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2딸라' 안 타요"… '2000원대 배달료' 등 돌린 라이더

김서현 기자 2024. 6. 7.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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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배민)이 다음달 7일부터 교통량과 기상변화에 따른 탄력적 배달을 도입한다.

배민은 지난 6일 약관 변경 공지를 통해 "폭염·폭설·폭우 등 기상 악화와 교통대란 등의 상황에서 가게의 주문을 고객에게 안정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탄력적 배달 방식'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나온 '배민 라이더 수 부족'이 탄력적 배달 도입의 배경이라는 주장도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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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 다음달 7일부터 탄력적 배달 도입
배달 기사들, 배달비 '단가 하락' 비판
배민 "수요 급증한 코로나 때와 비교 곤란"
배달의민족이 기상변화에 따른 탄력적 배달을 도입하자 배달 기사들이 이는 배달 단가를 하락시킨다며 비판했다. 2020년 4월6일 서울 마포구 배민라이더스 중부지사에 배달 오토바이가 줄지어 서있다. /사진=머니투데이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배민)이 다음달 7일부터 교통량과 기상변화에 따른 탄력적 배달을 도입한다. 배달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배달 기사들은 배민이 배달 방식을 바꿔 배달비 단가 하락을 유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배민은 지난 6일 약관 변경 공지를 통해 "폭염·폭설·폭우 등 기상 악화와 교통대란 등의 상황에서 가게의 주문을 고객에게 안정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탄력적 배달 방식'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교통·기상악화 시 한집배달(1건만 빠르게 배달) 주문 건이라도 알뜰배달(주문 여러 건 모아 배달)로 음식을 배달하겠다는 것이다. 탄력적 배달로 전환되면 앱을 통해 고객에게 안내하고 배달 방식 변경으로 인해 발생한 차액은 환불 처리된다.


배달 기사들 "2000원대 배달 수락 안 한다"


배달 기사들이 배달의민족의 정책 변화로 배달 단가가 떨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달 24일 서울 송파구 몽촌토성역 앞에서 열린 '배달대행 약관 불이익 변경, 배달의민족 규탄' 라이더단체 공동 행동에서 배달기사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일부 배달 기사들은 배달 기사들에게 주는 비용을 줄이려는 게 탄력적 배달 도입의 목적이 아니냐고 입을 모은다. 한집배달은 한 건만 배달하기 때문에 알뜰배달보다 배달 기사들이 받을 수 있는 건당 배달료가 더 높다.

홍창의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동조합(배달플랫폼 노조)은 '단가하락'이 문제라고 짚었다.

홍 위원장은 "배달 품질 유지를 위한 탄력적 배달은 쿠팡이츠도 하고 있기에 배민 측 입장도 일정부분 틀리지 않았다"면서도 "한집배달 주문을 한 고객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배달 단가를 올려 라이더(배달 기사)를 더 나오게 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묶음배달로 전환해 처리하는 것은 저희(배달 기사들)한테는 단가 하락"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배민에서 도입한 '구간 배달'로 인한 배달 기사들의 불만도 쌓인 상황이다. 구간 배달이 도입되면서 건당 2000원대의 배달료를 받는 경우가 생겼다. 이에 반발한 일부 배달 기사들은 자체적으로 '2딸라 안 타기 운동'을 진행해 건당 비용이 낮은 배달은 받지 않고 있다.

홍 위원장은 "구간 배달 도입으로 기본 배달료도 낮아지고 중복 거리 요금도 낮아져 전반적인 단가가 하락했다"고 비판했다. 배달플랫폼 노조는 지난달 24일 '라이더 배달료 삭감 규탄 집회'를 진행하기도 했다.


배민 "배달 시장 수요·공급 정상화… 코로나 때가 특별한 상황"


배달의민족이 탄력적 배달·구간배달 등 정책 변화를 시도하면서 배달 기사들과의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지난 4월3일 서울 한 주택가에 음식배달 종사자들이 배달을 위해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배민 측은 탄력적 배달의 목적은 '비용통제'가 아닌 '배달 품질 유지'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 나온 '배민 라이더 수 부족'이 탄력적 배달 도입의 배경이라는 주장도 반박했다. 최근 배민의 구간 배달 등 정책으로 배달 기사들이 이탈하거나 배달을 수락하지 않아 탄력적 배달을 도입한다는 분석이 나왔으나 이는 전혀 관계가 없다는 입장이다.

배민 관계자는 오히려 현재는 배달 기사와 고객의 수요가 정상화됐다고 봤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 때 배달 수요가 급증하면서 라이더 수가 안 맞았다. 배달 앱에서 적자를 봐 가며 라이더들에게 돈을 더 줬던 것"이라며 "지금은 시장 정상화가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때(코로나 팬데믹 초창기)를 생각하고 지금과 비교해 건당 비용만 보면 곤란하다"고 부연했다.

탄력적 배달 시행의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비판 역시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배민은 폭우·폭설 등 상황에서 실시간 주문 수와 배달 기사 수를 비교하는 등 자체적인 지표를 구축해 탄력적 배달을 시행할 방침이다.

김서현 기자 rina236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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