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트지오 주소가 자택? 검증대 올랐다…"가이아나 분석도 딱 1명"
"(심해 탐사 분석에서) 소규모 업체가 대규모 주요 프로젝트 분석을 담당하는 건 흔한 일이다. 인더스트리의 표준(standard)이라고 할 수 있다. 가이아나 광구 분석 당시 유망구조를 도출하기 위해서 지구과학적인 업무를 담당했던 담당자는 딱 1명이었다."(비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 액트지오 고문)
정부가 지난 3일 '동해 심해 가스전 가능성'을 공식 발표한 이후 논란이 됐던 것 중 하나가 분석 업체 액트지오(Act-Geo)의 '전문성'이다. '1인 기업' 논란, 본사 주소지 등 액트지오의 규모와 신뢰성을 둘러싼 의혹들도 잇따라 제기됐다. 비토르 아브레우 액트지오 고문이 7일 기자회견을 통해 관련 논란에 대해 직접 답하면서 해명에 나섰지만 액트지오를 둘러싼 의문이 해소될 지 미지수다.
아브레우 고문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직원수 10명 안팎의 액트지오가 대규모 프로젝트를 맡은 것과 관련 "소규모 업체가 대규모 주요 프로젝트 분석을 담당하는 게 인더스트리의 표준(standard)"이라고 밝혔다.
아브레우 고문에 따르면 현재 액트지오의 직원 규모는 14명이며 이 중 5명이 심해 전문가다. 액트지오는 '니치(틈새시장) 회사'로서 다른 석유개발 컨설팅 업체와 달리 사업범위가 분석(데이터 평가)에 국한돼 규모가 작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직원들은 뉴질랜드, 브라질, 멕시코, 스위스 등 세계 각지에서 업무를 하고 있고 모두 재택근무를 하기 때문에 사무실이 불필요하단 설명도 덧붙였다.
아브레우 고문은 "전 세계 석유 관련 회사들이 인력을 감축하는 상황"이라며 "이는 회사에 속해있지 않은 좋은 인력들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업무에 필요한 것은 컴퓨터, 소프트웨어, 카메라밖에 없기 때문에 근무지가 큰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액트지오가 영국 런던에서 1파운드(약 1750원)로 법인을 설립한 것과 관련해선 "이 분야 세계 최고 컨설턴트들이 네트워킹 형태로 사업을 운영하는 액트지오 사업방식의 일환"이라며 "영국은 법인 설립시 최소 자본금이 없다"고 해명했다.
액트지오 런던 지사장인 르네 종크 박사에 대해선 "엑슨모빌, 임패리얼 오일 등 세계 유수 석유회사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석유탐사 전문가"라며 "최근까지 아파치사의 지질그룹장으로 근무하다가 올해 액트지오의 1인 영국지사장(Director)으로 취임했다"고 설명했다. 액트지오 런던 지사의 주소지도 르네 박사의 자택이라고 밝혔다.
액트지오를 둘러싼 논란과 별개로 지난해 8월 호주 최대 석유개발회사 우드사이드가 영일만 심해 탐사 사업이 더 이상 장래성이 없다고 판단해 철수한 것을 두고 탐사 시추 성공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도 적잖다.
이와관련 아브레우 고문은 "우드사이드는 조기철수로 탐사자료를 심층 분석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액트지오는 동해 심해에서 시추된 3공(우드사이드와 공동(6-1북부·8 광구), 석유공사 단독(6-1중동부 광구))으로부터 취득한 정보와 물리탐사자료를 통합적으로 활용해 탐사자료를 해석했다.
정부가 지난 6일 내놓은 입장과 궤를 같이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동해 심해 가스전은 이번에 처음으로 유망성 평가와 유망구조 도출이 완료됐다"며 "석유공사와 우드사이드는 2007년부터 15년간 물리탐사를 함께 진행했지만 시추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전단계인 유망구조화 단계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철수했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1월 우드사이드 철수 후 축적된 자료를 같은 해 2월부터 12월까지 액트지오가 분석해 유망구조를 도출했다는 설명이다.
석유공사도 "우드사이드가 충분한 평가를 하지 못하고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한 것은 BHP사와 이미 합병 논의가 지속되고 있었던 것으로 이해된다"며 "우드사이드 철수 이후 2022년에 공사가 갖고 있던 지역에 대규모 3D 탐사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석유 개발은 기본적으로 실패 리스크가 더 크고 성공률이 30% 미만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어떤 경우엔 성공률 5% 미만이어도 성공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패가 두려워서 시도를 안 하면 진전이 하나도 없다"며 "자원 개발에서 불확실성은 감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도 "우리나라 같은 자원 부족 국가는 석유·가스 부존 가능성이 확인만 되더라도 시추·탐사까진 진행하는 것이 낫다"며 "우리나라 경제 규모를 봤을 때도 이 정도 규모의 시추·탐사 비용은 쓸 만 하다"고 말했다.
액트지오의 전문성 논란도 불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잖다. 신 교수는 "심해 물리탐사 분석은 아주 특수한 작은 분야이기 때문에 큰 업체에서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분석하더라도 잘할 것이란 보장이 없다"며 "아브레우 박사의 경력과 능력 등을 감안하면 그의 견해를 과소평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유 교수도 "자료해석은 엄청나게 많은 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심해에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소수가 하는 것이기 때문에 회사 규모는 큰 상관이 없다"며 "액트지오는 포스코 미얀마 가스전 유망성 평가도 수행했고 아브레우 박사가 세계에서 가장 큰 석유메이저 업체인 엑슨모빌 출신인 것을 감안하면 신뢰성엔 문제가 없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세종=최민경 기자 eyes0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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