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다"…'태극마크' 내려놓는 배구여제, 김연경이 꼽은 '런던올림픽'의 아쉬움 [MD잠실]

잠실 = 박승환 기자 2024. 6. 7.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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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6월 7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김연경 국가대표 은퇴경기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김연경이 인사하고 있다./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17년의 시간 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다"

김연경은 7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 보조경기장에서 국가대표 은퇴경기 미디어데이에서 태극마크를 내려놓게 된 소감을 밝혔다.

김연경은 지난 2005년부터 총 16년 동안 '태극마크'를 달아왔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함과 동시에 4위 팀에서 최우수선수로 선정됐고,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무려 20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리고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다시 한번 한국 대표팀의 '4강 신화'의 선봉장에 섰던 '리빙레전드'로 김연경은 득점 2위에 오를 정도로 녹슬지 않은 실력을 뽐냈다.

김연경은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국가대표 은퇴 의사를 드러냈는데, 당시 코로나19로 인해 특별한 행사 없이 국가대표 커리어를 마무리했으나, 올해 기회가 마련되면서 3년 만에 국가대표 은퇴 기념 경기를 갖게 됐다. 김연경의 국가대표 은퇴식은 오는 8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다. 국가대표 은퇴를 기념하는 경기를 치른 뒤 약 30분 동안 이어질 예정.

사실 선수가 직접 은퇴경기를 개최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데, 김연경은 어떻게 이번 행사들을 준비하게 됐을까. 김연경은 "처음에는 세계 올스타에 포커스를 맞춰서 준비를 했다. 그러다가 국가대표 은퇴식이라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때문에 이틀에 나눠서 해보는게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배구계에서는 세계적으로 교류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벤트를 준비하게 됐다"며 "국가대표 은퇴는 상징적이라 생각한다. 혼자서 은퇴식을 진행해도 됐지만, 모두가 함께하면 뜻깊을 것이라 생각, 배구계에 큰 행사가 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2024년 6월 7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김연경 국가대표 은퇴경기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김연경이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2024년 6월 7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김연경 국가대표 은퇴경기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김연경, 배유나, 양효진, 김수지, 황연주, 한송이(왼쪽부터)가 인사하고 있다./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8일 김연경 국가대표 은퇴식에는 그동안 함께 태극마크를 달았던 김수지(흥국생명)와 양효진(현대건설), 황연주(현대건설), 김해란, 한송이, 김사니, 이숙자, 이효희, 임효숙(임정은), 한유미까지 총 11명의 전·현직 선수들이 참석한다. 이날도 미디어데이에는 '주인공' 김연경을 비롯해 '절친' 김수지와 양효진, 배유나, 황연주, 한송이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무려 17년 동안 달았던 태극마크를 달았던 김연경. 국가대표는 김연경에게 어떠한 의미였을까. 3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국가대표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는 큰 듯했다. 그는 "2021년 도쿄올림픽을 마치고 인터뷰에서 '국가대표를 내려놓고 싶다'고 하면서 많은 눈물을 흘렸다. 내가 눈물이 많은 편도 아니고, 공개적인 자리에선 보인적이 없다. 이 행사가 있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서 별다른 생각이 없었는데 공식 행사가 되고, 은퇴라는 단어를 들으니 묵직한 감정이 든다. 내일 분위기가 되면 눈치 없이 눈물을 흘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연경은 "17년의 시간 동안 참 많은 일이 있었다. 국가대표가 성적이 좋지 않을 때 좋을 때도 함께 했다. 국가대표가 세 번의 세대교체를 했음에도 자리를 지켰었다. 최근 여자 배구 국가대표의 성적이 좋지 않아서 아쉽게 걱정스럽고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그래서 이 이벤트가 더 중요하다. 여자 배구에 대한 관심을 더 가져줬으면 한다. 선수들도 포기하지 않고 힘내서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2024년 6월 7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김연경 국가대표 은퇴경기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김연경이 인사하고 있다./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2024년 6월 7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김연경 국가대표 은퇴경기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한송이가 인사하고 있다./잠실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연경은 가장 아쉬움이 남는 국제대회로 런던올림픽을 꼽았다. 그는 "질문이 국가대표 시절의 기억을 새록새록 나게 도와주시는 것 같다"며 "도쿄올림픽보다는 런던올림픽의 아쉬움이 더 컸다. 3-4위 한일전에서 졌던 것이다. 조금 더 뭔가를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도쿄올림픽도 아쉬웠지만, 상대가 너무 잘하는 팀들이었다. 인정할 건 해야 한다. 그래서 런던올림픽의 아쉬움이 남는 것 같다. (한)송이 언니가 조금 더 잘했으면 어땠을까"라며 활짝 웃었다.

이에 한송이는 "나도 비슷한 생각이다. 당시에는 지원도 잘 안됐고, 기대치도 없었다. 준비 과정이 미흡했다. 그런에 선수들이 똘똘 뭉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돌아갈 수 있다면 협회, 관계자분들이 더 준비를 잘할 수 있게 해줬으면 결과가 바뀌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살아가면서 많은 아쉬움이 남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8일 김연경의 국가대표 은퇴식과 함께 은퇴경기 일정이 끝난 뒤 9일에는 김연경과 국경을 넘는 우정을 자랑하는 해외 선수들과 국내 선수들이 팀을 이뤄 명승부를 펼쳐진다. 김연경을 비롯해 쉐일라 카스트로, 나탈리아 페레이라, 파비아나 클라우디노(브라질), 미유 나가오카, 코토에 이노우에(일본), 플레움짓 틴카오우(태국) 등 국내외 정상급 선수를 포함한 세계 여자배구 올스타전 경기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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