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월 동해광구 철수한 우드사이드…한달 뒤 뛰어든 액트지오

이슬기 2024. 6. 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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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 "우드사이드, BHP와 합병으로 철수…충분한 평가 못했다"
석유공사, '우드사이드 자료' 포함 울릉분지 전체 3D 액트지오에 넘겨
'동해 심해 가스전 평가' 곽원준 수석위원 (세종=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곽원준 한국석유공사 수석위원이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6.7 scoop@yna.co.kr

(세종=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미국 심해 기술평가 전문기업인 액트지오가 이번 동해 광구의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뛰어들기 전 호주 에너지 대기업인 '우드사이드에너지'(이하 우드사이드)는 이 지역을 탐사했다.

한국석유공사는 우드사이드 측이 동해 광구에 대한 대규모 3D(차원) 분석을 한 이후 제대로 된 분석·평가를 하지 못한 채 호주 자원개발기업인 BHP와의 합병 이슈로 철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드사이드가 액트지오에 앞서 동해 광구를 탐사하긴 했지만, 경제성·장래성이 없어서 손을 뗀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7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열린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 고문의 브리핑 중 석유공사 측의 설명에 따르면 국내 심해 지역의 시추 작업은 2012년 '주작공'(6-1광구 북부), 2015년 '홍게공'(8광구), 2021년 '방어공'(6-1광구 중동부) 등 3개 시추공으로 이어졌다.

이 가운데 주작·홍게는 석유공사와 우드사이드의 공동 시추작업이었고, 방어는 석유공사가 100% 지분을 갖고 단독으로 진행한 작업이었다.

우드사이드는 2007년 동해 광구 탐사에 처음으로 뛰어들었다.

이후 약 10년간 2D 광역탐사부터 주작공·홍게공 시추, 500㎢의 소규모 3D 탐사를 실시했다.

우드사이드는 이 과정에서 저류층과 근원암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동해 심해에서 석유·가스가 생성될 유망성을 확인했다.

우드사이드는 동해 광구의 10년 탐사권까지 취득한 뒤 2021년 3∼5월에는 2천㎢의 대규모 3D 탐사를 했다.

이에 대한 전산처리가 2021년 12월 말까지 진행됐고, 이듬해인 2022년 1월부터 자료 해석에 들어갔다는 게 석유공사의 설명이다.

그러나 우드사이드는 2022년 3월 돌연 해당 광구에서 철수 의사를 석유공사 측에 통보했다.

같은 해 7월 석유공사에 공식 철수 의사를 보냈다. 법적으로는 지난해 1월부로 완전히 동해 광구에서 철수했다.

'동해 심해 가스전 평가' 곽원준 수석위원 (세종=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곽원준 한국석유공사 수석위원이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6.7 scoop@yna.co.kr

이와 관련, 석유공사는 우드사이드가 정밀하고 깊이 있는 자료 해석을 거쳐 시추 바로 전 단계인 '유망구조화 단계'까지 이르지 못하고 철수했다고 보고 있다.

그 배경에는 2022년 6월 우드사이드와 BHP의 합병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기존 글로벌 해양 프로젝트 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재조정이 있었다는 것이다.

곽원준 석유공사 수석위원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규모 3D 탐사를 해놓고 충분한 평가를 하지 못하고 철수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한 것"이라며 "그 배경을 보면 이미 BHP사와의 합병 논의가 지속되고 있었던 것으로 이해된다"고 말했다.

석유공사는 관련 보도가 이어지자 보도 참고자료를 내고 "마치 우드사이드가 유망 구조에 대한 심층 평가를 통해 '장래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려 철수했다는 해석은 당시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사실관계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기자들 질문에 답하는 아브레우 고문 (세종=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동해 심해 석유·가스 매장 분석을 담당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 기자실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6.7 scoop@yna.co.kr

우드사이드가 공식 철수한 뒤 석유공사는 동해 광구에서 대규모 3D 탐사를 실시했다.

나아가 해안에서부터 수심 200m까지의 얕은 바다를 이르는 천해와 대륙붕 지역 탐사 자료와 함께 우드사이드가 탐사했던 심해 지역 자료를 액트지오에 분석 의뢰했다.

이 과정에서 액트지오 측은 우드사이드, 석유공사가 진행한 주작, 홍게, 방어 등 3개 시추공의 각종 데이터를 근거로 '실패 요인'을 분석·평가하는 작업도 함께 진행했다. 새롭게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는 게 액트지오 측 설명이다.

곽원준 수석위원은 "대륙사면 지역의 3D가 완성됨으로써 울릉분지 전체를 3D로 볼 수 있는 탐사 자료의 기반을 마련했다"며 "이를 액트지오가 해석해 대규모 유망구조를 발견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곽 수석위원은 또 "2021년 울산 앞바다의 동해 가스전 생산이 종료되면서 '제2의 가스전'을 찾기 위해 여러 차례의 감사와 평가를 실시했다"며 "지난해 종합평가에서 4개의 업체에 대한 경쟁입찰을 시행했고, 기술과 가격 평가 결과에 따라 액트지오를 최종 선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석유공사는 유가, 시추 비용 및 생산시설 건설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이번 대왕고래 프로젝트에서 최소한의 상업적 경제성을 보장할 수준의 매장량에 대해서는 "1조 TCF(입방피트)'만 돼도 할 만하다"고 밝혔다.

wi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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