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이화영 1심 징역 9년 6개월…이재명 추가 기소 여부에 주목

대북송금·뇌물수수 등 혐의 유죄
법원 “비합리적인 변명으로 부인”
이재명 ‘추가 기소’ 조만간 결론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연합]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쌍방울그룹의 불법 대북송금 의혹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핵심 혐의였던 대북송금 혐의가 유죄로 판단되면서 검찰이 공범으로 지목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추가 기소가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법원도 이 대표에 대해선 구체적인 판단을 내놓지 않았다.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신진우)는 7일 오후 외국환거래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를 받은 이 전 부지사에게 이같이 판단했다. 동시에 벌금 2억 5000만원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전 부지사의 범행 행태에 비춰보면, 장기간 뇌물 및 정치자금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지원받았다”며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적 지위를 활용해 북한에 자금을 지급하는 범죄를 저질렀다”며 “그런데도 수사부터 재판까지 반성하지 않고 비합리적인 변명으로 부인하고 있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이 전 부지사의 경기도청 재직 시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도지사였다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실제 검찰은 지난해 9월 이 대표의 구석영장을 청구하며 ‘쌍방울 대북 송금 혐의’를 연관지었다. 당시 검찰은 “이 대표가 해당 사업에 대해 별도의 정기적 보고를 받고, 지시를 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부지사는 지난해 검찰 조사를 받을 때까지만 해도 “이 대표에게 방북비용 대납 사실을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으나 3달 뒤 옥중서신을 통해 “검찰의 회유와 압박 때문”이라며 번복했고, 지난 4월 재판에선 술자리 회유 의혹까지 제기해 검찰과 진실공방을 벌였다.

1심 법원은 이 전 부지사에 대해선 해당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쌍방울 측이 북한에 보낸 200만달러는 경기지사의 방북과 관련한 사례금으로 보기 충분하다”며 “이 전 부지사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방북 비용을 대납할 목적으로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국외로 수출했다”고 지적했다.

단, 이 대표가 공범으로 연루됐는지에 대해선 법원도 판단을 내놓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전 부지사가 이 대표에게 보고했는지는 이 사건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쌍방울 그룹의 대북송금 의혹은 경기도가 북한 측에 지급하기로 약속한 스마트팜 사업비(500만 달러)와 당시 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표의 방북 비용(300만 달러)을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북한 측에 대신 전달해 줬다는 의혹이다.

이번 선고로 이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전, 대장동·위례·성남FC·백현동 사건 1심 재판에 출석한 이 대표는 “대북송금 관련 추가 기소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 “검찰은 대북송금 의혹의 공범으로 보고있는데 어떤 입장인가” 등을 묻는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notstr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