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에서 소크라테스 쓸 수 있나요? 답은 이미 나와 있다, 심재학 미국에 있다

김태우 기자 2024. 6. 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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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시즌 공수주 모두에서 예전보다 떨어진 기량으로 우려를 모으고 있는 KIA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 ⓒ곽혜미 기자
▲ 공격적인 측면이야 훗날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해도, 소크라테스의 수비력은 인내의 선을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소크라테스 브리토(32·KIA)는 2022년 팀 입단 이후 거의 하루를 빠지지 않고 논란이 되는 선수다. 잘할 때는 분명 매력이 있다. 공·수·주를 두루 갖췄다. KIA가 두 번이나 재계약 제안서를 내민 이유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시기도 꽤 길다. 기복이 심하다. 수비도 문제다. 공·수·주가 다 모호해지는 시기가 있다.

지난해 142경기에서 타율 0.285, 20홈런, 96타점을 기록한 소크라테스에 KIA는 고심 끝에 재계약 제안을 했다. 외국인 투수를 두 명 다 바꿔야 할 판에, 타자까지 셋 다 바꾸는 건 리스크가 있다 싶었다. 대신 인센티브 비중을 높여 안전장치는 걸었다. 하지만 올해 성적이 좀처럼 오르지 않는다. 6일까지 61경기에서 타율 0.267, 11홈런, 3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52에 머물고 있다.

공격은 지금까지의 ‘루틴’에 제법 기대를 걸었던 것도 사실이다. 소크라테스는 시즌 시작인 3~4월에 부진하다 날이 따뜻해지는 5월부터 치고 나갔던 데이터가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그것도 아니다. 3월 OPS는 0.721, 4월 OPS는 0.777, 5월 OPS는 0.786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6월 들어 5경기에서는 타율 0.154, OPS 0.368의 심각한 타격 부진이다. 소크라테스에 더 많은 장타를 기대했던 이범호 KIA 감독이 난감할 정도다.

올해는 지난 2년보다 타고 양상이 더 뚜렷하고, 특히 공인구가 더 잘 날아간다는 평가 속에 홈런이 상당 부분 늘었다. 여기에 소크라테스는 공격이 중요한 외야 포지션이고, 3년 차 선수라는 점에서 이 공격력에 만족할 사람은 없다. 이범호 감독은 소크라테스를 웬만하면 라인업에서 빼지 않고 기회를 주고 있으니 계속되는 기복 속에 답답함이 늘어가고 있다. 여기에 중요한 순간마다 침묵을 하니 체감적인 성적 저하는 더 크다.

그런데 공격은 진짜 문제가 아닐지 모른다. 공격이야 어차피 사이클이 있다. 기본 기량을 가진 선수인 만큼 계속 쓰면 자신의 평균을 찾아간다. 게다가 KIA는 소크라테스 대신 쳐줄 선수가 기본적으로 많다. 소크라테스가 부진해도 팀 타율(.288) 1위, 팀 OPS(.797) 1위다. 정작 중요한 건 수비다. 공격은 업앤다운이 있어도 수비는 그러면 안 된다. 수비는 굳건하게 잡고 가야 한다. 하지만 올해 들어 수비가 워낙 흔들리고 있다.

원래부터 좋은 수비수는 아니었다. 좌타자라는 점과 플레이스타일 때문에 로저 버나디나와 많이 비교된 소크라테스지만 처음부터 수비만큼은 “버나디다보다 훨씬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격 때문에 외야수로 써야 할 상황이었다. 수비 범위가 아주 넓은 것도 아니고, 타구 판단도 흔들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설상가상으로 올해는 지난해보다 수비력이 더 떨어졌다. 통계전문사이트 ‘스탯티즈’의 집계에 따르면 소크라테스의 수비 관련 득점 기여도는 리그 전체 외야수 중 뒤에서 두 번째다. 수비에 나가면 나갈수록 손해인데 공격에서 만회도 못하니 비판이 커지는 건 당연하다.

6일 광주 롯데전에서도 치명적인 수비 실수를 저지르며 팀을 위기에 빠뜨렸다. 0-1로 뒤진 3회 무사 3루에서 박승욱의 타구가 중견수 방향으로 떴다. 생각보다 멀리 날아간 타구이기는 했지만 발사각이 높아 체공 시간이 꽤 길었고, 소크라테스가 이미 낙구 지점 근처로 가 있던 상황이었다. 잡기만 하면 됐다.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끝내 공을 잡지 못했다. 타구의 힘을 판단하지 못했고 공은 머리 뒤로 넘어갔다. 1점만 내주면 되는 상황이 1점도 내주고 타자 주자가 2루까지 가는 최악의 상황이 됐다. 참다 못한 이범호 KIA 감독도 4회 수비를 앞두고 소크라테스를 빼는 문책성 교체를 했다.

▲ 소크라테스에 대한 인내심이 떨어지는 가운데 KIA가 퇴출이든 유지든 어떤 식으로든 결정을 해야 한다는 관측이 높아지고 있다. ⓒKIA 타이거즈

이런 상황이 한 두 번이 아니라는 게 문제다. 올해 소크라테스는 유독 낙구 지점 파악에 애를 먹고 있고, 여기에 대시해야 할 때와 뒤로 물러서야 할 때 등 기본적인 외야수의 루틴 플레이와 결단력 측면에서 애를 먹고 있다. 소크라테스의 헐렁한 수비에 팀이 위기에 빠진 게 여러 번이다. 중견수를 봐도 그렇고, 코너 외야수를 봐도 그렇다. 선수도 수비에 자신감을 잃은 느낌이 보인다. 공격보다 이런 부분이 더 문제가 될 수도 있다.

KIA가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공격이야 후반기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수비는 이미 리그 평균 아래가 된 지 오래다. 그리고 KIA는 정규시즌 후반기는 물론 현재 상태에서는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매우 높은 팀이다. 1점, 1점이 살얼음판이 되는 이 중요한 무대, 이를 테면 한국시리즈에서 소크라테스를 믿고 수비에 내보낼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KIA와 이범호 감독이 확실하게 답을 할 수 있을지는 이제 불투명해졌다. 수비 폭탄을 안고 싸운다는 건 아무리 공격력이 뛰어나도 쉽지 않은 일이다.

현재 KIA는 팔꿈치 수술대에 오른 외국인 투수 윌 크로우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단 대체 외국인 선수로 캠 알드레드를 영입했는데, 알드레드를 계속 쓰든 다른 선수를 영입하든 교체 카드 한 장 소모는 불가피하다. 알드레드도 포스트시즌에 쓰기 위해서는 8월 15일 이전에 대체 딱지를 떼고 정식 등록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를 바꾸면 두 장 모두를 다 쓴다. 부담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명확한 판단을 해야 할 시기다. 계속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안 된다. 안 바꾸기로 못을 박는다면 차라리 소크라테스가 가지고 있는 퇴출 불안감이라도 지워줄 수 있다. 심재학 단장은 외국인을 보기 위해 이미 미국으로 건너간 지 꽤 됐고, 아직 체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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