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돌파력' 읽고 힘낸 박민지, 8언더 맹타

조효성 기자(hscho@mk.co.kr) 2024. 6. 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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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PGA 셀트리온 1라운드
버디 9개·보기 1개로 선두
페어웨이 적중률 100%로
코스 레코드 타이기록 써
휴대전화 대신 독서하면서
'여유갖고 해보자' 생각해
셀트리온, 4연패땐 3억 포상
박민지가 7일 강원도 양양군 설해원의 더레전드코스에서 열린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1라운드 12번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다. KLPGA

"아쉬운 점이 단 하나도 없는 경기를 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최초 '단일 대회 4연패'에 도전하는 박민지가 첫날부터 무서운 버디쇼를 펼치며 리더보드 꼭대기에 올라섰다.

박민지는 7일 강원도 양양군 설해원의 더레전드코스(파72·6652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 첫날 버디 9개를 잡고 보기는 1개로 막아 8언더파 64타를 적어냈다. 이 코스 최저타 타이기록이다.

경기 후 "아쉬운 점이 없었다"고 할 정도로 완벽한 경기였다. 박민지는 이날 평균 드라이버샷 비거리 243.58야드를 기록하며 페어웨이 적중률이 100%였다. 깨끗한 페어웨이에서 그린을 노리니 그린적중률도 88.88%나 됐다. 또 파3홀 평균 버디 퍼트 거리는 4.3m밖에 되지 않았고 파5홀에서도 평균 버디 퍼트 거리가 5.9m였다. 퍼트감도 좋아서 그린 적중 시 평균 퍼트 수는 1.56개밖에 되지 않았다.

박민지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대회 트로피를 수집했다. 올해도 우승한다면 '한국 여자골프 최초 단일 대회 4연패' 기록을 세우게 된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는 한장상 고문이 한국오픈(1964~1967), KPGA 선수권대회(1968~1970)에서 두차례 4연패를 달성한 바 있다.

8언더파는 대기록 부담감을 안고 치른 첫 라운드라고 보기 힘든 결과다. 박민지는 시작부터 '4홀 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강렬하게 출발했다. 10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핀 1.8m에 붙이고 버디를 잡아낸 박민지는 11번홀(파3) 4.2m 버디, 12번홀(파4) 90㎝ 버디, 13번홀(파4) 2.4m 버디 등 티샷, 아이언샷, 퍼팅이 모두 완벽한 모습을 보이며 타수를 줄여 나갔다. 15번홀(파4)에서 3퍼트가 나오며 아쉽게 보기가 한 차례 나왔지만 곧바로 16번홀(파3)부터 3개 홀 연속으로 버디를 잡아냈다. 초반 9개 홀에서 6타를 줄인 박민지는 이후 파 행진을 하며 숨을 고른 뒤 6번홀(파5)과 7번홀(파3)에서 1타씩 더 줄이며 8언더파 64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부담감이 없던 것은 아니다. 아직 올 시즌 우승이 없는 박민지는 "잘 치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어떻게 하면 그 마음을 공에 드러내지 않으면서 매끄럽게 칠 수 있을지 며칠 동안 많이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박민지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연습라운드도 하지 않았다. 프로암에만 출전했다. "프로암 때 너무 못 쳐서 동반자분들께서 하나 더 치라고 연습하게 도와주시고 퍼트에 대해 알려주시기도 했다. 처음 겪는 일이었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고 했다.

긴장을 떨치기 위해서 '독서'를 한다는 자신만의 노하우도 밝혔다. 박민지는 "요즘 대회 중 5분이라도, 한 챕터라도, 휴대전화 볼 시간에 책을 읽고 자려 한다"며 "최근에는 '돌파력'이라는 책을 두 번째 읽고 있는데, '늘 죽음은 지척에 있다'는 내용이 있더라. 죽음이 당장 우리와 상관없는 것 같지만,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나중을 위해서 낭비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서 살자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요즘은 '오늘은 내게 지나가는 수많은 날 중 하나이니까 오늘을 느끼자'는 마음으로 산다"면서 "예전엔 성적이 좋았으나 골프를 하면 할수록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느꼈는데, 여유를 갖고 해보자는 마음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3라운드 대회 중 첫날을 잘 마무리한 박민지는 "아직 밝히지 않은 우승 공약을 갖고 있다. 4연패를 이뤄 실행에 옮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미소를 지어 보였다. 박민지의 '한국 여자골프 최초 4연패'를 독려하기 위해 주최사인 셀트리온은 '포상금 3억원'을 내걸었다. 우승 상금인 2억1600만원보다 훨씬 큰 규모다. 박민지는 우승을 차지하게 되면 '한국 여자골프 대기록'을 수립하면서 동시에 5억1600만원이라는 엄청난 돈도 챙길 수 있다.

박민지가 우승할 경우 시즌 첫 승과 함께 통산 19승 고지를 밟는다. KLPGA 투어 통산 최다승은 고(故) 구옥희와 신지애의 20승이다. 신지애는 아마추어 시절 우승까지 포함하면 KLPGA 투어에서 21승을 거뒀다.

고지우가 5언더파 67타를 기록했고 황유민, 이예원, 최예림 등은 4언더파 68타를 치며 선두권으로 첫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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