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내달 24일 美의회 연설…"전범" 일부 의원 보이콧 예고
네타냐후, 외국 지도자로는 미 상하원 연설 첫 네차례 기록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내달 27일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 회의에서 연설한다고 마이크 존슨 미국 연방 하원의장이 6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번 의회 연설은 네타냐후 총리의 가자지구 전쟁 '마이웨이'에 대한 국제사회내 비판론 고조와 맞물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간 균열이 이어지는 와중에 이뤄지는 것으로, 그의 연설을 계기로 미국 정치권내 분열상도 다시 한번 표출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AP·AFP·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공화당인 존슨 의장은 이날 같은 당 소속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와 발표한 성명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상·하원 합동연설 날짜가 이같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존슨 의장과 매코널 원내대표는 성명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미국 방문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항구적인 관계를 상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방문이 "민주주의를 수호하고 테러와 싸우며 정당하고 지속적인 역내 평화를 확립하려는 이스라엘 정부의 비전을 공유할 기회를 네타냐후 총리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의회의 상·하원 합동연설 초청을 수락하면서 "양원에서 이스라엘을 대표하는 영광을 얻고, 우리를 파괴하려는 이들에 대항하려는 정당한 전쟁에 대해 진실을 제시할 수 있게 돼 감동했다"고 말했다고 존슨 하원의원실은 전했다.
미국 의회는 앞서 존슨 하원의장과 매코널 원내대표,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 명의로 네타냐후 총리에게 상·하원 합동연설 초청 서한을 보냈다.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한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 바이든 행정부와의 마찰음이 커진 가운데 미국을 방문한다.
바이든 행정부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외교적 걸림돌을 없애기 위해 하마스와 휴전하라고 이스라엘을 압박하고 있으나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 제거가 최우선"이라고 강경 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외신들은 이런 상황에서 이뤄지는 네타냐후 총리의 의회 연설이 미국 정치권에서 논란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AP통신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중대한 순간에 논쟁의 여지가 있는 연설이 될 것"이라며 특히 "선거를 치르는 해에 민주당 내 분열이 깊어지는 것을 적나라하게 보여줄 것"이라고 짚었다.
블룸버그도 "가자지구 전쟁에서 민간인 사상자 증가로 미국 의원들 사이에 분열이 초래됐으며 이로 인해 네타냐후 총리가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네타냐후 총리의 가자전쟁 전략과 바이든 행정부의 이스라엘 지원 정책에 비판적인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합동연설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여기에는 하원의장을 지낸 거물 낸시 펠로시 하원의원도 포함됐다.
무소속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네타냐후는 전범"이라며 연설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슈머 원내대표는 네타냐후 총리에 비판적이던 입장을 다소 누그러뜨렸다. 유대계이자 미국 의회 내 최고위 친(親)이스라엘 인사로 꼽히는 그는 지난 3월 이스라엘에 새로운 선거가 필요하다고 제안하며 네타냐후 총리 사퇴를 노골적으로 촉구한 바 있다.
그는 이날 별도로 발표한 성명에서 "네타냐후 총리와 분명하고 깊은 의견 차이가 있다"면서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철통 같아서 한 사람의 개인이나 총리의 문제를 초월하기 때문에 합동연설 초청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번에 미 의회에서 연설하면 미 상·하원에서 네차례 연설하는 최초의 외국 지도자가 된다고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전했다.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은 미 의회가 외국 지도자에게 표하는 최고 예우로 최우방국의 지도자나 세계적인 인물들이 주로 해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과거 미국 의회에서 세 차례 연설한 적이 있으며 마지막 연설은 2015년이었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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