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러' 헝가리 딴지 걸라…"우크라 EU 가입협상 이번달 개시"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이번 달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협상을 준비 중이며 협상 개시를 권고할 예정이라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소식통 세 명을 인용해 EU 집행위는 헝가리가 올해 하반기 EU 순환 의장국을 맡기 전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고자 공식 가입 협상을 시작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EU 집행위는 이날 우크라이나가 반부패 조치, 정치 로비 제한, 공직자 자산 신고 규정, 소수 민족 언어 보호 등과 관련한 개혁 요건을 완수했다고 발표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나흘 뒤 EU 가입을 신청했고 같은 해 6월 23일에는 가입 후보국 지위를 받았다.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신청에서부터 후보국 지위 부여까지의 결정은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다만 정식 회원국이 되려면 정치·사법·경제 등 전 분야에 걸쳐 EU 기준에 맞는 대대적 개혁이 필요해 우크라이나가 실제 회원국이 되는 데까지는 수년에서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통상 EU 가입 절차는 크게 네 단계로 진행되는데, EU가 협상 개시를 결정하면 이후 어떤 방식으로 가입 협상을 진행할지를 규정한 '협상 프레임워크'를 마련해야 한다.

협상 프레임워크를 확정하려면 EU 회원국 27개국이 모두 동의해야 한다.

상반기 EU 순환 의장국인 벨기에는 헝가리가 하반기 순환 의장국을 맡기 전인 오는 25일 1차 가입 협상 관련 회담을 개최하려 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EU 집행위는 이번 달 중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몰도바와도 가입 협상을 시작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몰도바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2월 EU에 가입 신청서를 냈다.

그러나 언론과 비정부기구(NGO)를 통제하는 '외국 대리인'(foreign agent)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된 조지아의 경우는 이날 가입 협상 개시 권고 대상이 되지 못할 것이라고 FT는 보도했다.

이날 우크라이나에 대한 EU 집행위의 가입 협상 개시 권고에 헝가리가 이의를 제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우호적 관계인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그동안 전쟁 중인 국가와 EU 가입 협상을 시작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왔다.

헝가리는 우크라이나 내 헝가리계 소수 민족에 대한 대우 등과 관련한 우려를 이유로 들어 이의를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FT는 전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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