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美 고용지표 발표…금리 인하 앞당길 수 있을까[오미주]
미국 경제가 혼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7일에 발표될 지난 5월 고용지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7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7일 오후 9시30분)에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와 실업률, 시간당 평균 임금 인상률 등 지난 5월 고용지표를 발표한다.
최근 미국 제조업과 노동시장은 약화되는 신호를 보였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지난 5월 제조업 지수는 48.7로 4월의 49.2에 비해 하락했고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 49.6도 하회했다.
미국 노동부가 집계한 지난 4월 구인 규모는 806만건으로 3년 이상만에 최저치로 감소했다. 고용 정보업체 ADP가 조사한 지난 5월 미국의 민간 고용도 전월 대비 15만2000명 늘어나 증가폭이 지난 1월 이후 최저였으며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 17만5000명도 밑돌았다.
반면 서비스업은 여전히 예상 이상의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ISM의 지난 5월 서비스업 지수는 53.8로 지난 4월 49.4에 비해 대폭 개선되며 이코노미스트들의 전망치 50.7을 웃돌았다.
7일 발표되는 지난 5월 고용지표는 지난 4월 구인 규모와 지난 5월 ADP의 민간 고용 약세가 전반적인 추세인지 확인하고 업종별 고용 동향을 통해 미국 경제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다우존스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5월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는 19만명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 4월 취업자수 증가폭인 17만5000명에 비해 늘어난 것이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노동시장은 여전히 탄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마켓워치는 지난 1년간 대부분의 고용이 단 3개 분야, 헬스케어와 레저 및 접객업, 정부 등에서 이뤄졌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취업자수 증가폭이 노동시장의 강세를 보여준다고 해도 이 3개 분야에서 대부분의 고용이 발생하고 있다면 실제로는 노동 수요가 완화되고 있다는 신호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올들어 지난 4월까지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는 월 평균 24만5000명씩 늘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연준은 월간 취업자수 증가폭이 15만명 혹은 10만명까지 줄어야 노동시장의 빠듯한 공급이 완화되면서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도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업률이 이렇게 낮은 수준을 유지하면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은 극히 낮아진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졌을 때는 언제나 실업률이 5%를 웃돌았다.
연준은 고용 증가폭이 둔화될 뿐만 아니라 시간당 평균 임금 인상률도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를 원하고 있다. 지난 4월 전년 동월 대비 시간당 평균 임금 인상률은 3.9%로 코로나 팬데믹 이전보다 1%포인트가량 높았다. 지난 5월에도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3.9% 올랐을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취업자수 증가폭이 15만명을 밑돈다면 투자자들은 연준의 첫 금리 인하가 오는 7월로 빨라질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씨티그룹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일부 경제지표가 미국 경제에 하락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는데 지난 5월 고용지표는 이같은 경제 약화 조짐을 뒷받침하거나 혹은 일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지난 5월 취업자수 증가폭이 17만5000명을 밑돌거나 실업률이 4% 이상이 되면 이는 경기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되겠지만 고용이 예상 이상 강세로 확인되면 금리를 긴박하게 인하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강화되며 국채수익률이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씨티그룹은 지난 5월 취업자수 증가폭이 14만명에 그치고 실업률은 2022년 1월 이후 처음으로 4%로 올라갔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서 이례적으로 큰 폭의 고용지표 약화 전망이다.
씨티그룹은 시장 컨센서스보다 훨씬 큰 폭의 노동시장 둔화를 전망하고 있는 만큼 금리 인하가 오는 7월에 시작돼 올해 말까지 총 4번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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