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작성 기침 백일해 환자 폭발적 증가...작년의 105배

이달 1일까지 환자 1365명, 소아청소년이 87%
직전 유행 2018년 연간 환자(980명) 이미 돌파
질병청 "적기 예방접종이 가장 중요"

게티이미지뱅크

발작성 기침을 하는 급성 호흡기 감염병 백일해(百日咳) 환자가 지난해보다 100배 이상 폭증했다. 환자가 계속 늘어나면 감염으로 인한 중증 합병증이나 인명 피해가 생길 수 있어 방역당국은 예방접종을 촉구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은 올해 들어 지난 1일까지 의사환자(의심 환자)를 포함한 백일해 감염자가 1,365명으로 보고됐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13명)보다 무려 105배 많고, 가장 최근 백일해가 유행한 2018년의 연간 환자 수(980명)도 이미 넘어섰다.

연령대별 환자는 13~19세 49.6%(677명), 7~12세 37.5%(512명)로 소아와 청소년이 전체의 87.1%(1,189명)다. 지역별로는 경남(543명) 경기(239명) 부산(109명) 경북(90명) 순으로 많이 발생했다.

백일해는 보르데텔라균에 의해 발병하는 2급 법정감염병이다. 100일 동안 기침(咳)을 할 정도로 증상이 오래간다는 뜻이 병명에 담겼다. 기침 시 나오는 비말이 병균을 옮기고, 면역력이 없는 집단에서는 환자 1명에 12~17명이 감염될 정도로 전파력이 강하다.

코로나19 기간에 잠잠했던 백일해의 유행은 올해 세계적인 현상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지난달까지 전년 대비 2.8배 많은 4,864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필리핀에서는 4월 말 기준2,521명이 걸려 96명이 사망했다. 중국 역시 4월에만 환자가 전월보다 3.4배 급증한 9만1,272명으로 집계됐다.

국내에서는 최근 10년간 백일해 사망자가 없었지만 환자 수 지속 증가 시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예방접종이 중요하다. 백일해 백신(Tdap)은 생후 2·4·6개월에 기본 접종 3회를 마치고, 생후 15∼18개월, 4∼6세, 11∼12세에 3회를 추가로 맞아야 한다. 지난해 상반기 초등학교 입학생의 5차 접종률은 96.8%, 중학교 입학생의 6차 접종률은 82.5%였다. 아이를 돌보는 조부모도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다수 국가에서 예방접종률이 감소했고, 해외 교류의 증가 및 검사법의 발전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해 백일해 유행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