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부르던 리아, 이제 눈물 닦아주는 김재원 의원 될게요” [뉴스+]
새로운 인생 무대 올라 “책임감 막중”
문화예술인들 위해 목소리 내겠다”
MB·박근혜 지지하다 민주 입당 경력
“당시 정치 무관심, 불러주면 가서 노래”
“의원보다 일반인에 더 가깝다고 생각
이 마음 잊지 않고 의정활동 임하겠다”
김 의원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됐을 때 당선 소식도, 소속당도 예상 밖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김 의원 역시 조국 대표와 인연이 전무해 처음 연락을 받았을 때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김 의원은 “3월 초 어느 토요일 밤에 느타리버섯을 볶고 있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 ‘안녕하세요 조국입니다’ 그랬다”고 전했다. ‘여러 사람이 추천해주셔서 전문가로 영입을 하려고 하는데 월요일에 오시겠습니까’라고 물어 얼떨떨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밤새 고민한 끝에 문화예술인들을 위한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생각해 입당하기로 결정했다”며 “바로 일요일에 옷을 사러 갔다”고 웃었다. 조 대표는 김 의원이 저작권법으로 석사 학위를 딴 점 등을 고려해 그를 문화예술 분야 전문가로 영입했다고 한다.
당선 후 김 의원이 과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고 주목받으며 이후 더불어민주당에 당원으로 가입하고 현재 조국혁신당에 입당한 정치적 노선이 의아하다는 시선도 있었다. “당시에는 정치에 아무 관심도 없었고 누가 일 있다고 불러주면 가서 노래하고 그랬다”던 김 의원이 민주당 당원으로 가입한 때는 2017년이다.
이후에는 ‘광장’에서 시간을 보냈다. 본격적으로 사회 운동에 뛰어든 기간이다. 유기견 봉사활동을 가거나 폐그물을 수거하는 바다정화 활동,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집회 등에 참여했다. 이태원참사가 발생한 뒤에는 유족과 추모객에게 음료수를 나눠주는 자원봉사를 하기도 했다.
가수로서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가던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까지 발생하면서 공연 기회는 점차 사라졌고, 모아뒀던 돈은 바닥났다. 결국 지난 2월 초 그는 민주당을 탈당하고 생계에 집중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렇게 동물미용가게를 차릴 준비 중이던 어느 날 조 대표로부터 연락을 받은 게 본격적인 정치 입문 시작이다.
김 의원은 “제가 노래로 크게 사랑받아보기도, 바닥으로 돈까지 다 떨어져보기도 하지 않았느냐”며 “특수고용, 프리랜서, 플랫폼노동자, 문화예술인들은 일이 띄엄띄엄 있어 갑자기 생계가 어려워질 수 있고 사회적 재난이 발생하거나 임신·출산이라도 하면 또 일이 아예 없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를 사회적으로 환기시키고 사대보험 등의 보장 범위를 확장해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이 첫 번째로 준비하는 법안도 블랙리스트방지법이다. 그는 “국민이 보장받아야 할 사회권에는 문화적 권리도 포함된다”며 “민주주의사회에서 자유롭게 사고하고 정치적인 지향을 택할 수 있어야지 문화예술을 정치적으로 교묘하게 탄압하고 제한하는 행태는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아직 대중에게 본명 김재원보다는 가수 예명인 리아가 더 익숙하게 알려진 김 의원은 “‘리아 의원’이라고 부르는 분들도 꽤 계신데 뭐라고 부르든 호칭은 상관없다”며 “호칭보다는 그 사람이 하는 일과 존재 이유가 중요한 만큼 여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가수 때 얻은 별명 ‘삭발의 디바’가 아닌 새롭게 원하는 수식어가 있는지 묻자 김 의원은 “강하고 선명하고 현장에서 할 일을 제대로 찾아서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회적으로 필요하거나 도움이 된다면 언제든지 노래는 부를 마음이 있다면서도 그는 새 직업인으로서 열정을 보였다.
“히트곡 ‘눈물’로 사랑을 받았으니까 이제는 눈물 흘리는 분들 닦아드려야죠.”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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