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돔에 갇혔다”…40도 무더위에 3100만명 ‘땀 뻘뻘’

캘리포니아·텍사스 등지 폭염경고
섭씨 44~45도 안팎 폭염에 3천만명 노출
대기 상층부 고기업 ‘열돔’이 원인…밤에도 지속
애리조나, 작년 이어 역대 최고로 더운 6월 예상

지난 6일(현지시간) 섭씨 40도를 웃도는 폭염이 미국 남서부를 덮친 가운데 라스베이거스에서 한 행인이 물을 들이키고 있다. [AP = 연합뉴스]

미국 남서부 대기 상층부를 뒤덮은 ‘열돔’으로 약 3100만명에 달하는 인구가 섭씨 40도가 넘는 무더위에 시달리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오는 8일까지 캘리포니아, 네바다, 애리조나, 텍사스 등지에 이르는 남서부 일대에 폭염경고·주의보를 발령했다. 지난 달부터 미 남서부에서 기록적인 폭염이 지속된 배경에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지구상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으로 악명이 높은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는 기온이 무려 섭씨 49.4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됐고,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43.9도)와 팜스프링스(43.9도) 등지에서도 일제히 섭씨 40도 중반대의 폭염이 강타할 전망이다.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미 남서부 공식 여름철을 2주 앞두고 역대 가장 뜨거운 6월 초를 맞게 됐다. 이날 국립기상청 라스베이거스 지부는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오늘은 매우 더울 것”이라며 “물을 많이 마시고 시원한 옷을 입고 가능하면 실내에 머물러라”고 권고했다.

미국 남서부 일대를 덮친 폭염으로 인해 지난 6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기온이 섭씨 43.3도 이상으로 치솟은 가운데 한 주민이 공공 수도관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로이터 = 연합뉴스]

일부 지역에서는 역대 최고 기온 기록을 새로 쓸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몇 주 동안 40도를 넘는 무더위가 지속되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는 주정부가 주립도서관에 피서센터를 열고, 인기 있었던 하이킹 코스를 폐쇄했다.

국립기상청 피닉스 지부는 “뜨거운 기온이 계속되고 있어 앞으로 며칠 안으로 최고 기온 기록이 깨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작년에도 피닉스는 55일 연속으로 43도를 웃도는 폭염이 지속되며 645명의 주민이 고온 관련 질병으로 숨졌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남서부 폭염을 야기한 주범은 열돔이다. 열돔은 남서부 일대 지상 5~7km 높이 대기 상층부에 발달한 고기압이 ‘돔’ 형태의 두꺼운 공기층을 만들어 지는 현상을 뜻하며 뜨거운 공기를 지면에 가둬 고온을 발생시킨다.

로이터통신은 국립기상청 예보관을 인용해 “최근 미 남서부가 겪는 기록적인 폭염처럼 지구온난화로 인해 이 같은 극단적인 이상기후가 점차 빈번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