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점 받은 김도훈호, '톱시드' 향해 달린다… 수비 보완 필수

김진주 2024. 6. 7.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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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중국과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서 격돌
중국전 이겨야 최종예선 톱시드 들어
싱가포르전 때 아쉬웠던 수비 보완 필수
6일(한국시간) 싱가포르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5차전 싱가포르와 경기 도중 교체 아웃되는 손흥민(토트넘)을 김도훈 감독이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싱가포르=연합뉴스

싱가포르와의 원정경기에서 대승을 거두고 귀국한 김도훈호가 이제 최종예선 톱시드를 향해 달린다.

김도훈 감독이 이끄는 남자 축구 대표팀은 7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대표팀은 전날 싱가포르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5차전에서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멀티골과 'K리그 골잡이' 주민규(울산HD), 배준호(스토크시티)의 A매치 데뷔골에 이어 황희찬(울버 햄프턴)의 쐐기골까지 말 그대로 '골 잔치'를 벌였다.

김 감독은 이날 인천공항에서 "짧은 시간이었지만 선수들이 준비한 대로 잘 움직여줬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승리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이어 "(싱가포르로) 출발하기 전에 얘기했던 포지셔닝, 밸런스, 라인 프레이킹 등 3가지 키워드 중 포지셔닝이 특히 잘 이뤄졌다"며 "위치선정에서 유리한 지점을 선점했고, 덕분에 주도하는 경기를 하다 보니 마지막까지 좋은 경기를 보여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도훈 감독이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화끈한 공격력 대비 아쉬웠던 수비

당초 축구계에선 임시로 출항하는 김도훈호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다. 황선홍 대전 감독(전 올림픽 대표팀 감독)에 이어 또 한 번 임시감독이 선임되면서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고, 대표팀 내 선수가 절반 가까이 바뀐 가운데 이 중에서도 반 이상이 새롭게 태극마크를 달면서 무모한 실험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김 감독은 이 같은 우려를 기대로 반전시켰다. "득점할 줄 알았다"던 주민규는 이날 공격포인트만 4개(1골 3도움)를 기록하며 날아올랐고, 싱가포르로 출국 전부터 "우리가 하고자 하는 공격적인 축구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 한다(이상 김 감독)"던 배준호 또한 후반 교체 투입 9분 만에 A매치 데뷔골을 터트리며 기대에 부응했다.

뿐만 아니라 김 감독은 싱가포르전에서 주민규를 원톱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시키며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는데, 2선에 자리한 손흥민, 이재성, 이강인과 주민규의 호흡이 맞아 떨어지면서 싱가포르의 수비진영을 뚫고 골문을 여는 데 성공했다.

다만 수비 측면에서는 아쉬운 순간들이 적지 않았다. 애초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와 김영권(울산HD)이 빠지면서 수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던 탓에 김 감독 또한 김진수(전북현대), 권경원(수원FC), 조유민(샤르자), 황재원(대구FC)으로 포백 수비라인을 구성했다. 하지만 싱가포르의 역습 때마다 급격히 수비라인이 무너지는가 하면, 우리 측 실수로 상대팀에 슈팅 기회를 내주는 등 위험한 장면을 연출해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중국전에 앞서 반드시 보완해야 하는 부분이다.

손흥민(토트넘)이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하며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승리 절실한 중국, 톱시드 필요한 한국

한국은 11일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C조 마지막 대결인 중국과의 홈경기를 치른다. 중국은 현재 승점 8점으로 2위를 기록 중이다. 한국과 비기기만 해도 2위 태국(승점 5)을 제치고 최종예선에 진출할 수 있지만, 만에 하나 한국에 패하고, 태국이 싱가포르를 3점차 이상으로 꺾을 경우 중국은 최종예선에 진출하지 못한다. 즉, 중국은 일단 한국에 이겨야 안정적으로 최종예선에 진출할 수 있어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다.

한국 또한 중국전에서의 승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한국은 중국전에서 이겨야 최종예선 톱시드에 들 수 있다. 이번 월드컵 최종예선에선 18개 팀이 3개 조로 나뉘어 경쟁하는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가장 높은 3개 팀에 톱 시드가 배정된다. 이미 두 자리는 FIFA 랭킹이 높은 일본(18위)과 이란(20위)이 차지했다. 한국은 23위로, 호주(24위)와 톱시드 마지막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김 감독은 "싱가포르 경기 때보다 포지셔닝에 좀 더 신경을 쓸 것"이라며 "톱시드에 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홈에서 치르는 마지막 (아시아 2차) 예선인 만큼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가 강하고 약하고를 떠나서 우리의 경기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한국 축구의 위기라고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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