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유발 단백질, 3개만 쌓여도 MRI에 딱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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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길병원과 가천대 뇌과학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극초고자장의 11.74T(Tesla) MRI를 이용해 지난 1월 세계 최초로 살아 있는 원숭이(영장류)의 뇌 영상을 촬영·획득하는 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김우경 가천대길병원 병원장은 "우리 연구진들이 11.74T MRI 개발에 성공한 것에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 고해상도 뇌 영상 이미지를 통해 뇌 질환의 진단과 치료를 한차원 발전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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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길병원과 가천대 뇌과학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극초고자장의 11.74T(Tesla) MRI를 이용해 지난 1월 세계 최초로 살아 있는 원숭이(영장류)의 뇌 영상을 촬영·획득하는 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치매나 파킨슨병 등 신경 퇴행성 뇌 질환의 발생기전을 밝히기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에서 대한민국이 한 차원 진전된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천대길병원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11.74T MRI를 이용해 살아있는 마카크 원숭이(Cynomolgus macaque)를 대상으로 0.125㎜ 픽셀(픽셀의 단위가 작을수록 해상도가 높아짐) 해상도의 3차원 영상을 획득했다. 머리카락 굵기(0.1㎜)와 비슷한 수준이다. 실제 영상을 보면 신경세포체가 많이 모인 회백질과 유수신경섬유가 많이 존재하는 백질의 대조도가 기존의 3T, 7T MRI 영상보다 크게 향상됐다. 일반적인 MRI에서는 확인할 수 없었던 세포의 신호를 더욱 민감하게 감지했다는 의미다.
가천대길병원은 이 MRI를 활용해 치매 원인 물질을 직접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치매·파킨슨병의 원인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 타우, 루이소체 등 독성 단백질은 크기가 0.05㎜(50㎛) 이하로 7T MRI 영상으로는 확인이 어려웠다. 독성 물질로 인한 주변의 세포 사멸 등을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데 그쳤다. 연구 책임자인 정준영 뇌과학과 교수는 "뇌 질환의 원인 물질을 직접 확인해 치매나 파킨슨병 등 신경 퇴행성 뇌 질환의 조기 진단과 신약 개발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마련되도록 할 것"이라 말했다.
11.74T MRI는 세계 최초로 '동시 다채널-다핵종' 기능도 포함됐다. MRI 시스템에서 여러 채널 코일을 통해 다양한 핵종들을 순차적으로 촬영하지 않고 동시에 여러 개의 핵종 영상을 획득하는 기능이다. 수소(1H) 원자와 불소(19F), 나트륨(23Na), 인(31P), 칼륨(39K) 등 여러 원자의 공명까지 포함된 다핵종 영상들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각 핵종의 농도를 측정했을 때 간과하기 쉬운 동적 상호작용이나 조절 메커니즘에 대한 정보를 받을 수 있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생체 조직 내에서 실시간으로 일어나는 유기체들의 항상성이나 신호의 이동 경로 등에 대한 전체적이고 통합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것. 연구진은 "인체 생리, 병리, 대사 활동에 대한 기초 연구 활성화와 약물 개발, 치료 반응 평가, 새로운 치료 기술 개발 등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가천대길병원은 2014년 뇌 질환 진단 기술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육성 R&D 사업기관에 선정됐다. 보건복지부와 보건산업진흥원의 지원과 자체 연구비 등을 이용해 지난 8년간 11.74T MRI 개발에 매진해 왔다. 향후 가천대 길병원과 가천대 뇌과학연구원은 11.74T MRI의 성과를 기반으로 미국, 프랑스, 영국 등 국제 공동연구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국제 과제를 함께 수행할 계획이다.
김우경 가천대길병원 병원장은 "우리 연구진들이 11.74T MRI 개발에 성공한 것에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 고해상도 뇌 영상 이미지를 통해 뇌 질환의 진단과 치료를 한차원 발전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길여 가천대 총장은 "인류 미지의 영역인 뇌의 비밀을 밝히는 꿈에 다가선 이번 성과가 감격스럽다"며 "앞으로도 연구를 지속해 세계 뇌과학 분야를 선도하는 명실상부한 허브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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