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분리수거장에 신생아 버린 30대母…봉지 입구 ‘꽉’ 묶었다

경찰, 살인미수죄로 혐의 변경 후 檢 송치
작년에 결별한 50대 친부 “임신 사실 못 들었다”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경찰 로고 ⓒ연합뉴스

경찰이 신생아를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유기한 30대 친모를 살인미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7일 경찰에 따르면,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안전과는 최근 살인미수 및 아동복지법 위반(신체적 학대) 혐의를 받는 여성 A(31)씨를 구속 송치했다.

A씨는 지난 5월31일 오후 7시쯤 수원시 장안구 영화동의 한 쓰레기 분리수거장 종이류 수거함에 갓 출산한 신생아를 비닐봉지에 넣어 유기해 살해하려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당일 오후 집에서 출산한 직후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행히 아기는 A씨 범행 직후인 오후 7시8분쯤 "쓰레기통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난다"는 인근 주민의 신고로 발견돼 목숨을 건졌다. 이에 경찰은 인근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A씨를 용의자로 특정, 같은 날 오후 9시쯤 자택에서 그를 체포했다.

조사를 진행한 경찰은 A씨의 혐의를 아동복지법상 유기에서 살인미수로 변경했다. 아기를 응급처치한 구급대원 및 병원 의사 등으로부터 "구조 당시 아기의 체온이 매우 낮았다", "병원에 조금만 늦게 왔어도 위험했을 것" 등의 진술을 확보한 결과다. 또한 A씨가 유기 과정에서 아기를 넣은 봉지의 입구를 공기가 통하지 않도록 강하게 묶은 사실도 이같은 판단의 근거가 됐다.

A씨 본인은 경찰에 "아기를 키우기 힘들 것 같았다"면서 "아기가 울어서 수건으로 얼굴을 덮어둔 채 버렸다"고 진술했다.

이에 경찰은 아기의 친부인 50대 남성 B씨의 신원을 특정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A·B씨 두 사람은 작년 수 개월간 교제하다 같은 해 12월쯤 결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A씨가 임신한 건 전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실제로 현재까지 A씨가 B씨에게 임신 사실을 고지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경찰은 B씨와 A씨 부모 등에 대한 보강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