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엔 삼천피?"…베팅하는 증권사들
"AI 수혜, 반도체·인프라株로 확대"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상반기 밸류업과 인공지능(AI) 수혜 기대감으로 레벨을 높인 국내 증시가 하반기 여러 불확실성 속에서도 완만한 상승세를 그릴 거란 전망이 나온다. 증권사별로 3000포인트(p) 재돌파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리지만, 밸류업 등을 기반으로 하방은 단단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제시한 하반기 코스피 밴드는 2440~3150p다.
상단을 3000p 이상으로 제시한 증권사로는 메리츠증권(2600~3150p), 한국투자증권(2500~3000p), NH투자증권(3100p) 등이 있다.
가장 높은 상단을 제시한 메리츠증권은 상반기 증시를 주도한 AI 랠리가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반도체, 에너지 기업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점, 그리고 한국 수출이 미국 공급망 확대로 사상 최고치에 도전하고 있는 점 등을 이유로 꼽았다.
미래에셋증권(2570~2990p), KB증권(2970p), 하이투자증권(2550~2850p), 신영증권(2950p), 교보증권(2520~2950p), 유진투자증권(2440~2920p), 흥국증권(2530~2980p) 등은 하반기 3000p을 재돌파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했다.
코스피 3000 회복에 대한 확신을 가른 가장 큰 변수에는 미국 대선과 금리가 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으로 코스피 움직임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며 "다만 대선 리스크가 해소되고 삼성전자 등 이익 개선이 나타나면 3000 도전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설명했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9~10월 실적 하향 본격화 및 미국 대선 관련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며 "11월 이후로는 내년 실적 회복 기대가 반영되면서 주가 회복이 예상된다"고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코스피 밴드를 2500~3000p로 제시하며 "상단은 자기자본이익률(ROE) 상향 조정과 1회 금리 인하를 선제적으로 고려한 수치고, 하단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에서 이익 회복세가 크게 둔화되는 경우를 가정했다"면서 "하반기에도 고금리와 고물가 환경이 해소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NH투자증권 역시 "연말로 갈수록 내년 국가 부채, 트럼프, 한국 수출, 지방 부동산 등 불확실성으로 인해 차익 실현 욕구가 높아질 것. 또 미국 경제는 5% 안팎의 기준금리를 수년간 감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상황에 증권사들은 수익성과 성장성이 모두 뛰어난 '퀄리티 성장주'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표적으로는 AI 수혜가 이어질 반도체, 인프라 관련주들이 있다.
메리츠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AI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반도체, 에너지 기업 등으로 주도주가 확산되고 있다"며 "지난 20년 간 정체돼 있던 미국 자본투자(capex)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어 2010년 이후 무형자산 투자 일변도였던 흐름과는 정반대의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또 NH투자증권은 "글로벌 AI 테크와 인프라 퍼스널 기기로 이슈가 확대될 전망"이라며 "한국도 이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고 반도체 등에 기회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AI 대중화와 개인화가 진행됨에 따라 온디바이스 AI 산업과 사물인터넷(IoT)에 AI가 추가된 'AIoT' 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R&D투자와 관련해 우주항공과 AI 투자에 주목한다"며 "AI투자의 경우 인프라 관련 업종들에 국한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고, 한국에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전력, 냉각에 관련한 업종"이라고 꼽았다.
수출 등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과 밸류업 수혜주에도 관심이 쏠린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화장품 강제가 이어질 전망이며 조선도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면서 "밸류업 관련 업종 중 자동차, 은행은 주주가치 제고 노력 등으로 밸류에이션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NH투자증권은 "하반기에는 주주환원뿐 아니라 신성장 산업, 구조조정 등을 제시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이라며 은행, 보험주, 통신주 등을 밸류업 모범생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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