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2만명 응시’ 중국 수능 가오카오 시작···AI가 시험 감독

박은하 기자 2024. 6. 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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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실업 영향, 응시생 역대 최다
약 900만명은 대학 문턱도 못 가
AI·우주탐사 관련 논술 문제 출제
7일 후베이성의 한 가오카오 고사장에서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응원하고 있다./AFP통신

중국 대학수학능력 시험인 가오카오(高考)가 7일 시작됐다. 올해 가오카오에는 역대 최다인 1342만명이 응시해 기록적인 대학 입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매체들은 이른 아침부터 응원하는 학부모와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룬 전국 전역의 고사장 모습을 내보냈다. 학부모들은 중국에서 행운을 상징하는 붉은색 옷을 입고 자녀들에게 “짜요”(힘내라) 하고 외쳤다. 재학생들이 고사장 앞에서 용춤과 사자춤을 추며 응원하는 곳도 있었다. 고사장을 잘못 찾은 학생들은 경찰이 오토바이로 데려다줬다.

중국 전통풍 복장인 치파오(旗袍)를 입은 학부모도 등장했다. 아버지가 치파오를 입은 경우도 있었다. 치파오의 ‘치’는 ‘깃발을 펼치자마자 승리를 얻는다’(旗開得勝)의 맨 앞글자와 같은 한자를 사용한다. 이 때문에 최근 남녀를 막론하고 치파오 응원이 유행하고 있다. 치파오를 입은 남교사의 응원 영상이 최근 온라인에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올해 중국의 대학 입시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가오카오 응시 인원은 1342만명으로 전년보다 51만명 증가했다. 가오카오 응시자 수는 2021년 이후 4년 연속 증가했으며 1300만명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N수생’은 413만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펑파이신문은 올해 응시생은 대부분 2006년생인데, 2006년 출생한 신생아 수는 2005년보다 감소했지만 응시생은 늘어났다고 전했다. 취업 경쟁이 치열해진 영향이다. 지난 4월 중국의 16~24살 청년실업률은 14.7%였다. 중국의 청년실업률은 지난해 6월 21%를 넘어섰으며 이후 통계 당국이 재학생을 모수에서 빼는 등 산정 방식을 바꾼 뒤 5~6%포인트 낮게 나오고 있다.

전반적으로 중국의 생활 수준이 올라가면서 질 좋은 일자리를 얻으려는 경향도 강해 높은 실업률과 입시 경쟁에 한몫하고 있다.

중국 전역의 대학 정원은 약 450만명으로 예년과 큰 변동이 없다. 올해 시험을 치르는 수험생 가운데 900만명이 대학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것이다. ‘985’, ‘211’ 대학으로 불리는 명문대 정원은 약 80만명에 불과하다.

후난성의 한 학교 학생들이 7일 가오카오 고사장 앞에서 사자춤을 추며 선배들을 응원하고 있다. 신경보 화면 갈무리.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당국은 부정행위 적발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올해 시험은 단오절 연휴와 겹쳐 대리시험 시도가 우려된다고 중국 매체들이 전했다.

올해는 고사장마다 인공지능(AI) 부정행위 감시 시스템이 도입됐다고 중국중앙TV(CCTV)는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AI는 머리를 들거나 시험지를 촬영하는 행동 등 다양한 부정행위 샘플을 사전 학습해 적발에 활용한다. AI 부정행위 감시는 지난해 처음 등장했으며 올해 전국 여러 지역으로 확산했다.

올해 가오카오는 전국 공통으로 7~8일, 베이징은 10일까지 실시된다. 중국은 지역마다 대학입시 제도가 달라 가오카오 일정과 과목, 채점 등을 각 성(省)별로 다르게 진행한다. 일반적으로 어문(국어), 수학, 외국어 각 150점, 선택과목 3과목 각 100점으로 750점 만점이다. 헤이룽장성에서는 한국어, 네이멍구자치구에서는 몽골어, 시짱자치구에서는 티베트어 시험도 별도 치러진다.

이날 가오카오 논술 시험에는 ‘인터넷의 대중화와 인공지능 영향으로 많은 질문에 빠르게 답할 수 있게 됐다. 그렇게 되면 문제가 줄어드는가’, ‘인류의 우주 탐사가 당신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 등의 문제가 출제됐다.

베이징 논술 시험에서는 고전에 담긴 중화민족의 위대한 정신은 위대하고 새롭다는 짧은 지문을 주면서 ‘영원’을 주제로 한 작문을 쓰라는 문제가 나왔다. ‘소셜미디어 좋아요에 집착하는 현상’에 대해 의견을 기술하거나 ‘달의 독백’을 제목으로 짧은 시나 서정적인 글을 쓰라는 문제도 출제됐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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