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인데, 국가대표 은퇴 단어 들으니 가슴에 묵직함이…” 17년 태극마크와 작별 고한 배구여제, 내일 은퇴식서 눈물 흘릴까 [MK잠실]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2024. 6. 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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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단어 들으니 묵직함이 몰려오네요.”

7일 서울잠실실내체육관 보조경기장에서 ‘KYK Invitational 2024’ 김연경 국가대표 은퇴 경기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은퇴 선수 한송이(2012 런던), 현대건설 황연주(2012 런던, 2016 리우), 흥국생명 김수지(2016 리우, 2020 도쿄), 현대건설 양효진(2012 런던, 2016 리우, 2020 런던)을 비롯해 한국도로공사 배유나 그리고 호스트 흥국생명 김연경이 함께 했다.

17년 동안 한국 배구를 위해 헌신한 김연경이 만든 자리다. 김연경은 2004년 아시아청소년여자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무려 17년간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었다. 김연경은 세 번의 올림픽(2012 런던, 2016 리우, 2020 도쿄), 네 번의 아시안게임(2006 도하, 2010 광저우,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세 번의 세계선수권 등 수많은 국제 대회에 참가해 대한민국의 힘을 보여줬다.

김연경.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왼쪽부터 김연경-배유나-양효진-김수지-황연주-한송이.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한국에 20년 만에 금메달을 안겼고,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득점왕 및 최우수선수에 올랐다. 4위 팀에서 최우수 선수가 나온 건 처음이었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뛴 마지막 대회인 도쿄올림픽에서도 득점 2위(136점), 공격 성공률 2위(44.85%), 디그 2위 등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투혼을 발휘하며 한국을 4강에 이끌었다.

그리고 2020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국가대표 유니폼을 벗었다. 한동안 은퇴식을 열지 못하다가 이번에 직접 준비하고, 기획했다. 그리고 함께 뛰었던 김수지, 양효진, 황연주, 김해란, 한송이, 김사니, 이숙자, 이효희, 임효숙(임정은), 한유미 등과 팬들 앞에서 은퇴식을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대한배구협회, 소속팀 흥국생명에서도 많은 도움을 줬다.

김연경은 “힘든 부분도 있었고, 준비해야 될 부분도 많았다. 그러나 구단에서 많은 협조를 해줬고 다른 팀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도와줬다. 8일과 9일이 많이 기대된다. 즐기면서 재밌는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배구 종목에서 국가대표 은퇴 경기가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연경이 이번 행사를 계획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연경.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그는 “사실 이 이벤트를 준비할 때 세계 올스타전에 포커스를 맞춰 준비했다. 어쩌다 보니 판이 커졌다(웃음). 다른 스포츠를 보면 세계적인 다른 나라 선수들과 이벤트를 많이 하더라. 배구는 그런 게 많이 없다고 느꼈다. 국가대표 은퇴 상징도 있고, 함께 했던 언니들과 이런 자리를 하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 배구에서 큰 행사가 됐으면 해서 자리를 만들어봤다”라고 미소 지었다.

8일에는 김연경 국가대표 은퇴경기가 열린 후에 국가대표 은퇴식도 진행된다. 김연경은 이때 눈물을 흘릴까.

김연경은 “2020 도쿄올림픽을 뛰고 나서 인터뷰 때 국가대표 은퇴 이야기를 하며 많은 눈물을 흘렸다. 또 공식 행사 때 국가대표 은퇴 단어를 들으니 단어의 묵직함이 몰려온다. MBTI가 ‘T’인데 ‘F’로 변해가는 것 같다. 내일도 혹시나 눈물을 흘리지 않을까”라고 미소 지었다.

김연경이 떠난 이후 최근 여자배구 국가대표팀 성적이 좋지 않다.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30연패를 비롯해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17년 만에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김연경.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김연경은 “17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그동안 세 번의 세대교체가 있었음에도 난 늘 자리를 지켰다. 최근에 여자배구 성적이 좋지 못해 아쉽기도, 안타깝다. 그래서 이번 이벤트를 통해 많은 분들이 여자배구에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지금 선수들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희망했다.

한편, 8일에는 ‘TEAM 대한민국’과 ’TEAM 코리아‘로 나눠 경기를 한다. ’TEAM 대한민국‘은 2012 런던올림픽 당시 여자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김형실 전 감독을 필두로 김연경, 김수지, 임명옥, 한송이, 황연주 등 12명의 선수가 참여한다.

‘TEAM 코리아’는 2016 리우올림픽 당시 여자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이정철 전 감독을 필두로 양효진, 배유나, 김희진, 김해란, 이고은 등 12명의 선수가 참여한다.김연경과 함께 올림픽 출전의 영광을 함께 했던 선수들이 이름을 올렸다.

9일에는 김연경 초청 세계 여자배구 올스타전이 열린다. 흥국생명을 이끌고 있는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과 대한민국 여자배구 대표팀을 이끌었던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을 필두로 나탈리아 페레이라, 쉐일라 카스트로(이상 브라질), 마렛 그로스(네델란드), 자밀라 니체티(아르헨티나), 엘린 루소(벨기에), 플레움짓 틴카오우(태국), 미유 나가오카, 코토에 이노우에(일본), 안나 라자레바, 나탈리아 곤차로바(이상 러시아) 등 11명의 세계적인 여자배구 스타가 참가한다.

사진=대한배구협회 제공
또한 김연경, 김수지, 이고은, 박혜진(이상 흥국생명), 김희진(IBK기업은행), 박혜민, 박은진, 염혜선, 노란(이상 정관장), 임명옥, 배유나, 이윤정(이상 한국도로공사) 등 12명의 대한민국 여자배구를 이끌고 있는 스타가 참여한다.

잠실(서울)=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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