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심해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 높아"…美 액트지오가 내민 근거들(종합)
"경제성은 불확실" 신중…회사 논란엔 "내 팀은 전 세계에"
(세종=뉴스1) 이정현 나혜윤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동해 심해 유전 매장 가능성' 발표 이후 불과 사흘 만에 미국 지질탐사 전문 컨설팅 회사인 '액트지오'의 비토르 아브레우 고문이 7일 국내 기자들 앞에 섰다.
아브레우 고문은 정부의 이번 발표에 신뢰도를 확인해 준 인물로, "한국의 이번 유전 탐사개발 프로젝트의 유망성은 상당히 높다"며 다시 한번 유전 매장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韓 유전 개발 프로젝트 유망성 상당히 높아…전 세계 석유회사가 주목"
아브레우 고문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동해 심해 유전 매장 가능성'과 관련한 공식 브리핑을 열고 "(프로젝트명 대왕고래)프로젝트 유망성은 상당히 높아 전 세계적인 석유 관련 회사들이 주목하는 상황"이라며 "우리가 분석한 모든 유정이 석유와 가스의 존재를 암시하는 모든 재요소를 갖췄다"고 말했다.
통상 석유·가스전이 매장된 곳의 대륙사면에서는 모래층과 진흙층이 발견되는데, 해당 예상 매장지역에 동일한 지질 특성이 나타난다는 얘기다.
아브레우 고문은 "석유와 가스가 존재하기 위해서는 모래(저류층)가 있고, 대륙붕 4면이 진흙(덮개암)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하는데 (포항 영일만 일대) 분지에 모두 존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모래의 공극 사이에 석유가 존재하게 되고 덮개암이 석유를 가둬주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번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시추 성공률 20% 가능성에 대해선 "20%의 성공률은 굉장히 양호하고 높은 수준의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난 20여년간 발견된 유정 중 가장 매장량이 큰 가이아나 광구의 성공 가능성이 16%였다"며 "이곳에서 회수 가능한 석유가 40억 배럴에 해당하는 석유량이 발견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5개 유망구조를 대상으로 시추해 본다면 하나의 유망구조에서는 석유를 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 지금은 프로젝트 2단계에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20% 성공률은 80%의 실패 가능성 의미…경제성도 불확실" 신중한 입장도
이번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선 후한 점수를 매긴 아브레우 고문이지만, 실패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정하지는 않았다.
아브레우 고문은 "20%의 성공률은 80%의 실패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라며 "포항 영일만 일대 석유·가스의 정확한 매장량을 알려면 시추를 해봐야 한다"고 했다.
가장 중요한 '경제성'과 관련해서도 "포항 영일만 일대 석유·가스 예측 매장 규모가 35억~140억 배럴로 큰 격차를 보이는 것은 불확실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며 "기존의 유정에서는 탄화수소가 누적된 것을 찾지 못했다"고 전했다.
'경제성'은 곧 매장된 가스의 질로 결정되는데, 상품성을 가진 양질의 가스가 매장된 곳에는 탄화수소층이 존재하지만 아직 '대왕고래' 해역에서의 유의미한 발견은 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또 석유 25%와 가스 75%의 예상 매장 비율에 대해서는 "추정할 때 가장 확률이 높은 비율로 도출한 것"이라며 "기반암에서 가스와 콘덴세이트, 그리고 석유가 분출될 수 있는 가능성, 분출될 수 없는 가능성을 모두 고려하게 되지만 정확한 비율은 확답할 수 없다"고 했다.
정부와 한국석유공사는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발표하면서 석유와 가스의 비율을 각각 25%, 75%로 추산했다.
◇美 심해 탐사 전문 컨설팅업체 '액트지오' 전문성 논란에는 "내 팀은 전 세계에"
아브레우 고문의 이번 방한 목적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동해 심해 유전 가능성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었고, 둘째는 자신의 회사에 대한 각종 논란을 잠재우는 것이다.
정부와 석유공사가 이번 프로젝트 추진 계획을 밝히면서 가장 중요한 근거로 제시한 게 액트지오사에 의뢰한 심층분석 결과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정부 발표 직후 국내에서는 액트지오라는 생소한 회사에 대한 검증이 시작됐고, 이 과정에서 '사무실이 가정집', '직원이 1명', '탐사업체가 아닌 지질 교육·홍보업체'가 아니냐는 의혹들이 터져 나왔다.
이에 아브레우는 "액트지오 주소는 자택이 맞다"며 "컨설팅 업체로서 컨설턴트의 기반이 되는 곳"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전 세계 석유 관련 회사들이 인력을 감축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업무를 볼 때 필요한 요소들에는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카메라밖에 없고, 회사에 속해있지 않은 좋은 인력들이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제 팀은 전세계 각지에 흩어져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뉴질랜드, 브라질, 멕시코, 스위스 등에 기반을 두고 있다. 휴스턴에 실제 기반이 있는 직원들은 굉장히 소수로 액트지오에서는 해가 지지 않는다고 이야길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런던 지사에도 문을 열었다"며 "르네 박사가 지사를 이끌고 있다. 이곳도 자택이 주소로 돼 있다"고 해명했다.
또 회사를 향한 전문성 논란에는 "액트지오는 소규모 업체지만 2016년 설립 이래 가이아나와 볼리비아, 브라질 등 다수의 주요 평가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며 "심해 전문가들이 긴밀한 협력을 구성해 여타 대규모 컨설팅 업체에 비해 강점이 존재한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euni121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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