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영제이, 병역 기피 의혹에 "父에 학대받은 후 소년가장, 약 먹고 기절할 정도"[인터뷰①]

류예지 2024. 6. 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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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류예지 기자]

텐아시아 DB

"저는 창작활동을 하는 사람이잖아요. 안무를 짜고 춤을 연습하고 그 안에서 영감을 찾아야 하고. 근데 약을 먹으면 바로 기절을 해버리니까, 알람 소리마저도 못 듣고 사람이 예민해지니까. 그래서 약을 먹지 않고 버티려고 했어요. 그러다 보니 약이 많이 남았고 병원을 중간에 쉬게 되었죠"

저스트절크의 수장 영제이가 병역 기피 의혹과 관련해 입을 열었다. 앞서 본지 기자는 지난 4월 말 영제이의 병역 기피 의혹에 대해 단독 보도했다. 영제이가 2021년 3월 24일 4급 보충역 병역 처분을 받은 이후 정신과에 단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었기 때문. 극심한 공황장애를 겪고 블랙아웃이 될 정도였다면서 3~4년의 시간 동안 영제이가 병원에 가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영제이의 해명을 들어봤다.

본지 기자는 최근 저스트절크 아카데미 이대점에서 영제이와 인터뷰를 가졌다. 자리에는 영제이의 변호사도 동행했다. 방에 들어서자 영제이는 상당히 굳은 얼굴로 취재진을 마주했다.

병역 문제와 관련해서는 13년 정도의 시간을 되돌아봐야 했기에 타임라인 순으로 질문과 답변을 진행했다. 영제이가 처음 병역판정검사를 받은 건 2011년이다. 당시 발목 관절 이상으로 병역검사 결과 3급을 받았다. 영제이의 경우, 발목 회전 각도가 16~17도가 나왔고 그 결과 최종 3급 판정이 나왔다.

영제이는 "댄서를 하기 이전엔 복싱선수 활동을 했다. 두 개 다 데미지가 누적될 수밖에 없는 활동이다. 열심히 할수록 뼈가 깎이는 건 당연하다. 검사받으러 가니 뼈와 관절, 인대가 많이 손상되어 있다고 하더라. 관리하면 되겠다는 생각에 이 당시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이후 발목 변형이 일어났고 발톱이 자주 빠졌다. 심각한 수준이다. 재능이 남들보다 없는 편이라 다른 사람들 1시간 할 때 난 2~3시간을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자리에서 양말을 벗어 취재진에게 자신의 발목을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발목 상태가 좋지도 않았지만, 당시 소년가장으로 집안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영제이는 결국 2011년에 입대하지 못했다. 이후 2018년에 한 차례 군대에 가려 했으나 무산됐다.

텐아시아 DB


이에 "계속 빚을 갚고 있었다. 춤추는 사람들 사정이 딱하다. 난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가장이었다. 군대 갈 날을 기다리면서 동시에 벌이도 있어야 했다. 나라에서 불러주기 전까지는 최대한 공연을 하고 후배들을 케어해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언제 갈지 모르는 상황이 반복됐고 2018년에도, 2020년에도 나라에서 불러주지 않아 군대에 가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영제이는 "2020년엔 정말 갈 줄 알았다. 정권이 바뀌면 입대율이 높아진다고 들었다. 실제로 어머니 집으로 이사도 했다. 대기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또 연락이 안 오더라. 누군가는 나에게 운이 좋다고, 하느님이 너에게 기회를 주신 거라고 하더라. 군대를 안 간 동생들도 나에게 '형, 저도 늦게 가고 싶어요. 방법이 없을까요?'라고 묻기에 내 생활을 설명해줬다. 2번이나 지원했는데 결국 안 갔으니 말이다. 이 부분에서 몇몇 동생들은 내가 군대에 가지 않으려고 했다고 오해했을 수도 있다. 서로 농담삼아 질문하고 답변한 거라 오해를 할 것이라 생각지도 못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로부터 학대받았다. 집안의 가장이었고. 학원을 운영해야 했다. 동생들도 끌고 가야 했고, 어렵고 힘든 부분이 많았다. 특히나 2020년 7월 우울감이 최고 수치였다. 이젠 진짜 병원에 가야겠다 싶었다. 그전까지도 공황장애 증상이 있었지만 일에 치여 사느라 못 갔다. 작품 하나 들어가면 2~3개월이 걸린다. 개인 안무 연습하고 동생들 봐주고 학원 업무 보고 나면 시간도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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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14일 심리검사 진행 후 나온 그의 병명은 전환장애와 공황장애. 전환장애란 심리적인 원인에 의하여 주로 운동이나 감각기능에 이상증세 및 결함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공황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예상치 못하게 나타나는 극단적인 불안 증상, 즉 공황발작(panic attack)이 주요한 특징인 질환이다.

영제이는 결국 2021년 1월 26일 다시금 병원을 찾아 약을 처방받았다. 이후 그는 2021년 2월 9일, 2021년 2월 18일, 2021년 3월 4일 등 추가로 4차례 병원에 방문했다. 그가 처방받은 약은 리보트릴정, 렉사프로정, 독세정, 자낙스정 등이다.

그는 약 복용 후 증상에 대해 "약을 먹으면 도저히 아무 일도 할 수 없더라. 드셔보신 분들은 아실 것 같다. 동생들 사이에서 내가 과거 화를 냈다는 얘기도 많은데 약을 먹으면서 예민해져 있고 버티려고 노력하던 중 안무 완성도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짜증을 내기도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독한 약 성분으로 인한 일상생활 불가로 병원을 더 이상 가지 않았다는 영제이다. 영제이가 마지막으로 병원에 방문한 건 2021년 3월 4일. 그가 4급 보충역 병역 처분을 받은 날짜는 2021년 3월 24일이다. 보충역 처분을 받고 난 뒤에는 수년간 병원에 가지 않았고 최근 몸이 악화돼 다시금 검사 후 약을 복용 중이라고 했다.

⇒ 인터뷰 ②에서 계속

류예지 텐아시아 기자 ryuperst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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