NA EUV'를 구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지난 4월 미국 오리건주 연구개발(R&D)센터에 차세대 EUV 장비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ASML이 인텔, TS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현재 EUV 라인을 사용하는 모든 고객으로부터 12개 이상의 하이 NA EUV 장비를 주문받았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대만 언론은 TSMC가 남부 가오슝 지역 2㎚(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장에 관련 장비를 도입해 2025년부터 후면전력공급이 가능한 N2P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N2P 제품은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과 첨단 가전제품을 구동하는 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하이 NA EUV'는 반도체 회로를 더 세밀하게 그릴 수 있는 ASML 차세대 장비다. 장비 중량은 150t으로 에어버스 A320 여객기 2대와 같은 무게다.

앞서 TSMC는 지난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차세대 EUV 장비의 성능은 마음에 들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다며 우려를 표한 바 있다.

[김제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