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판문점’, 미공개 ‘삐라’ 영상 공개... 판문점에서 대화를 나눠야 하는 이유
영화 ‘판문점’이 미공개 ‘삐라’ 영상을 공개해 눈길을 끈다.
최근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와 남한의 9·19 군사 합의 전부 효력정지가 결정되며 남북의 긴장감이 고조된 상황에서, 공개된 영상은 남북의 유일한 소통 창구인 판문점에서 남과 북이 당장 만나 대화를 해야 할 절실한 이유를 되새긴다.
‘판문점’의 ‘삐라’ 영상은 남북이 서로를 교란시키던 수단이던 삐라(전단)의 제작, 살포 과정이 담겼다.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듯 삐라는 양측 모두 체제를 선전하는 데 있어 중요하고 효율적인 도구였다. 그런데 이러한 삐라가 어떻게 현재 오물 풍선과 같이 기이한 형태로 변질되었을까 하는 의문을 들게 만든다.
이에 대해 ‘판문점’을 연출한 송원근 감독은 “판문점이라는 공간을 지금 윤석열 정부에서는 전혀 중요하지 않고 의미 있는 공간이라고 보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어 “‘판문점’은 남과 북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서로 대치하고 으르렁거리며 싸우는 현 상황에서, 판문점이라는 공간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일이 전혀 벌어지고 있지 않고 시도조차 하고 있지 않은 것에 대한 각성을 시키기 위한 영화”라고 설명한다.
영화 ‘판문점’은 세계 유일,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남북이 만나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인 ‘판문점’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일깨우기 위한 대국민 프로젝트 다큐멘터리이다.
3년 넘게 미국 국립문서기록청(NARA)과 일본공문서관, 유럽각지의 국가기록관 등에서 1만 6천 릴 테이프 분량의 미공개 영상과 수만 페이지에 달하는 문서를 수집해 ‘한국전쟁 때 서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던, 전쟁의 참혹함을 끝내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 판문점의 70년 역사를 담았다.
그리고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남북의 협상 장소이면서 총구를 겨눴던 복잡하고 아픔을 겪은 격동의 공간이자 평화를 위해 협상 창구로 만들어놓은 판문점에서 좀 더 많은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이승만 정부부터 박근혜 정부까지 모든 정부에서 남북은 판문점에서 대화했고 2018년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2019년 남북미 정상회담이 판문점에 열렸지만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며 판문점에서 남북 대화는 사라졌다.
심지어 현 정부가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고 "어떠한 수단과 방법으로도 상대방의 관할구역을 침입 또는 공격하거나 점령하는 행위를 하지 않기"로 합의한 9·19 군사합의 효력을 전부 정지하면서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사라졌다. 9·19 군사합의는 2018년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채택한 평양공동선언 부속 합의로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해 체결됐다. 판문점에 놓여진 군사분계선 일대 육상, 해상, 공중에서 군사 훈련을 금지하는 등 적대행위를 멈추기로 한 합의다.
9·19 군사합의의 효력이 정지되면서 국방부는 군사분계선과 서북도서 일대 모든 군사활동이 정상화된다고 밝혔고 판문점 일대에서의 해상 사격, 비무장지대 부근의 제한된 사격과 부대 훈련 등이 곧바로 시행될 예정이라 군사적 위기가 고조될 가능성은 한층 더 높아졌다.
판문점이 공동경비구역이 아닌 남북의 대치 구역이 된 지금의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영화 ‘판문점’이 대화와 소통의 소중함을 알릴 수 있는 기폭제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영화 ‘판문점’은 언론 시사회로 공개된 후 “전쟁을 겪은 전후 세대와 여전히 불안 속에 있는 분들, 판문점이 무엇일까 생각하는 세대들, 또한 한국, 북한,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판문점은 무엇일까’에 대해서 교조적이지 않게 생각할 거리를 주는 영화가 될 것”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중저음의 목소리와 역사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가진 박해일 배우가 내레이션을 맡아 집중도를 높였다.
한편 영화 ‘판문점’은 6월 19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한효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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