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인력시장엔 중국어만 … 한국인 구직자 20%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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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노가다 세대'는 고령화되고 젊은 층은 '3D 업종' 취업을 꺼리면서 한국인 인력이 눈에 띄게 줄고 있어요. 외국인 노동자들은 대부분 불법체류자인데, 이들 없이는 현장이 절대 굴러가지 않을 정도가 됐어요."
건설현장에서 한국인 청년들이 사라지면서 빈자리를 장년층과 대다수가 불법체류자인 외국인 근로자가 메우고 있다.
내국인만으로는 인력 27만1098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외국인은 32만7234명이 공급되면서 건설현장 노동력 부족분을 메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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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노동자 고령화 심각
"숙련외국인 비자 확대해야"
◆ 공사현장 점령한 불체자 ◆
"이른바 '노가다 세대'는 고령화되고 젊은 층은 '3D 업종' 취업을 꺼리면서 한국인 인력이 눈에 띄게 줄고 있어요. 외국인 노동자들은 대부분 불법체류자인데, 이들 없이는 현장이 절대 굴러가지 않을 정도가 됐어요."
최근 서울 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 앞. 평일 새벽마다 건설현장 일용직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들로 붐비는 이곳의 한 인력사무소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날 새벽 색 바랜 등산복을 입은 사람들이 어둠을 뚫고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사람이 가장 몰리는 오전 5시에는 200여 명이 역 인근에 모여 있었다.
이곳에는 건설현장 일용직 일자리를 찾는 외국인 근로자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문화가 생겼다. 횡단보도를 사이에 두고 영역을 나눠 한쪽에는 외국인, 반대편에는 내국인 구직자가 기다리는 것이다. 외국인이 모이는 쪽에서는 중국어 소리만 들렸다. 구직자뿐 아니라 구인자 역시 중국인이었다.
반면 내국인이 모인 반대편에는 얼굴에 깊게 주름이 파인 한국인 열댓 명이 띄엄띄엄 서 있었다. 매일 이곳에서 둥굴레차를 나눠주는 봉사를 하는 홍병순 씨(70)는 "여기 온 사람들 중 한국인은 20%도 안 되고 나머지는 대부분 중국인과 조선족"이라며 "외국인이 많아지니까 외국인과 한국인이 일감을 기다리는 장소가 나뉘었다"고 말했다.
건설현장에서 한국인 청년들이 사라지면서 빈자리를 장년층과 대다수가 불법체류자인 외국인 근로자가 메우고 있다. 고령 근로자가 할 수 있는 작업이 제한적인 데다 중대재해처벌법 이슈로 60세 이상 근로자를 거부하는 현장이 늘면서 외국인 근로자 의존도는 높아지고 있다.
건설근로자공제회의 '2024년 건설근로자 수급 전망'에 따르면 건설 기능인력 수요는 183만6455명인 데 반해 내국인 공급은 156만5357명으로 예측됐다. 내국인만으로는 인력 27만1098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외국인은 32만7234명이 공급되면서 건설현장 노동력 부족분을 메울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건설근로자공제회에 따르면 건설현장 평균 진입 연령은 37세, 현장 노동자 평균 연령은 53.1세로 나타났다.
외국인 건설근로자는 현재 최장 4년10개월까지 체류할 수 있는 단순 일용직(E-9) 비자만 받을 수 있다. 정부가 건설업 E-9 비자 쿼터를 2000명에서 6000명으로 늘리면서 인력 수급에 다소 숨통이 트였지만 저숙련 인력보다 숙련 기능인력 비자 쿼터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성주 대한전문건설협회 노동정책팀장은 "건설업체들이 합법 외국인 인력을 쓰려고 노력해도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내국인 근로자 부족분은 점점 커지는데 이를 메울 수 있는 사람은 외국인 노동자뿐이기 때문"이라며 "능력 있는 합법 인력을 쓰기 위해서는 숙련 기능인력 외국인이 받는 비자인 E-7 쿼터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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