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뇌물' 이화영 징역 9년 6개월..."도지사 보고 여부, 사건과 무관"[종합]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행동 동기로 평가가 적절"
"법원 청사 앞 수십여명 맞불 집회"
[파이낸셜뉴스] 이른바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의혹의 핵심인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지난 2022년 10월 이 전 부지사가 재판에 넘겨진 뒤 1년8개월 만의 결론이다.
구체적으로는 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 징역 1년6개월, 특가법상 뇌물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 징역 8년을 선고했다.
이 전 부지사의 혐의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개인 뇌물 혐의다. 2018년 7월∼2022년 7월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법인카드 및 법인차량 사용을 제공받고, 자신의 측근에게 허위 급여 지급 등의 방법으로 3억원이 넘는 뇌물과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내용이다.
또 하나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2019년 800만달러(경기도 스마트팜·도지사 방북 비용)를 북한 측 인사에 전달했다는 대북송금 사건에 관여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다.
재판부는 이 전 부지사의 뇌물 혐의와 정치자금법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상당수를 유죄로 인정했다. 쌍방울그룹 직원으로 하여금 내부 PC 하드디스크를 파쇄 및 교체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증거 인멸을 교사했다는 혐의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는, 상당한 정치적 경력을 갖춘 고위 공무원으로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 사회에서 유력 정치인과 사기업 간의 유착관계의 단절을 위한 노력이 지속돼 왔음에도 이러한 기대를 저버렸다는 점에서 죄질이 불량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또 “공적인 지위를 이용해, 사기업을 무리하게 동원했고, 음성적인 방법으로 북한에 거액의 자금을 무모하게 지급함으로써 외교·안보상 문제를 일으켰다”며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이 전 부지사가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비합리적인 변명으로 일관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 전 부지사 측은 재판 과정에서 이 대표의 연관성을 인정하는 취지의 검찰 진술을 번복하며 검찰의 회유·압박이 있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검찰청사에서 술판을 벌였다는, 이른바 ‘술판 의혹’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날 재판부는 이 대표의 연루 여부에 대해 직접적인 판단을 하지는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이 전 부지사가 남북 경제협력 정책 등을 도지사에 보고하는 등 포괄적이고 실무적인 업무를 전담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이 전 부지사가 경기도지사에게 보고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지만, 실제로 보고했는지 여부는 이 사건과 공소사실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 부분은 김 전 회장 행동의 동기로 평가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이 사실을 알았는지가 이 전 부지사 사건에 대한 판단과는 무관하더라도, 당시 쌍방울이 대북사업과 같은 불투명한 사업을 추진했던 배경으로는 설명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이번 재판은 이 전 부지사 개인의 재판임과 동시에 이 대표와 대북송금 의혹 간 ‘연결고리’를 규명하는 근거가 될 수 있는 만큼,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이날 재판 시작 전부터 수원지법 청사 앞에서는 횡단보도를 두고 이 대표 지지단체와 규탄단체 수십 명 간 대립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쪽은 '이재명을 구속하라'는 플래카드를, 다른 한쪽은 '정치 검찰 해체' 등을 내건 플래카드를 두고 맞섰다. 양측의 고성과 함께 충돌이 발생하면서 경찰이 제지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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