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이 챙기는 SK하이닉스 7% 급등…월가 “31만원 간다”

김인오 기자(mery@mk.co.kr) 2024. 6. 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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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주가 20만원 탈환
외인·기관 ‘쌍끌이 매수’ 부각
대만 IT 박람회서 첫 부스 참가
최태원SK그룹회장, TSMC방문
엔비디아 돌풍 속 매수세 집중
한미반도체, 대형 수주에 강세
삼성전자는 단기 관망론 부각
6일(현지시간) 최태원(왼쪽) SK 그룹 회장과 TSMC 웨이저자 회장이 대만 타이베이 TSMC 본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인공지능(AI)용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가 미국 간판기업 애플을 따돌리며 한 때 전세계 시가총액 2위에 올라서는 등 매수 돌풍을 이어가자 국내 증시에서 SK하이닉스 주가가 또 다시 20만원을 돌파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최근 한달 새 종목별로 희비가 엇갈렸지만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 주가가 빠르게 뛰자 덩달아 오르는 분위기다. 다만 삼성전자는 투자 관망세가 두드러진다.

SK하이닉스 올해 주가 흐름
7일(이하 현지시간) 한국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한국 AI용 반도체 간판기업인 SK하이닉스 주가가 전날보다 7.12% 올라 1주당 20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약 3275억원, 217억원 어치를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SK하이닉스는 약 2주 전인 지난 달 23일 종가 기준 20만원을 기록해 이미 한 차례 20만원 선을 뚫은 바 있다. 회사 주가는 최근 한 달 간 17%, 올해 연중 약 46% 뛰었다.

같은 날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로부터 약 1500억원 규모 고대역폭메모리(HBM) 핵심 장비를 수주했다는 소식이 나온 결과 주가가 0.64% 올라섰다.

회사는 이날 오전 SK하이닉스로부터 HBM 3세대 하이퍼 모델인 듀얼 TC본더 그리핀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는데 1500억원은 작년 한미반도체 연결 기준 매출액의 94%에 해당하는 규모다.

계약 기간은 이날부터 오는 12월 2일까지인 바, 이번 수주를 통해 한미반도체는 내년 1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따른다.

이밖에 제주반도체 주가도 이날 1.65% 올랐다.

회사는 온디바이스 AI 관련주로 매수 인기를 끌었다가 지난 2~5월 동안 두 차례에 걸쳐 총 117억원 규모 자사주 매각에 나서면서 주가가 하락했지만 엔비디아발 훈풍에 매수 심리가 살아나는 모양새다.

분위기를 타고 한국 AI용 반도체 기업들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인 ‘SOL AI반도체소부장’ 시세도 전날보다 0.97% 올라 거래를 마쳤다. 반면 삼성전자 주가는 0.13% 떨어져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SK하이닉스 매수세가 이날 부각된 배경은 크게 세 가지가 꼽힌다.

첫째로는 6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를 찾아 AI 반도체 경쟁력 강화 협력을 다지는 등 경영진의 적극적인 행보가 투자 기대를 샀다는 점이다.

둘째로는 7일 TSMC의 5월 매출이 AI 수요 급증에 힘입어 2296억 대만 달러를 기록한 결과 작년 동기대비 30.1% 급증했다는 소식이다. 전달 대비로는 2.7% 줄어든 수준이지만 한국증시에서는 AI반도체 기대감을 자극하는 분위기다.

셋째로는 엔비디아 주가가 최근 한 달 새 34% 급등하자 ‘주요 협력사’인 SK하이닉스 투자 수요를 불러 모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일부터 나흘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IT 박람회 ‘컴퓨텍스 2024’에 처음으로 부스를 차려 참가했다고 7일 밝혔다.

‘AI시대’를 주제로 열린 해당 박람회에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뿐 아니라 리사 수 AMD CEO, 팻 갤싱어 인텔 CEO, 웨이저자 TSMC CEO, 르네 하스 ARM CEO 등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반도체 기업 대표들이 모였지만 삼성전자 측은 부스를 차리지 않았다.

팩트셋 등 금융 데이터 업체들의 이달 6일 집계를 보면 글로벌 증권사들 39곳 중 35 곳이 SK하이닉스에 대해 매수 의견을 냈다. 나머지 4곳은 중립 의견이다. 12개월 목표가 점위는 17만~31만원이며 평균치는 23만7162원이다.

가장 높은 목표가를 낸 곳은 씨티그룹이다. 피터 리 씨티그룹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시장에서는 HBM 공급 과잉을 우려하고 있지만 SK하이닉스에 대한 CSP(클라우드 솔루션 제공업체)고객사 AI 투자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난다는 점을 봐야 한다”면서 “SK하이닉스가 오는 2025년까지 HBM3E(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 공급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했다.

SK하이닉스의 협력사인 한미반도체 주가 낙관론도 눈에 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반도체의 경우,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향 HBM 용 TC본더 매출을 중심으로 강한 성장세가 확인됐고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는 신규 고객사들의 구매가 구체화되면서 확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데다 차세대 공정용 장비 개발 등도 진행되고 있어 성장 기대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 달 말 한미반도체 목표가를 기존 7만 8000원에서 20만원으로 대폭 높인 바 있다.

올해 삼성전자 주가 흐름
반면 삼성전자 주가는 제자리걸음 하는 분위기다. 회사 주가는 올해 약 3% 떨어진 상태다.

고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내년 중 본격적으로 HBM 출하량 늘리기에 나설 것이며 주가 방향성은 하반기 실적을 통해 명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 중 HBM3E 고객 테스트 결과를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5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삼성전자의 HBM을 언젠가 납품 받을 것이라고 한 발언이 알려지자 삼성전자 주가는 당일 2.79% 올라섰다.

다만 당장 계약 체결 가능성을 기대하는 것은 시가 상조라는 평가가 따르면서 추가 매수세를 끌어들이는 데 실패했다.

회사의 AI 사업 잠재력은 크지만 매수를 서두르기 보다는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것이 유리하다는 반응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 올해 주가 흐름
한편 지난 3일 황 CEO 는 또 다른 신형 AI 반도체인 루빈을 발표한 바 있다.

지난 3월 공개한 차세대 AI 제품인 블랙웰이 출하되지 않은 시점에서 루빈은 내후년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는 계획이다.

현재는 5세대인 HBM3E가 대량 생산에 들어갔고 루빈에 적용될 것으로 보이는 HBM4E(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생산은 뒤 이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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