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총 버리지 않겠다"…'바이든 휴전안' 첫 응답

이지현 기자 2024. 6. 7.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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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집트, 카타르 등 중재국들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사이 휴전안을 논의 중인 가운데, 국제사회가 하마스를 향해 "휴전안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하마스 최고 지도자인 야흐야 신와르는 영구적인 휴전을 약속할 경우에만 평화 협정을 받아들이겠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휴전 협상에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미국 백악관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등 17개국 정상들이 공동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최근 공개한 휴전안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성명에 참여한 17개국은 미국, 아르헨티나, 오스트리아, 브라질, 불가리아, 캐나다, 콜롬비아, 덴마크, 프랑스, 독일, 폴란드, 포르투갈, 루마니아, 세르비아, 스페인, 태국, 영국이다. 이들 국가 정상들은 성명에서 "지체할 시간이 없다"며 "(이 합의안이) 지금 필요한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전쟁을 끝내야 할 때"라며 "우리는 이스라엘 지도자들과 하마스에 이 합의를 타결하는 데 필요한 어떤 최종 타협이든 할 것을 촉구한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라엘이 제안한 3단계의 새로운 휴전안을 발표하면서 하마스에 이를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1단계의 6주 동안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적대행위를 영구적으로 종료하는 2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협상을 이어갈 것"이라며 "(1단계) 협상이 만약 6주 넘게 걸리면 대화가 이어지는 한 정전 상태를 유지하고 미국, 이집트, 카타르가 협상을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단계는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하고 나머지 모든 인질을 석방하는 것이고, 3단계에는 가자지구 재건계획이 시작되고 사망 인질의 시신을 유족들에게 전달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중재국인 미국의 중앙정보국(CIA) 국장 윌리엄 번스와 이집트, 카타르 고위 관리들은 지난 5일부터 카타르 도하에서 만나 이 휴전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두 명의 이집트 측 안보 소식통은 이날 로이터 통신에 "여전히 돌파구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하마스는 휴전안의 일부 조항, 특히 2단계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카타르와 이집트의 중재자들이 도하에서 하마스와 미국 관리들을 따로 만났다"며 합의에 가까워졌다는 징후는 없다고 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장으로 알려진 야히아 신와르. /로이터=뉴스1

이런 가운데 이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신와르가 아랍 협상 중재자들에게 영구적인 휴전이 될 경우에만 협상안을 받아들일 것이며 "총을 버리도록 요구하는 제안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짧은 입장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 측 지도자가 바이든의 휴전안에 대해 입장을 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오사마 함단 하마스 대변인 역시 "이 휴전안은 실체가 없다"며 "바이든이 연설에서 한 말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까지 미국인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연설에서 말한 것을 이행할 수 있는 어떠한 문서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중재국들은 하마스가 아직 방침을 검토 중이라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AFP에 따르면 이날 마제드 알-안사리 카타르 외교부 대변인은 하마스가 최근 휴전 제안에 대한 답변을 아직 중재국에 전달하지 않았으며, 여전히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집트 국영 TV 알카헤라 뉴스도 정부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최근 협상에서 하마스로부터 긍정적인 신호를 받았다"고 전했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발표한 휴전안은 이스라엘 측이 제안한 안과 거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 3일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 외교국방위원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제안은 불완전하다"며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은 세부 사항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질을 데려오기 위해 전쟁을 멈출 것이고, 우리는 그 이후에 논의할 것"이라며 하마스 근절 목표를 달성하기 전까진 군사 작전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지현 기자 jihyun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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